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SL2 & LUMIX GX7
아이들과 한라산 둘레길을 걸었다. 든든한 카메라도 챙겼다. 빨간색이 다르다길래. 라이카만의 빨간색이라길래. 그놈의 빨간색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아야겠다 싶어서 아이들에게 빨간옷(인공물의 빨간색)을 입히고 아재감성으로 빨간 단풍(자연물의 빨간색)도 나름 열심히 찍었다. 물감으로 치자면 라이카의 빨간색은 톤다운된 퍼머넌트레드에 가까웠다. 아이들의 옷이 버밀리언(주황스러운빨강)에 가깝기때문에 비교해서 단풍을 보면 버밀리언이 거의 섞이지 않은 퍼머넌트레드이다. 어딘가에서 본 라이카의 죽은 빨간색이라는 말도 정말 나쁘게 말하면 그럴수 있겠다며..
작년이맘때 첫째와 의류 촬영을 하러 갔던 곳이기 때문에 사진분위기가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하고 궁금하기도해서 루믹스로 찍었던 작년사진들도 꺼내보았다. 렌즈도 다르고 능력치로는 결코 비교대상이 될수없는 카메라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만으로도 많이 다르긴 달랐다. 의류 사진은 옷의 색이 실물과 달라보이면 안돼서 보정을 많이 하지않고 특히 채도를 낮추지 않는다. 그런데 루믹스로 찍은 사진들을 보면 빨간 단풍나무가 없었나? 빨간잎이 일찍 다 떨어진건가? 할정도로 빨간색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부분이 없다. 모든 나무들이 다같이 어우러지는 느낌으로 묻혀버린거 같다.
같은곳의 변함없는 단풍나무들. 그리고 커가는 아이들. 사진찍을 생각에 벌써 내년 단풍이 기다려진다. 내년에는.. (스스로도 진절머리가 나는 장비 욕심이지만..남편이 옆에서 있는걸로나 잘찍어라 하면 딱히 대꾸할말도 없지만..) 50mm 렌즈를 가지고 가고 싶다는 조심스러운 소망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