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14. 외향형의 게임

관계가 수익이 된다

by 박원규

Chapter 14. 외향형의 게임 - 관계가 수익이 된다


2022년 2월, J씨(45세)는 국내 대기업 차장직을 퇴직했다. 20년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퇴직 후 2달은 재직 시절보다 길게 느껴졌다.

재직 시절의 하루는 일상적인 업무의 흐름에 이끌려온 시간이었다. 아침 9시 출근, 10시 팀 회의, 오후 거래처 미팅, 저녁 회식. 피곤했지만 하루가 빨리 지나갔다. 회사라는 구조 안에서 하루는 저절로 채워졌다.

퇴직 후 하루는 완전히 달랐다.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는 시간이었다. 무대에 올라 조명이 켜지길 기다리는 기분. 하지만 아무도 조명을 켜주지 않았다. 더 이상 회사가 하루를 채워주지 않았다. 조명을 켤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처음 2달, J씨가 한 일은 단순했다. 잡코리아와 사람인에 이력서를 올렸다. 공개된 구인 정보에 지원했다. 기다렸다. 인터뷰 제의를 기대했다. 스스로를 시장에 던져놓고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 대기업 경력으로 인한 연봉 부담. 수많은 지원자 중 하나. 서류 전형에서 걸러지기 일쑤였다. 면접까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J씨는 자신감마저 조금씩 잃어갔다. "시장이 날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 재직 시절 쌓아온 20년 경력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때 전직지원 컨설턴트를 만났다. 한 문장이 J씨를 바꿨다.

"공개 시장에서 취업 성공률은 20%입니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80%입니다."


챕터 13에서 우리는 무엇을 팔 것인가를 찾았다. 경험, 판단력, 네트워크. 당신이 27년간 회사에서 쌓은 것들이 전부 상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 어떻게 팔 것인가를 이야기하겠다.


두 가지 길이 있다. 외향형의 길과 내향형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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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형은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회의가 많아도 괜찮았다. 거래처 미팅, 협력사 방문, 팀 회식. 피곤했지만 근본적으로 즐거웠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관계 속에서 일의 의미를 찾았다. 그게 당신의 강점이다.

퇴직 후에도 이 강점을 활용하라. 혼자 콘텐츠 만들고, 블로그 쓰고, 온라인 강의 만드는 건 당신에게 맞지 않는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시작하지만 3개월 하다가 지친다. 사람이 없는 일은 당신을 지치게 만든다.

대신 사람을 만나라. 고객은 사람 만나면서 생긴다. 외향형에게 관계는 단순한 인맥이 아니다. 그 자체가 자산이고, 수익의 통로다.


명함이 통할 때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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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씨의 문제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20년 경력이 없는 게 아니었다. 방법이 틀렸다.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컨설턴트는 구직 방법 비교 분석표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각 방법의 성공 가능성을 수치화해서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했다. 공개 채용, 헤드헌팅, 네트워킹. 각각의 확률과 자신의 강점을 대입해보라고 했다.


J씨는 그제야 깨달았다. 공개된 구인 시장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관심 있는 회사 몇 곳에 네트워킹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자신에게는 20년간 쌓아온 관계가 있었다. 거래처 담당자들, 협력사 대표들, 업계 선배와 후배들. 그들은 J씨의 일하는 방식을 알고 있었다. 신뢰가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J씨는 퇴직 후 몇 주간 이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네트워킹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었다.

"재직 중인 다른 사람을 만나 나를 마케팅한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서 일자리를 부탁하는 일 아닌가? 그건 너무 민망한 일 아닌가?"

컨설턴트가 말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한 상호간의 교류가 진정한 네트워킹입니다. 일방적인 부탁이 아닙니다.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하는 겁니다."


J씨는 재직 시절 자신이 잘 알고 있던 회사들을 리스트업했다. 그저 명함만 주고받은 관계가 아니라 실제로 함께 일했던 회사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거나, 정기적으로 미팅했거나, 업무상 신뢰를 쌓았던 곳들.

컨설턴트가 조언했다. "재직 시절 알고 있던 회사라도 입장이 바뀌면 철저한 정보 무장이 기본입니다. 예전엔 당신이 대기업 구매 담당자였습니다. 이젠 구직자입니다. 완전히 다른 입장이죠."


J씨는 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다시 검색하고 분석했다. 최근 사업 방향, 주요 프로젝트, 조직 변화. 재직 시절엔 그냥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담당자와 접촉을 통해 스케줄을 잡았다. 미팅을 진행했다.

