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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고닫기 OPCL May 24. 2021

국민 취업지원제도는잘 운영되고 있을까?

꽃 피는 봄날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추운 곳이 있다. 바로 취업 시장이다. 2021년 3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실업률은 작년부터 꾸준히 상승하여 전체 실업률 4.9%, 청년층 실업률 10.1%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먹고살기 위해 당장 취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어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이들을 위해 올해 새로운 제도인 ‘국민 취업지원제도’를 내놓았다.

뭐? 취업을 돕기 위해 정부에서 만든 정책이 있다고?

정책 안내

국민 취업지원제도란?

국민 취업지원제도는 소득이 적은 구직자,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등 취업 준비가 어려운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취업을 돕는 지원 서비스와 생계를 위한 수당(돈)을 함께 제공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이다. 쉽게 말해 구직을 하고 싶으나 주변 환경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취업 안전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력단절 여성*

혼인ㆍ임신ㆍ출산ㆍ육아와 가족 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하였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 중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


사실 직장에 취업해 4대 보험 중 하나인 고용보험을 가입했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비슷한 제도가 하나 있다. 바로 '실업급여' 제도이다. 일정 기간 생계에 도움이 되는 수당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으나, 고용보험의 혜택이 닿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민 취업지원제도는 실업 급여보다 더 넓은 범위의 대상을 지원한다고 볼 수 있다.


국민 취업 제도는 지원 대상에 따라 1, 2 유형으로 나누어 시행하고 있다. 아래 표를 통해 지원 대상과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 취업지원 제도 유형별 지원 대상 및 지원내용 안내

예전에 본인이 구직자로서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면 표의 오른쪽 기준이 익숙할 수도 있다. 당신의 기억력이 좋은 게 맞다. 바로 2 유형은 원래 있던 제도인 ‘취업성공 패키지’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 글을 쓰던 중 '중위소득'이라는 말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간 월급 값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아래 표에서 가족 수에 따른 2021년 중위소득을 알 수 있으니 확인해 보자.

 ※ 본인이 이 제도를 신청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https://www.work.go.kr/kua/selfDiagn/kuaMySupdeCertSimulView.do에 들어가 자가 진단을 해 보는 것도 좋다.



정책 살펴보기

국민 취업지원 제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

우선 제도가 도입된 목적과 지원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 보다 더 많은 구직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고용보험의 도움이 없는 상태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 중 생계라는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고 취업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집 유형을 나누어 직장을 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다만 제도를 꾸려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들이 엇갈린다. 우선 월 50만 원의 구직촉진 수당을 최대 6개월까지만 지급하고, 제한적인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실제로 도움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생계를 유지하며 구직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이 금액만으로 생활은 어렵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다. 반대로 형식적인 절차만으로 쉽게 수당을 지급하여 오히려 일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꺾는다는 주장도 있다. 직장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돈을 받기 위해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제도를 신청하는 방법에도 불만이 많다. 일단 너무 복잡하다. 많은 서류를 내고 한참을 기다리면 다른 서류를 달라고 하거나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실제로 많은 신청자 수에 비해 현재 지원을 받는 사람은 1/3밖에 되지 않는다.(나 역시 이 글을 준비하여 제도를 읽는 동안 눈이 핑핑 도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다 보니 나이가 많거나 정보가 부족한 장년(4~5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온라인 지원은 너무나도 힘이 든다. 거기에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직접 신청은 더 어려워졌다. 신청을 받는 지역 고용센터는 이 제도 이외에도 많은 업무를 처리하기에 항상 바쁜 기관이다. 정책을 설명하는 유튜브 아래 댓글로 달린 불만들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분노가 느껴지는 유튜브 댓글들 (출처 : 고용노동부 유튜브)



그래서 티미는...

이런 반응들은 왜?

왜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대상을 유형별로 다양하게 선발하는 것에 비해 지원내용은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생계유지가 급한 사람부터 전문적인 교육을 원하는 사람까지 여러 형태의 구직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수당과 똑같은 기관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구직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1:1 상담 등을 안내하는 서비스가 부족한 점도 아쉽다. 제도에 대한 문의 사항은 누리집으로 대표되는 책자나 대표 콜센터가 전부일뿐이다. 그밖에도 운영 초기에 나타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구직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국민 취업지원제도는 첫 달에 20만 명이 신청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새로 시작하는 정책이 으레 그러하듯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정부에서도 최근 신청대상을 확대하거나 형식적인 운영을 막으려는 제도를 새로 발표하기도 했다. 어려운 고용 환경에서도 노력하려는 구직자들의 열정이 스러지지 않도록 제도의 계속된 보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치 사랑받는 온라인 게임들이 작은 문제에도 빠른 패치를 통해 게이머들의 인기를 얻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 편 예고

서류 발급을 위해 매번 불나게 돌아다니던 당신을 위한 서비스 안내. 기대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아이 윌 비 백.


에디터 '티미'의 3줄 요약
1. 취업 준비가 어려운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국민 취업지원 제도 서비스가 올해 시작되었다.
2.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곱지는 못하다.
3. 다양한 지원 서비스 제공, 안내 서비스 추가 제공 등 좀 더 세심한 운영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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