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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귀중함

내 아들로 인해 깨닫는 것들

by 자조

이제 막 돌 지난 내 아들을 볼 때마다 새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에 대한 감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신기하고 감사하다. 이 아이가 하는 행동, 표정, 소리 모든 것이 기적과도 같이 귀하고 훌륭하다. 이 세상에 내가 이토록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음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그런 존재의 내 아들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나의 부모도 나를 이토록 아끼고 사랑했겠지” 라며. 그러나 동시에 반성하게 된다. 나는 꽤나 가끔 나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냉소적이고 가벼이 생각하며, 충분치 못함에 대해 고통스러우리만치 자괴한다. 내 아들이 이렇게 귀하고 소중해 보이는 만큼 나 스스로 또한 귀하고 소중한 존재일 텐데, 그걸 꽤나 오래 잊고 산 모양이다. 쉬운 실수에도 나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고 자기 발전이라는 핑계로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그렇게 잊어갔던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한 사실을 내 아들로 인해서 깨닫고 있다.



세상에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들이 참 많다. 그들도 서로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는다면 서로에게 결코 그럴 수 없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새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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