첫 미팅.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죠? 우리 회사로 오시면 되겠네요." 반가운 인사와 함께 인사성 짙은 말들이었다.

J씨는 알았다. 개인적 관계 이상으로 발전시키려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자신이 가진 경력과 역량, 파트너로서의 자질, 구체적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제시해야 했다. 그저 "잘 부탁드립니다"가 아니라 "제가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를 말해야 했다.

이력서 작성부터 다시 시작했다. 단순히 경력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각 회사에 맞춰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했다. 인터뷰 전략을 세웠다. 구직 수첩을 만들어 회사마다 정보를 정리했다. 업계 동향, 회사의 과제, 자신이 제안할 수 있는 솔루션.

회사 정보가 늘어갈수록 J씨에게 관심을 갖는 회사의 수도 늘어갔다. 네트워킹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구체적인 제의를 해오는 회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번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까요?" "우리 임원진과 미팅 한번 하시겠어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회사들이 생기자 J씨는 조급해졌다. 재취업이 된다는 결과에만 집착하기 시작했다. 어디든 빨리 들어가야 한다는 조바심. 첫 번째 오퍼에 바로 승낙하고 싶은 마음.

컨설턴트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각 회사들에 대한 철저한 오퍼 분석을 제안했다. "네트워킹을 통해 재취업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황에 이끌려 쉽게 결정을 내려 일찍 퇴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하게 결정하지 마세요."


J씨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직업 선호도를 다시 정리했다. 단순히 연봉만이 아니라 업무 내용, 회사 비전, 성장 가능성, 근무 환경. 재직 시절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하나씩 따져봤다.

최종적으로 재직 시절 동기가 설립한 중소기업에 합류했다. 연봉은 기대보다 약간 낮았지만 사업성에 대한 비전이 명확했다. 무엇보다 사업자로서의 기질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언젠가 독립할 때를 대비한 실전 경험의 장이었다.


J씨는 지금 이렇게 말한다.

"네트워킹은 부탁이 아닙니다. 내 역량을 보여줘서 관심을 유도하고 구인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활동입니다. 자신에 대한 철저한 마케팅 준비와 상대방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 정보 무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진짜 관계를 찾아내는 겁니다."


네트워크 = 80%의 확률


KB경력컨설팅센터 김영대 센터장의 말이다.

"퇴직 후 재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력이 아닙니다. 네트워크입니다. 취업에 성공하는 케이스를 보면 80%는 네트워크를 통한 취업입니다. 채용 공고에 지원해서 취업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합니다."

김센터장. 그는 30여 년 은행원 생활을 접고 명예퇴직했다. 이직을 제안했던 회사에서 채용이 무산됐다. 갑자기 사회에 던져진 그는 공장 허드렛일부터 창업 도전까지, 흔히 그리는 퇴직자의 수순을 밟아갔다.

친구가 에너지 절감 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했다. 나름 조사도 철저히 하고 계획을 짜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창업지원을 신청했다. 담당자가 사업성이 없다며 말렸다. 30년 은행 경험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중학생, 대학생 자녀가 있어서 아직 들어갈 돈이 많았다. 이도 저도 안 되니 눈앞이 깜깜했다.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도 어영부영 끝나버렸다. 매일이 불안했다.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원동력은 정확한 방향 설정과 목표였다. 이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했다. 시장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자기계발에 집중했다.

'1회 강의료 100만원 강사'

뚜렷한 목표를 세웠다. 가치 있는 강의를 할 수 있게끔 자기계발에 매진했다. 강의만 할 수 있다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작은 강의라도 거절하지 않았다. 한 번에 20만원, 30만원. 그렇게 실력을 쌓아갔다. 목표 달성을 코앞에 두고 KB경력컨설팅센터로 돌아왔다.

전문 강사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그가 다시 은행으로 돌아온 데에는 측은지심이 컸다. 이상을 좇아 위험한 걸음을 내딛는 후배 은행원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건네고 싶었다.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길 바랐다.


김센터장이 센터에서 상담한 사례 중 하나.

A씨는 부동산업에 관심을 두고 재직 중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퇴직 후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고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이었다. 체계적으로 하나씩 밟아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때 지인이 제안했다. "지방에 내려와서 부동산 일 도와달라. 네 경험이 필요해."

A씨는 고민했다. 자격증을 먼저 따야 할지, 지방으로 내려가 일을 배우며 공부해야 할지. 순서를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김센터장의 조언은 명확했다.

