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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규 Oct 14. 2018

감정의 미세먼지를 단절하라

감정의 미세먼지를 단절하라      

부산 출장으로 일행들과 광안리 회를 먹고 기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택시를 탔다.
 마치 부산의 역사를 이야기하듯이 구수한 사투리와 빠른 손놀림으로 운전을 하는 택시기사는 가끔 묘기를 부리며 택시가 심하게 출렁거린다.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총알택시는 이야기를 품고 달린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아쉬움과 추억 속에 나를 맡긴다.

기사님이 부산에 가봐야 할 곳,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는 사이 택시는 부산역에 도착하였다. 택시기사님의 마술 같은 운전 솜씨로 인해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순식간에 날아온 듯 다들 놀란 표정이었다,
 부산 사투리를 쓰며 구수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기사님의 이야기 속에 가족들과의 애환, 자식에 대한 걱정, 미래 노후에 대한 걱정 등 사람이 어렵고 힘들지만 버티고 다시 일어나서 살아가려는 인생의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가고자 하는 인생의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구수한 이야기를 담고 달려보자. 이야기 봇다리가 없으면 멀게만 느껴진다.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나? 지루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루함속에 무엇을 기다려 보았는가? 희망, 행운, 기쁨, 평화, 안정? 아니면 불안, 초조, 막연함이 감정이었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성과 감정, 욕망의 삼각관계에 의해 살아가게 된다. 앞에서 상담을 하다도 만났던 학생들의 사례를 말했을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늘 기쁨과 행복을 가슴에 담고 있는 학생이 있고, 늘 외로움과 경쟁 속에서 지쳐있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학교에 있는 교수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일이 많아 힘들어 죽겠다고 한다.

욕망은 인간 내면에 깊이 들어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욕망은 삶을 유지하려는 인간 본연의 욕구이며 살고자 하는 몸부림치는 것과 같다. 살다 보면 때로는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고 있다. 기쁨은 인간이 살아가는 관계에서 시작되고, 슬픔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받게 되는 열등감, 상처에서 시작한다. 삶의 모든 순간이 화려한 꽃이 될 수는 없다. 화려한 꽃은 우리의 이성이고, 감정과 정서는 욕망을 이루려는 실현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모든 감정과 정서는 욕망의 실현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기쁨과 슬픔이다.

봄이 되면 늘 미세 먼지가 날리고 마스크를 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다. 건강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풍경조차 흐리게 하는 것이 미세먼지이다.

당신은 감정의 미세먼지처럼 인생의 삶이 늘 흐리고 막막하기만 한가?    

욕망의 표현은 감정과 정서로 나타나게 된다. 욕망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다. “힘들어 죽겠다”, “원래 나는 이런 놈이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삶은 늘 슬픔의 관계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스피노자는 자기 보존의 욕망을 코나투스(Conatus: 노력, 추구,경향)라고 말했다. 코나투스는 관성과도 같은 것이며 힘을 한번 주면 다시 힘을 주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여 나아가게 되는 것이 사람의 인생과 같다.

늘 나는 왜 이모양일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자기 보존의 욕망을 꺾어 버리려는 사람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삶의 욕망을 두 가지로 제시 하나는 에로스(삶 충동)와 죽음의 충동(타나토스)이다. 슬픔은 외부의 충격과 자극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일 뿐이다. 욕망은 자신의 내적 신념에 의해 자기를 보전하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의 근원적인 그 무엇이다.

다시 말해서 욕망은 인간의 결합과 해체에 의해 오고 가는 관계의 법칙이다. 남이 잘되는 것이 시기, 질투가 나거나 포기하고 싶다면 그것은 자신을 관계 속에서 해체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위안을 삼기 위해 다른 사람이 잘 나가고 출세하는 것에 배가 아프다. 그래서 자기 핑계를 이렇게 말한다.

그 친구는 원래 타고난 능력자야. 그 친구는 원래 타고난 인재야’라고 말이다. 그 사람이 배고프고 힘겹게 정상을 위해 노력했던 과정의 노력은 온대 간데 없이 말한다. 얼마나 많은 눈물과 노력을 통해 그 순간까지 왔을까 우리는 상상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관계에서 그렇게 단순히 취급해버리게 된다. 자신을 늘 관계에서  멀어지려는 사람은 늘 핑계를 대고 산다.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이다’라는 말은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관계 속에서 자신을 버려지게 만드는 말이다.

그 순간이 중요하다. 내 노력이 필요한 순간, 내 참을성이 필요한 순간, 내 용서가 필요한 순간 말이다. 기쁨은 관계이며, 슬픔은 해체이다    

“기쁨이란 당신의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삶의 의욕을 증대시키며 당신의 정신을 보다 큰 충만으로 이끄는 힘입니다”

-스피노자    

관계의 힘에서 기쁨을 맛보아라. 관계는 자신과의 심리적 대화이며 마음속 깊이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뿌리 깊은 욕망이다. 출근만 하면 직장 동료 또는 상사가 미워 죽겠는가? 감정은 늘 정서로 딱딱하게 굳어 버리고 그 정서는 자신을 슬픔으로 인도한다. 용서하기 힘들어도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 어떤 외부 환경과 자극으로 인해 관계 속에서 ‘슬프게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자.

학생을 상담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에게 지금 감정에 충실해 대하는 것이다. 슬픔 감정을 공감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감정이라는 따가운 가시는 때로는 화려한 꽃을 피우기 위한 인간의 이성이며, 따가운 가시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자라나는 것과 같다.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의 변화는 자신이 얼마나 자신과 타인의 관계 속에서 결합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매일매일 자신과의 대화를 위해 책을 읽고 쓰는 일을 하면서 감정의 기쁨을 알게 된다. 때로는 하루 일이 힘들고 짜증이 나더라도 책장에 앉아 나를 되돌아보는 감정의 순간만큼은 골치 아팠던 모든 일이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늘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밤을 지새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고 그 사람만 보면 억울해지는 그런 감정 말이다.        

 당신은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불행하다고 느낄지 모른다. 그런 이유로 자부심이 송 투리채 날아가 버리기도 하고 월등감의 화살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거센 바람을 잠시 지나가는 것처럼 건강하고 밝은 마음을 코나투스에 공급한다면 당신은 늘 행운과 행복이 있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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