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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고닫기 OPCL May 24. 2021

후보자분들, 일자리 공약은 잘 챙기셨나요?

얼마 전 어머니께서 JTBC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게인’에 좋아하는 가수에게 문자 투표를 하셨다고 자랑을 하셨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도 보는 둥 마는 둥 하시던 분이라 놀라 여쭤보니 열심히 방송을 보셨는지 그 가수에 관한 이야기를 줄줄 하신다. 비록 그 가수가 1위를 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모습이 멋있다는 말씀까지 하시면서 말이다. 문득 기억이 떠오른 재·보궐선거 마지막 날인 오늘, 나는 어머니처럼 정성스러운 한 표를 행사한 적 있는지 돌아보기로 했다.

어머니의 선택을 받은 가수는 누구? (출처:JTBC)

생각해 보면 스무 살이 된 뒤로 참 많은 종류의 정치(!) 투표를 해 보았다. 한겨울에 친구들과 몰려가 정신없이 마친 대통령 선거도 있었고, 군대 천막 속에서 받아 든 후보자들의 홍보물을 다 읽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의 등쌀에 떠밀려 누군지도 잘 모른 채로 국회의원 후보를 선택하기도 했다. 참, 최근에는 쉬는 날이라 좋다고 찾아간 투표장에서 긴 투표용지 길이에 깜짝 놀란 지방선거도 있었다. 횟수는 많지 않지만 성인으로서 해야 하는 투표는 한 번씩 다 해본 셈이다. (신기하다면서 내 나이를 계산하려고 스마트폰을 든 당신. 당장 내려놓길 바란다.)

지금까지 투표한 기억을 더듬어보니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후보자들이 외치는 공약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사실이다. 정리하고 보니 참 부끄럽지만, 이번에는 기회가 왔다. 투표권을 행사하기 전에 상대방인 후보를 잘 알아볼 계획이다. 그래서 나의 일과 가장 맞닿아있는 '일자리 정책'에 대해 후보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모르면 읽고, 알면 지나가셔도 된다)

※ 이번 재보궐선거 대상은?
  - 이번 선거는 서울, 부산에서만 진행된다.
 
※ 2021년 재·보궐선거는 왜 이렇게 화제가 될까?
  - 재·보궐선거는 기존에 당선된 사람이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돼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투표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동안은 *몇몇 지방의 기초 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진 않았다(1년에 한 번 이상, 그것도 꽤 자주). 다만 올해는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에서만 진행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몇몇 지방의 기초 자치단체들
> ○○시 시의원, □□군수 등
 
※ 나도 후보자들의 공약과 홍보물을 보고 싶다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마다 후보자별 공약 및 홍보물을 게시하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http://policy.nec.go.kr/)에 접속하여 선거 공보물들을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자.
(함께 일하는 모 팀원(디자이너)은 선거 공보물이 출판 디자인의 정수가 담긴 훌륭한 참고 자료라고 말했다!)


예쁜 서울 풍경을 찾아보았다


일자리 문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

일자리를 ○○○○하려는 서울시장 후보들

(부동산)는 따로 있으나,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기에 대부분 후보가 경제정책에 일자리 또는 근로자들을 위한 공약을 한 가지 이상 제안했다. 후보들의 공약을 하나하나 소개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는 사람을 많게 하며 직업을 구하거나 창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워라벨을 위해 근로자가 일하는 시간을 조절하겠다는 내용이 많았다. 다시 말해 주로 일자리의 질을 향상하려는 노력이 많아 보였고, 일자리의 양을 늘리겠다는 공약은 오히려 거의 없었다. 좀 더 자신의 흥미에 맞는 일자리를 원하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공약을 내놓은 듯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후보가 이 분야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공약들을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 고용기회 확대 등을 내세운 후보들이 전체 후보자의 2/3에 달할 정도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취업 문제를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예쁜 부산 풍경도 찾아보았다

일자리 문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

부산시장 후보들은 일자리를 △△△ 하려 한다

부산광역시는 총 6명이 선거 후보로 나섰다. 일할 나이의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부산광역시의 고민을 반영하듯 대표 정당 2곳의 후보들은 모두 공약 1순위로 일자리 관련 공약을 들고 나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후보 모두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서울특별시와는 반대로 일자리의 양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물론 몇몇 진보 정당에서는 근로자에 대한 권리를 제안하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다만 전반적으로 도시 발전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주장이 많았다. 아무래도 기업 유치를 통해 부산의 이미지를 새롭게 꾸미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얻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공약들을 살펴보며 어쩌면 정책들이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예쁜 그릇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서 티미는...

선거공약을 왜 이렇게 열심히 보았을까?

지금까지 대표적인 두 도시의 후보자 공약들을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후보자마다 이렇게 다양한 공약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마치 여행자가 낯선 시장에서 평소 보지 못한 물건들을 잔뜩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다만 여행자와 다른 점은 우리는 이 후보자 중 하나를 선택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시간에 함께 살펴본 일자리 공약들만 보아도 일자리의 질을 우선할지,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할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정치가 우리의 삶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자신 혼자의 선택이 선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유명한 위인은 ‘민주주의에 대한 나의 개념은,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한 자와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그 강력한 기회를 사용해보길 권하고 싶다.
 
 
※ 참, 재·보궐선거 특집을 만드느라 지난주에 했던 약속(서류 발급에 고통받는 당신을 도울 방법)을 지키지 못했다. 다음 주에는 꼭 지켜서 기다리던 독자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

아이 윌 비 백.


에디터 '티미'의 4줄 요약
1. 2021년 4월 7일은 재·보궐선거가 이뤄지는 날이다.
2. 서울 특별시장 후보자들은 일자리의 질 향상과 여성 일자리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
3. 반면, 부산광역시장 후보자들은 일자리 창출 자체에 공약의 힘을 실었다.
4. 어찌 되었든 소중한 한 표, 잊지 말고 행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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