"제안이 있을 때, 네트워크가 있을 때 들어가세요.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자격증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업계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 외부인에게 쉽게 정보를 주지 않는다. 실제로 다른 직원 중 하나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도 일이 잘 안 풀려서 3개월 만에 센터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자격증은 있는데 네트워크가 없어서 실패한 케이스였다.

"요청이 있을 때 들어가야 합니다. 퇴직하고 시간이 지나면 이런 요청도 끊어지거든요. 경력이 아무리 화려해도 네트워크가 없으면 20%의 확률을 가지고 전직을 시도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네트워크는 문을 여는 열쇠다. 그리고 그 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닫힌다.


58세, 2주 만에 일자리를 만들다


남자, 58세. 국내 대기업 약 28년 근무. 사료사업부 사업총괄 임원으로 퇴직했다. 고향으로 귀농하려고 했으나 준비가 부족해서 2년 정도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엔 J씨처럼 잡코리아와 사람인에서 채용 정보를 찾고 지원했다. 면접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나이가 걸렸다. 임원 경력이 오히려 부담이 됐다.

재취업 교육을 받았다. 중장년 경력직은 인맥을 통해 많이 취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선배가 사료 중소기업을 창업해서 경영 중이었다. 10년 전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사이였다.

선배를 찾아가 저녁을 함께했다. 회사 이야기, 자녀 이야기, 건강 이야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정작 취업 부탁 말은 꺼내지 못했다. 민망했다. 선배에게 신세지는 것 같았다.

전직 컨설턴트가 설명했다. "취업 성공은 기업이 필요한 것을 구직자가 줄 수 있을 때 성공합니다. 부탁이 아니라 제안이어야 합니다."


컨설턴트와 함께 선배 회사에 줄 수 있는 것을 찾는 활동을 진행했다.

질문: "회사에 무엇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

답변 1: 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전 회사에서 담당했던 지역에 아직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살아 있다. 축산 농가들, 유통업체들, 구매 담당자들. 그들과의 관계를 활용해서 선배 회사 영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8년간 쌓은 신뢰가 아직 유효하다.

답변 2: 지난번 선배와 저녁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아직 회사 규모가 작아 직원들이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몰라 대표이사로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영업 프로세스, 고객 관리 시스템, 품질 관리. 대기업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중소기업엔 없었다. 만약 입사를 한다면 직원들에게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 가면서 일할 수 있다.


선배와 추가 미팅을 진행했다. 지난번 미팅 때 개인적인 이야기는 했으니 이번에는 답변 1과 답변 2 중심으로 미팅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지역별 네트워크 현황, 도입 가능한 업무 시스템, 예상되는 매출 증대 효과.

2차 미팅 이후 선배 대표이사의 반응.

"그런 이야기라면 진작하지 그랬어? 내가 딱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2차 미팅 이후 2주일 후 출근을 시작했다. 연봉은 본인이 만족하는 수준이었다.

특이점: 일자리를 만들어서 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원래 선배 회사가 사람을 채용할 계획이 없었다. 구직자의 제안을 듣고 자리를 만들어서 채용한 경우다. 네트워크가 일자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외향형의 세 가지 수익 경로


명함이 통할 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면 이제 그것을 수익으로 전환할 차례다. 외향형에게는 세 가지 경로가 있다.


첫 번째, 전문가 네트워크: 경험이 시간당 50만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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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뱅크. 휴넷이 2018년 만든 시니어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다.

등록된 전문가는 1만 명 이상. 이 중 4,000명은 서류 전형과 1대1 심층 인터뷰를 거친 '인증 전문가'들이다. 조건은 중소기업 임원 또는 대기업 팀장 이상, 경력 15년 이상. 당신이 바로 그 대상이다.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마케팅 분야의 전문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신상품 출시를 위해 한시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를 고용하는 형태다. 시니어 전문가는 전문 분야에 맞는 일자리와 경력에 따른 높은 임금을 얻는다. 기업은 특정 기간만 업무를 맡겨 채용 및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공장환 탤런트뱅크 대표의 설명이다.

"단기적 장기적 프로젝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화상이나 대면을 통해 궁금한 점을 해결하는 단기성 자문의 경우에는 1시간에 30만~50만원의 프로젝트가 많습니다. 장기적인 컨설팅이 필요한 경우 3~6개월, 길게는 2년짜리 계약도 있습니다. 2년 계약의 경우 2억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자.


