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신뢰를 쌓는다
Chapter 15. 내향형의 게임: 콘텐츠로 신뢰를 쌓는다
2019년 8월, 저스틴 웰시라는 남자가 링크드인에 첫 글을 올렸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았습니다.
팔로워는 2,000명이었습니다. 좋아요는 서너 개 정도였습니다. 댓글은 없었습니다.
2개월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아무도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썼습니다. 매일. 6개월이 지나자 팔로워가 15,000명이 됐습니다. 조금 늘었습니다. 그런데 7개월 차에서 9개월 차 사이, 성장이 멈췄습니다. 15,000명에서 21,000명. 3개월 동안 6,000명. 거의 정체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포기합니다. "내 글이 문제인가?" "알고리즘이 날 버렸나?" 하지만 웰시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3개월이 지났습니다. 팔로워는 10만 명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해 한 달 매출이 1억 2천만 원을 찍었습니다. 웰시는 단 한 명도 직접 만나지 않았습니다. 명함도 교환하지 않았습니다. 회식도, 골프도, 동문회도 없었습니다. 그가 한 일은 단 하나였습니다. 글을 썼습니다.
Chapter 14는 외향형의 게임이었다
Chapter 14에서 우리는 외향형의 게임을 봤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신뢰를 쌓고,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법. Expert Network에 등록해서 시간당 50만 원 받기, 동문회에 나가서 컨설팅 기회 잡기, 스타트업 생태계에 진입해서 멘토가 되기.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맞는 건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이런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사람 만나면 에너지가 소진됩니다. 회식보다 집에서 책 읽는 게 좋습니다. 골프나 술자리보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내향형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다른 게임이 필요합니다.
23개월의 존버, 그러나 지갑은 비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저스틴 웰시의 화려한 결과만 봅니다. 6년 만에 140억. 직원 0명. 하루 4시간 근무. 경제적 자유.
하지만 저는 그의 초기 23개월이 더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아무도 안 보는 글을 23개월 동안 쓸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르코&렉스 뉴스레터가 웰시의 데이터를 샅샅이 분석한 자료를 봤습니다.
2019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23개월 동안 웰시가 번 돈은 약 4.3억 원이었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수익 구조였습니다.
68.1%가 컨설팅 수익이었습니다. 31.9%만 디지털 제품 수익이었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웰시는 글을 쓰며 전자책을 팔았지만, 정작 그를 먹여 살린 건 컨설팅비였습니다. 월 평균 1,300만 원. 회사원 연봉처럼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돈이었습니다.
웰시는 유니콘 기업 PatientPop에서 매출 총괄 임원을 지냈습니다. 매출 0원짜리 회사를 600억까지 키운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이 그에게 자문을 요청했습니다. "우리 회사 영업 조직 좀 봐주세요." "SaaS 제품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요?"
웰시는 시간당 수십만 원을 받고 조언했습니다. 그 돈이 매달 1,300만 원씩 쌓였습니다.
그래서 웰시는 글이 안 먹혀도 괜찮았습니다. 9개월 차에 내놓은 LinkedIn Playbook 전자책은 첫 달에 1,000만 원을 벌었지만, 이후 1년 넘게 월 400만~500만 원에서 횡보했습니다. 성장이 멈췄습니다. 하지만 웰시는 조급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컨설팅비가 들어오고 있었으니까요.
"이건 보너스야."
웰시는 23개월 동안 글을 쓰며 신뢰를 저축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 찐이야." 그래서 24개월 차, 웰시가 $150짜리 LinkedIn OS를 내놓자 사람들은 달려들었습니다. "저평가 우량주잖아?"
그 달 매출이 1억 2천만 원을 찍었습니다. 20배 폭발이었습니다.
온라인은 신뢰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르코&렉스의 '업 언번들링' 뉴스레터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브랜딩이란 건 지하철역 전단지와 신문 하단 광고였습니다. 신뢰는 사무실에서 맥심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 끝없이 이어지는 대면의 시간 속에서 쌓였습니다. 전문성은 긴 만남을 견뎌낸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느리게 작동하는 산물이었죠."
