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좋은데 남의집 개는 싫다.
지금 현재 우리집에는 공식적으로 개가 한마리도 없다. 우리가 키우던 초와 곰은 어디론가. 아마도 하늘로 떠났다. 초가 없어질 시기에 나는 조산위험으로 4개월이상을 누워지냈었고 곰이 사라질 시기에 나는 뭘했는지 기억도 없을정도로 육아에 내 정신과 육체를 갈아넣고 있었다.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주지 못했다. 개를 좋아해서 키웠지만 키울 자격은 없는 인간이었다. 다시는 무책임한 주인이 되지말자 다짐하고 개는 키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집을 지키는 개가 없다보니 동네 개들이 우리집을 개키(즈)카(페)쯤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동네 이길 저길에서 길가다 보이던 개들이 모여서 어슬렁 거린다. 만남의 장소인가.
몇일전에 아이 신발을 빨아서 밖에 널어두었는데 아침이 되자 신발 한짝이 없어졌다. 오늘 아침에는 내 발과 매일 합체하는 나의 최애 슬리퍼 우포스가 한짝 사라졌다. 일때문에 일찍 나가야해서 분노가 치밀었다. 1년에 한번 할까말까한 개로 시작하는 욕을 허공에 퍼부었다. 욕을 먹어야할 상대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옆집 개들이다. 두어달전에 새끼가 4마리 태어났다. 이빨이 가려울때다. 엄마집 앞에 갓 핀 백합들도 꺾어놓았다. 엄마 또한 분노하고있다. 강력대응을 할 필요성을 느낀다. 살면서 개를 줄곧 좋아했지만 이렇게 하나도 안귀여울수 있는 강아지들이 생기다니.
고맙고 미안한 초, 곰
함께 있을땐 몰랐는데 너희들이 잘 지켜주었던 것이었어. 우리집의 평화를.
보고싶고 그립다. 보고있니 지금 우리집 개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