단기 자문: 실버 사업을 준비 중인 금융 대기업 A사는 사업 진출에 필요한 전략 등 제반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자문이 필요했다. 신사업 경험이 풍부한 MBA 출신 전문가가 단기 자문을 통해 사업 계획, 비용, 수익 최적화 모델 등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전반적인 가이드를 제시했다. 보고서 작성과 1시간 설명회. 비용 50만원.


프로젝트: 전화 응대 과다 및 데이터 부재 등 업무 비효율이 발생한 콜센터 B사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IT 보안 업체 총괄 및 시스템 개발 등의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를 매칭했다. 전문가는 콜센터 데이터 분석, 운영 방안 제시 등을 통해 기업 내 경영 이슈를 해결했다. 기간 2개월, 근무 형태 30회 방문 컨설팅. 비용 총 900만원.


아웃소싱: C사 경영관리팀은 팀 내 분야별 업무 현황을 파악하는 등 조직 내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30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경영관리를 담당한 전문가를 아웃소싱 형태로 고용했다. 전문가는 재무·인사 등 분야별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총망라하고 직장 내 교육을 병행해 전문지식을 전수했다. 진행 방법 5개월 풀타임. 비용 월 500만원.

공 대표가 덧붙였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직접 출근해서 근무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따로 미팅이나 원격을 통해서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주 효율적으로 움직이면 일주일 단위로 한 프로젝트에 하루씩을 쓴다고 가정하면 최대 5개까지 가능한 셈이죠. 프로젝트당 500만원이라고 하면 회사에 재직할 때보다 연봉이 훨씬 높아질 수도 있죠."

2018년 서비스 출시 이후 탤런트뱅크에 의뢰한 프로젝트는 약 2,000여 건. 주목할 점은 재의뢰율이 60%가 넘는다는 것이다. 한 번 이용해 본 기업이 서비스에 만족해 다른 프로젝트 의뢰로 이어지고 있다. 신뢰가 쌓이면 일감이 따라온다는 증거다.

글로벌 전문가 네트워크도 있다. GLG (Gerson Lehrman Group), AlphaSights, Third Bridge, Tegus. 이들 플랫폼에서 전문가들은 시간당 50~200만원을 받는다.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인사이트를 글로벌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1시간 전화 자문으로 진행된다.

금융권 출신 전문가 한 명의 사례다. 20년간 리스크 관리 업무를 했다. 퇴직 후 GLG에 등록했다. 프로필에 이렇게 썼다. "20년간 ○○은행 리스크 관리. 금융 규제 대응 및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전문가."

3개월 후 첫 자문 요청이 왔다. "한국 금융 규제 환경에 대해 1시간 자문 부탁합니다." 시간당 80만원. 전화로 1시간 이야기했다. 1년 후엔 월 3~5건 요청이 들어왔다. 월 평균 300만원. 추가 수익이었다.

외향형에게 완벽하다. 사람 만나고 이야기하는 게 일이니까.


두 번째, 강의와 멘토링: 한 번에 100만원


네트워크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요청이 온다.

"우리 회사에서 강의해주실 수 있나요?"

"신입사원 교육 좀 해주시겠어요?"

"멘토링 프로그램 진행 가능하신가요?"

김센터장이 걸은 길이 바로 이 길이다. 목표를 명확히 세웠다. '1회 강의료 100만원 강사'.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강의했다. 처음엔 20만원, 30만원이었지만 실력이 쌓이고 입소문이 나면서 점점 강의료가 올라갔다.

수익 구조는 명확하다. 기업 강의는 회당 100~300만원, 대학이나 기관 강의는 회당 50~150만원, 1대1 멘토링은 회당 30~100만원, 그룹 멘토링은 회당 100만원 정도다. 한 달에 강의 3회만 해도 월 평균 450만원, 멘토링 4회를 추가하면 월 650만원 정도의 수익이 가능하다.

중요한 건 네트워크다. 강의와 멘토링은 대부분 소개로 이어진다. 한 번 강의를 잘하면 그 회사가 다른 회사에 소개한다. 한 번 멘토링을 잘하면 그 멘티가 다른 사람을 소개한다. 신뢰가 일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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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프로젝트 컨설팅: 분기에 1건이면 연 4,000만원

신뢰가 쌓이면 컨설팅 의뢰가 들어온다.

"우리 회사 ○○ 프로젝트 자문해주실 수 있나요?"

소규모 자문은 건당 300~500만원 정도로 1~2주 정도 걸린다. 중규모 프로젝트는 건당 1,000~3,000만원으로 1~3개월 진행된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건당 5,000만원 이상으로 6개월 이상 걸린다. 분기에 1건씩만 해도 연 4,000만원이다.

