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석규 Oct 20. 2018

성공신화

일은 밥 먹고 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는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소득 하위계층에게는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힘들고 어려운 실정이다.

고용 빈곤 시대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많이 배우고 가진 자가 더 풍족해지고 매일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은 더 빈곤에 노출된다.

예전에는 한 직장에 잘리지 않고 잘 버티면 성공한 사람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마찬가지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라.

일주일에 일거리라도 있다는 사실이 더 맞을 듯하다. 요즈음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만 있다면 강남역 근처에 사무실 임대를 받아 강의, 컨설팅을 하는 1인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다. 일자리를 찾는 시대는 갈수록 멀어질 것이다.

지인의 소개로 강남역 근처에 사무실에 다녀온 적이 있다. 빌딩 안에 개인 사무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사람들은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일을 하고 있거나 회의실에서 자유롭게 회를 하는 모습이 자유롭게 보였다.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게 무능력하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돈을 많이 버는 프리랜서, 방송에 나와 유명해지는 게 성공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불안해한다. ‘언제 잘릴지, 강의 거리를 계속 있어야 할 텐데’라고 말이다.

우리나라는 ‘부모가 굶더라도 자식 공부는 시켜야 한다’는 교육 열기기 뜨거운 국가이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고용의 구조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본적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 가운데 성인의 학력 수준을 보면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 학력이 높거나 같은 경우가 96%로 가장 교육열이 높은 국가로 발표되었다.

좋은 대학 나와서 돈과 명예를 가지면 성공한 것처럼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누구나 대학에 들어간다.

결국 대학만 나오면 사회에서 인정받고 출세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이 되어 버렸고 기업 채용 다당자도 대학 졸업자를 채용조건으로 제시한다.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의 고등교육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왔고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진학률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 진학률이 높은 이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취업하는 것보다 대학 졸업이 주는 기대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과도한 학력 구조가 지속될 경우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해지고 더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더 심각해진다.

특히 한국과 같이 고학력화가 심하고 학력에 따른 고용의 질과 임금 격차가 큰 사회에서는 고학력을 갖춘 청년과 그 부모라면 당연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자 학력 수준에 따른 일자리는 공급되지 못한다는 문제로 인해 모든 대학 졸업자가 만족할 만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고학력 청년들이 직장에 취업을 했더라도 자신이 실제 대우받는 학력 대비 현장에서는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청년층이 많아진다.

그래서 더 좋은 곳에서 성공해야 하고 더 많은 돈을 짧은 시간에 벌어야 한다는 성공 강박 관념에 빠져 이곳저곳 직장을 옮겨 다니게 된다.

지난 14년간 한 분야에서 일을 계속 해오면서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닌 나는 자만심으로 나의 몸값을 인정받고 싶었고 왠지 나를 불러 주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실력이 부족하고 더 배워야 함을 인정하지 못한 채 말이다.

참 쑥스러운 이야기다. ‘ 이 회사는 나 같은 실력 있는 자가 다닐 곳이 아니야’, ‘ 이 회사는 내 실력에 비해 나를 대우해 주지 않아’라는 자만심으로 15번의 직장을 옮겨 다녔다.

우리는 화려함 속에 갇혀 산다.

성공은 왠지 남들이 알아주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출세하는 것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지 않아도 지금 최선을 다해 자신이 이루었다는 착각 속에 산다.

성공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기까지의 기나긴 기다림 속에 피와 땀이 들어 있었다. 김연아 선수는 실패하는 동작을 65번 반복하였고, 평창올림픽에서 스키 종목 최초의 은메달을 목에 건 배추 보이 이상호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스노모드를 처음 타기 시작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58년 만의 메달을 피나는 노력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진로설정과 진로탐색을 위한 청년들과 대학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수강하지만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 즉. 빨리 진로를 찾아야 하고 빨리 취업해야 하는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성공에 대한 환상이다. 자살률 1위의 나라. 진로를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 긴 여행이다. 기회는 누구에게 오지 않는다. 기회는 기다리는 자에게 오지 않는다. 기회는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에서 찾아오는 행운의 여신과도 같은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감정의 미세먼지를 단절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