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네이션

피에르 쉘러 감독의 원 네이션(2018)

by 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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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혁명


혁명이란 지극히 현실적이다. 혁명은 낭만적이지도 고귀하지도 않다. 혁명은 누군가의 굶주림으로부터, 그저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다. 그곳에 영웅은 없으며 성난 군중만 있을 뿐이다. 군중은 살기 위해 빠르게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소수의 의견은 묵살되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혁명은 다른 소설이나 영화에서 마주했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마치 영화적 껍데기를 벗어던진 본연의 모습, 혁명의 민낯을 본 기분이다. 이것이 진짜 혁명인 것이다.



혁명을 담아낸 방식


이 영화는 그런 혁명의 본질적인 부분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음향은 다소 영화적인 느낌이 들었으나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극적인 느낌은 적었다.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준 점에서 마음이 더 간다.


혁명을 소재로 한 다른 영화는 대체로 무겁다. 적과 아군의 경계는 명확하며 굉장히 드라마적이다. 혁명 자체보다는 그 혁명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개인, 그중에서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든 일이 엮이게 된다. 이런 영화들에 있어 실제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주인공의 스토리이고 혁명은 이를 거들뿐이다.


이와 달리 원 네이션의 경우 주인공의 고난과 역경, 슬픔, 승리와 같은 것들엔 크게 중심을 두지 않은 듯하다. 그보단 당시의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담백하게 전달하려 한 것 같다. 특히나 마지막 씬은 여러 인물의 연설 장면을 길고도 지루하게 늘어놓는다. 덕분에 감동과 울림, 여운으로 쉽게 자릴 뜨지 못하게 하는 여느 혁명 영화와는 달리 가뿐히 자릴 뜰 수 있었다.


그렇다고 쉬운 영화는 아니었다. 마음은 가벼웠을지언정 혁명이란 단어가, 시민이란 단어가 지니는 의미는 더 복잡하고 무거워졌다. 쉽게만 여겨지던 것들이 지금의 형태를 갖추기까지 거쳐 온 오랜 세월과, 많은 이들의 희생과, 입씨름과, 생각과 투쟁이 머릴 어지럽힌다.



프랑스인들에 의한


그동안 봐온 프랑스 영화 속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주워들어 친숙한 프랑스 사람들의 모습이 이 영화에도 잘 담겨있다. 불어가 아니었어도 아 이것은 프랑스 사람들의 이야기구나 했을 것이다. 지금의 프랑스 문화가 이런 혁명에서 시작되었음이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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