실제 사례를 보자.

SCM 전문가 한 명이 있었다. 25년간 글로벌 물류를 담당했다. 퇴직 후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1년 동안 100명을 만났다. 재직 시절 알았던 사람들, 협력사 담당자들, 업계 선후배들. 명함첩을 뒤져서 연락했다.

그중 한 중견기업 대표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우리 회사 물류 비용이 너무 높아요.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2주 진단 자문 해드릴까요? 500만원입니다."

진단 후 보고서를 제출했다. 구체적 개선안 10가지. 비용 절감 예상 효과까지.

대표가 만족했다. "개선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해주시겠어요?"

3개월 프로젝트. 2,000만원.

실행 결과: 연간 물류 비용 3억 절감.

대표가 다른 회사에 소개했다. "이 분 정말 실력 있어요."

2년 후: 연간 6건 프로젝트. 연 1억 2천만원.

이게 외향형의 게임이다.


이미 만난 사람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라

외향형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퇴직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20년, 25년, 30년 회사 생활을 했다면 당신은 이미 수백 명, 어쩌면 천 명 이상을 만났다. 거래처 담당자, 협력사 대표, 프로젝트 파트너, 업계 선후배, 동기, 교육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명함첩 두께가 그걸 증명한다.

문제는 그 관계들이 대부분 명함 관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연 1~2회 술자리에서 만나는 사람, 명절 문자나 주고받는 사람, 회사 행사 때 얼굴 보는 사람. 관계는 있지만 깊이가 없다.

퇴직 후 필요한 건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이미 만난 사람들 중에서 진짜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다. 500명 중에서 30명을 골라내라. 그 30명과 깊은 관계를 만들어라.

어떻게 고르나?

첫째, 실제로 함께 일했던 사람. 단순히 명함만 주고받은 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거나 문제를 함께 해결했던 사람. 당신의 일하는 방식을 아는 사람.

둘째, 지금도 현업에 있는 사람. 퇴직했거나 은퇴한 사람이 아니라 현재 회사를 운영하거나 중요한 직책에 있는 사람. 실제로 일감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

셋째, 신뢰가 형성된 사람. 단순한 업무 관계를 넘어서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 "이 사람이 하면 잘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

J씨가 성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재직 시절 알고 있던 회사들을 리스트업했다. 잘 모르는 수백 개 회사에 지원하는 대신 잘 아는 몇 개 회사에 집중했다. 철저히 준비했다.

58세 사료 전문가가 2주 만에 일자리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선배를 새롭게 찾아낸 게 아니다. 이미 10년 전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선배였다. 관계는 이미 있었다. 그걸 다시 활성화시킨 것이다.

명함첩을 펼쳐라. 지난 20년간 만났던 사람들을 쭉 훑어봐라. 그중에서 30명을 골라라. 그들에게 연락하라.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커피 한잔 하면서 근황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부담 갖지 마라. 일자리를 부탁하는 게 아니다. 그냥 만나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업계 상황은 어떤지.

듣다 보면 기회가 보인다. "아, 이 부분은 내가 도와줄 수 있겠는데." "이건 내 전문 분야인데."

그때 제안하라. "제가 한번 도와드릴까요?"

외향형의 강점은 새로운 사람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이미 만난 사람과의 관계를 깊게 만드는 능력이다.


퇴직 3개월 후, 재연결하라

퇴직했다. 명함이 없다. 이제 "○○기업 팀장"이 아니다. 불안하다.

하지만 당신에겐 이미 30명의 깊은 관계가 있다. 명함이 있을 때 만들어둔 관계들. 그들에게 다시 연락하라.

퇴직 3개월 후 팔로우업.

"안녕하세요, 작년에 자주 뵈었던 김○○입니다. 그동안 ○○ 분야 컨설팅을 시작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30분 무료 자문 드립니다."

10명에게 보내면 2~3명이 답한다. 그중 1명은 유료 고객이 된다.

30명에게 보내면 6~9명이 답한다. 그중 3명 정도가 유료 고객이 된다.

한 건당 300만원이면 3명 × 300만원 = 900만원. 첫 분기 수익이다.

이게 외향형의 게임이다.


소수 정예 네트워크를 깊게 만들어라

외향형의 함정이 있다. 넓고 얕은 관계만 만드는 것이다.

명함은 500장 있는데 진짜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 진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5명. 진짜 일을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2명. 퇴직 후엔 깊은 관계가 중요하다.

