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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 Jan 25. 2021

딸은 배변훈련 엄마는 폐경훈련

CONTAX G2 + TLA200 Flash




첫아이가 생기기전 오랜기간동안 임신이 되지 않아서 병원을 다녔었다. 처음 의사선생님이 해준 진단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늙은 난소 ~ 조기 폐경 ~ 시험관수술 로 이어지는 긴 문장이었다. 울음을 터트리자 정신차리라는 짧은 문장도 이어졌다. 나에게 폐경이 일찍 찾아올거라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근 나의 몸에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나는 아직 30대.. 누구나 완벽한 삶을 살지 않는다는걸 알지만. 오늘은 축 처진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수 밖에 없었다. 

몇일전에 머리가 많이 어지럽고 아팠다. 타이레놀을 두알 먹고도 개운해지지 않아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강한 두통이 이틀동안 지속되자 '왜 아프지?' 나의 행적, 먹은것들을 다 따져보았지만 원인이 될만한게 없었다. 그리고 오늘 생리가 시작되었고 2주전에 생리가 있었기때문에 병원에 가보지 않고 자가 진단을 내렸다. 작년부터 횟수가 잦아지는 불규칙한 생리주기는 난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이고 강한 두통은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였다. 나에게 폐경이 오고있다.

잠투정하는 첫째를 오늘은 왠일로 화내지 않고 대신 꼭 안아주었다. 내일도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얼마 남지않은 나의 난자들이 힘내서 이렇게 예쁜 아이들로 태어나 주었다. 


나의 난자는 몇개가 남은걸까. 나의 갱년기가 아이들의 사춘기가 아닌 배변훈련기와 맞물리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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