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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 Jun 07. 2021

엄마 마음이 종종 뒤숭숭해.

Fuji naturaclassica + Portra 160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것이 아니다. 열열히, 어쩔땐 무시무시하게 사랑한다.

하지만 어쩔땐, 무섭게도, 아이들이 잠깐 없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라면 내가 없어지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없으면 살수없을것 같은데 있으면 살고싶지않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두 아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나가면 몸이 작은 두 아이가 마음이 작은 나에게 모든걸 의지한다. 

무거운 책임감에 후두둑, 울고나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러나.. 오줌보는 가벼워질 방법이 없다.

두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 가는 요령을 아직 터득하지 못했다..

바다와 맞닿아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며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철썩이던 내 마음이 잔잔해진다.






"엄마, 우유"

매일 아침 알람처럼 나를 깨우는 아이들의 지저귐.

내가 일어나 부엌으로 갈때까지 우유우유 소리가 이어진다.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끝.

컴컴한 방에 아이들과 누워 속닥속닥 내일 할일을 이야기하고 자장자장 노래를 부르고 

좀처럼 잠들지않는 아이들이 끝끝내 잠들때까지 잠들지않고 버텨본다.

말똥말똥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 이생각 저생각.

  나는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

남편과 싸웠던 일이 모두 기억에 있다.

  두번을 큰소리를 내고 싸웠다.

그 중 두번이 아이가 생기고 나서의 싸움이다.

남편은 남편의 일이 중요하고 나는 나의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들도 소중하다.

우리는 매일 일도 육아도 열심이다.

매일 열심히 하다보면 일도 지칠때가 있고 육아도 지칠때가 있다.

지쳐서 도저히 힘들때는 누군가에게 뭐든 떠넘겨야하는데

일은 떠넘길 누군가가 없다.

육아는 떠넘길 누군가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원망하면서 동시에 미안해한다.

어떻게하면 모두 행복해질수 있을까?

엄마는 오늘밤도 생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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