그런데 스마트폰이 이 모든 걸 먹어치웠습니다. 신문사, 방송국, 홍보팀이 검은 유리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플랫폼은 "누구나 올릴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다음입니다.
누구나 올릴 수 있으니, 누구나 묻힙니다. 누구나 말할 수 있으니,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오프라인은 이렇게 작동했습니다: 맥락 → 관계 → 신뢰 → 거래. 커피를 세 번은 마셔야 수십만 원짜리 지갑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은 다릅니다: 해결 → 신뢰 → 거래 → (조건부) 관계. 3초 안에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느낌을 줘야 '저장' 버튼이라도 눌러줍니다.
치히로의 북일본 여행 영상을 생각해보세요. 46분짜리 영상, 조회수 40만. 그는 한 명도 직접 만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40만 명이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 여행을 정말 잘 아는구나." "이 사람이 추천하는 곳이면 믿을 만하겠다."
신뢰가 생겼습니다. 만나지 않고도.
정보는 0원이 됐지만, 해석은 여전히 비싸다
AI가 모든 정보를 공짜로 줍니다. ChatGPT에 물으면 뭐든 나옵니다. 그렇다면 글은 의미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정보는 0원이 됐지만, 해석은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르코&렉스 뉴스레터를 봤습니다. 그들은 저스틴 웰시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Raw Data를 수집하고, 월별 매출을 추적하고, 타임라인을 정리했습니다. 이 정보는 인터넷에 다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렇게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르코&렉스는 맥락을 제공했습니다.
"웰시가 140억을 번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했던 건, 영어권 시장이 3억 명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똑같이 하면 10억도 어렵습니다. 웰시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140억은커녕 부업 유튜브나 찍고 있었을 겁니다."
같은 데이터입니다. 다른 해석입니다. 이게 콘텐츠의 힘입니다. 정보가 아니라 관점을 파는 것입니다.
저스틴 웰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링크드인 글쓰기 방법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링크드인 글 쓰는 법"은 구글에도 있습니다. ChatGPT도 알려줍니다.
웰시가 파는 건 방법이 아닙니다. 관점입니다. "링크드인은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도구다." "하루 4시간만 일하고도 10억을 벌 수 있다."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사업을 할 수 있다."
이 관점이 사람들을 움직였습니다.
글쓰기는 자산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브런치 작가가 있었습니다. 3년 동안 주 1회 글을 썼습니다. 총 150편. 처음엔 아무도 안 읽었습니다. 6개월 차에 조회수 100, 1년 차에 조회수 500.
하지만 3년 차, 그의 글 하나가 바이럴됐습니다. 조회수 10만. 그리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책으로 내시죠."
그는 3년 동안 쓴 150편의 글을 엮어서 책을 냈습니다. 인세 3,000만 원. 그는 3년 동안 자산을 쌓은 겁니다.
B씨는 50대 IT 컨설턴트입니다. 그는 링크드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제는 "23년 경력자가 본 디지털 전환의 함정"이었습니다. 6개월 후, 그의 글 하나가 1만 조회수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 임원이 DM을 보냈습니다.
"우리 프로젝트에 자문해주실 수 있나요?"
계약금 600만 원. 3개월 프로젝트. B씨는 한 명도 직접 만나지 않았습니다. 글 하나가 그를 찾아온 겁니다.
"링크드인은 한국에서 안 먹혀요."
흔한 편견입니다. 하지만 틀렸습니다.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SNS로 포지셔닝됐기 때문에, 대기업 직장인들의 이용 니즈 자체가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명함을 갖고 있을 때 쉽게 유니크해질 수 있습니다.
내향형은 어떻게 시작하는가
내향형이 콘텐츠로 수익화하는 법을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글부터 씁니다. 목표는 찐팬 100명입니다. 전략은 주 1회, 일관된 주제로 글쓰기입니다. 어디에 쓸까요? 브런치는 한국어 독자 대상이고 검색에 강합니다. 링크드인은 B2B 전문가 대상이고 신뢰도가 높습니다. 블로그는 SEO에 유리하고 장기 자산입니다.
무엇을 쓸까요? 당신이 7년, 10년, 23년 동안 한 일을 씁니다. 실패한 프로젝트를 씁니다. 배운 교훈을 씁니다. 정보가 아니라 경험을 씁니다.