1년에 4번 만나는 관계를 만들어라. 분기마다 한 번씩 만나라. 식사하거나 커피 마시거나. 그들의 근황을 듣고, 당신의 근황을 나누고, 업계 이야기를 나눠라. 30명만 이렇게 관리하라.

그들이 당신의 핵심 자산이다.

이 30명이 각자 2명씩 소개해주면 60명 고객 풀이 생긴다. 탤런트뱅크의 재의뢰율이 60%를 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번 일을 잘하면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개한다. 신뢰가 일감을 만든다.

J씨가 네트워킹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공개 시장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지 않았다. 관심 있는 회사 몇 곳에 집중했다. 철저히 준비했다.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치를 명확히 제시했다.

58세 사료 전문가가 2주 만에 일자리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선배에게 일자리를 부탁하지 않았다. 선배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했다. 그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직원 교육 노하우.

김영대 센터장이 전문 강사로 성공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목표를 명확히 세웠다. '1회 강의료 100만원 강사'.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강의했다. 한 번 강의를 잘하면 그 조직이 다른 조직을 소개했다.

탤런트뱅크 전문가들이 월 5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15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그리고 그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결됐다. 한 번 일을 잘하면 재의뢰가 들어왔다.

신뢰가 일감을 만든다.

명함 500장보다 신뢰 관계 5명이 낫다.


지금 당장 할 일

명함이 있을 때 시작하라.

"퇴직 전 1년 준비가 퇴직 후 3~5년 준비하는 시간과 맞먹습니다. 특히 퇴직금과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게을러지기 쉽죠.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은 독이 될 수도, 제대로만 준비한다면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일을 정리하면 이렇다.


오늘: 명함첩을 펼쳐라. 지난 20년간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진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30명을 골라라. 실제로 함께 일했던 사람, 지금도 현업에 있는 사람, 신뢰가 형성된 사람.


이번 주: 그중 3명에게 연락하라. "오랜만입니다. 커피 한잔 하면서 근황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부담 갖지 마라. 일자리를 부탁하는 게 아니다.


이번 달: 1명은 무조건 만나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회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업계 상황은 어떤지.


3개월: Expert Network에 등록하라. 탤런트뱅크, GLG, AlphaSights. 당신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곳과 연결되라.


6개월: 30명 모두와 최소 1회 이상 만나라. 분기마다 한 번씩 만나는 관계를 만들어라.


1년: 첫 유료 자문 또는 강의 1건을 성사시켜라.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30만원이든 50만원이든.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이다.


월 3명의 깊은 관계를 만들어라.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이미 만난 사람 중에서. 한 달에 3명이면 1년에 36명이다. 3년이면 108명. 5년이면 180명.

퇴직 시점에 이미 깊은 관계 180명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만나나?

명함첩을 뒤져라. 지난 몇 년간 연락하지 않았던 사람. 재직 시절 함께 일했던 사람. 프로젝트 파트너, 협력사 담당자, 거래처 대표. 그들에게 연락하라.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최근 귀사의 ○○ 프로젝트 소식을 접했습니다. 30분 커피 미팅 가능할까요?"

10명에게 연락하면 3~4명이 답한다. 명함이 있을 때는 응답률이 높다.

무엇을 이야기하나?

영업하지 마라. 그냥 궁금한 걸 물어보라.

"요즘 ○○ 업계는 어떤 고민이 많나요?"

"AI 도입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중소기업에서 가장 필요한 게 뭔가요?"

들어라. 그들의 고민을 들어라. 3년 동안 100명을 만나면 그들의 고민 패턴이 보인다. 그게 당신의 시장이다.


"지금 알았더라면" ⑧: 네트워크는 명함 숫자가 아니라 신뢰 관계라는 걸, 10년 전에 알았더라면

챕터 13에서 당신이 팔 것을 찾았다. 경험, 판단력, 네트워크.

챕터 14에서는 외향형이 그것을 어떻게 파는지 배웠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만들고, 신뢰를 쌓고, 수익을 만드는 방법.

명함이 있을 때 시작하라. 퇴직 후엔 늦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마라. 이미 만난 사람들 중에서 진짜 관계를 찾아라. 500장의 명함 중에서 30명을 골라라.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만들어라.


넓고 얕은 관계보다 좁고 깊은 관계가 낫다. 명함 500장보다 신뢰 관계 5명이 당신을 먹여 살린다.

다음 챕터는 내향형을 위한 길이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수익을 만드는 방법.


Chapter 15. 내향형의 게임 - 콘텐츠가 나를 대신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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