그 다음, 신뢰를 쌓습니다. 목표는 월 100만 원 부수입입니다. 전략은 콘텐츠를 자산화하는 겁니다. 전자책 1~2만 원, 온라인 강의 5~10만 원, 1:1 컨설팅 30~50만 원.
조회수가 아니라 전환율을 봅니다. 1,000명이 봤는데 1명만 사도 성공입니다.
마지막으로, 확장합니다. 목표는 월 300만 원 이상입니다. 전략은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확장하는 겁니다. 블로그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유튜브로. 글에서 강의로, 강의에서 커뮤니티로.
하지만 순서를 바꾸지 마세요. 글부터 시작합니다.
AI가 내향형의 약점을 보완한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두려워합니다. "나는 글재주가 없어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괜찮습니다. AI가 있습니다.
ChatGPT에게 초안을 맡기세요. 그리고 당신의 전문성으로 다듬으세요. AI가 짠 글 70점 + 당신의 경험 30점 = 100점 콘텐츠입니다.
내향형의 가장 큰 무기는 글쓰기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한 편의 글을 쓰는 데 3시간. 주 1회면 한 달에 12시간. AI를 쓰면 1시간 만에 3,000자 글이 완성됩니다.
내향형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네트워킹입니다. 특히 "가벼운 대화", "팔로우업 메시지". AI를 쓰면 첫 연락 메시지를 작성해줍니다. 미팅 후 팔로우업도 써줍니다. 정기 연락도 자동화해줍니다.
내향형이 가장 싫어하는 "소셜 스킬"을 AI가 대신합니다.
중요한 건 꾸준함입니다. 완벽한 글 1편보다, 괜찮은 글 10편이 낫습니다. 저스틴 웰시도 처음엔 아무도 안 봤습니다. 하지만 23개월을 버텼습니다.
당신도 버틸 수 있습니다.
외향형과 내향형, 같은 목적지로 가는 다른 길
Chapter 14와 Chapter 15, 외향형의 게임과 내향형의 게임. 두 길은 다릅니다. 하지만 목적지는 같습니다. 수익화.
외향형은 사람을 만나 고객을 확보합니다. 내향형은 콘텐츠로 신뢰를 쌓습니다. 어느 길이 더 나을까요? 없습니다. 당신의 성향에 맞는 길이 정답입니다.
사람 만나는 게 좋다면, Chapter 14로 가세요. 혼자 생각하는 게 좋다면, Chapter 15로 가세요. 두 길 모두, 50대의 경험을 자산으로 바꿉니다. 두 길 모두, 당신을 자유롭게 만듭니다.
"지금 알았더라면" ⑧: 10년 전부터 글을 쓸걸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뭘 하시겠습니까? 저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개인 브랜드를 먼저 만들었어야 했다. 회사 명함이 아니라, 내 이름으로 신뢰를 쌓았어야 했다."
40대 초반부터 두 가지를 동시에 했어야 했습니다. 외향형 전략으로 명함 있을 때 외부 네트워크 200명을 확보하고, 내향형 전략으로 매주 글 1개씩, 10년이면 500개 콘텐츠를 쌓았어야 했습니다.
그럼 퇴직 시점에 네트워크 200명 + 콘텐츠 500개. 이 자산으로 시작했을 겁니다. 훨씬 빠르고, 덜 두렵게 시작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알았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부터 씁니다.
당신은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23년의 경험, 500번의 실패, 그 속에서 배운 교훈. 이제 그걸 글로 쓰면 됩니다.
브런치든, 링크드인이든, 블로그든.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입니다.
저스틴 웰시의 첫 글도 아무도 안 봤습니다. 치히로의 첫 영상도 조회수 100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첫 글을 씁니다. 23개월 후, 당신의 세상이 바뀝니다.
[주석] 저스틴 웰시의 매출 데이터는 르코&렉스 뉴스레터에서 인용했습니다. 2019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23개월간 약 4.3억 원 매출, 이 중 68.1%가 컨설팅 수익이었습니다. 치히로님의 북일본 여행 콘텐츠는 지식창업 시뮬레이션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