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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독방 늙은이 Sep 28. 2016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뱅킹

아이폰 사용자가 뭔 죄?!?

은행에서 여수신 상품 가입을 하다 보면 '거래 추가 약정'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고객을 잡아두거나 많은 거래가 일어나게 해서 추가 수익을 얻고 금리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보통 이런 거지.(내가 이번에 K은행 대출받으면서 한 항목)


- 급여(연금) 이체 : 직전 2개월 100만 원 이상 이체 실적(연 0.2%)

- 주택청약저축 가입(연 0.1%)

- (문제의) 스마트뱅킹 : 전월 이체 2건 이상(연 0.1%)


이렇게 3가지 추가 약정을 하고 최종 지급,후말소 처리를 하러 어제 갔는데 혹시나 업데이트가 안되어 스마트뱅킹에서 불안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난 iOS10으로 업데이트를 했는데 K은행의 앱은 아직 지원이 안되고 있어 리뷰에도 고객들 불만이 득실득실하였다. 


대출담당 과장에게 최종 확인하다가 이 부분을 이야기했다. 


- 나 "스마트뱅킹 추가 약정을 했는데 너네 회사가 모바일 대응을 제대로 못해 서비스 사용을 못하는 것이니 0.1% 혜택 부분은 유지가 되어야 맞지 않는가?"


- 담당과장 "아 그 부분은 회사 시스템 문제라 그게 안되면 혜택을 드릴 수 없다."


- 나 "그게 왜 고객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냐? 스마트뱅킹 우대 조건을 약정에 해 놓았으면 모든 고객이 사용하는데 지장 없게 만드는 것이 너네 의무인데 그게 안되어 고객이 불이익을 보는 것이 왜 너네 책임이 아니냐?" 


- 담당과장 "시스템이 안 되는 걸 내가 어찌할 수 없다. 다른 추가 약정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


- 나 "어이가 없다. 그럼 나 보고 지금 안드로이드 폰으로 바꾸라는 것이냐? 일단 다른 약정으로 바꾸겠지만 이 부분은 너네 회사의 심각한 문제이다."


이 담당 과장 개인의 책임은 아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는 한숨만 쉴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K은행은 근 시일 내에 iOS 10을 지원하기 어려울 것 같아 0.1% 이자를 더 내는 리스크를 내가 감수할 필요가 없어 다른 약정으로 바꾸긴 했다. 자 여기서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걸 알아야 한다.


내가 창구에서 대출 처리하고 상담을 하는 그 순간에도 바로 옆 창구에서는 텔러들이 고객들에게 스마트뱅킹 추가 약정을 가장 우선 추천하며 거래를 유도하고 있는데 나의 경우와 같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이나 고객 지원 매뉴얼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 사용자 A라는 사람이 스마트뱅킹 우대금리 추가 약정을 해서 10억 대출을 받았다고 치자. 그럼 할인받을 수 있는 금리 0.1%만 반영해도 연 1천만 원의 이자 감면 혜택을 받고 있었는데 iOS 업데이트하고 나서 은행 앱이 지원이 안되어 수개월 쓸 수 없게 되면 그 수개월 동안은 이자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10억 예치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연 1천만 원의 이자 수익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자, 이런 경우 과연 이게 아이폰을 사용하는 A의 잘못인가?


현재 W은행의 경우 업데이트 반영을 해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지만 고객들 폰 환경에 따라 되고 안 되는 경우가 있어 보인다. 애플의 경우 OS 업데이트 반영 전에 개발자 버전이 나와 빨리 대응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애플의 앱 심사가 까다롭다고는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해당 은행과 애플 간의 문제이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기존 거래 고객이 떠안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K은행의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오늘까지도 이런 부분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다.

최소한 홈페이지, 앱 공지와 스마트뱅킹 약정을 한 고객들 대상으로는 안내 메일이나 문자 등을 보내서 사전 고지를 해야 하는 것이 은행의 의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K은행만의 문제는 아니고 국내 은행 전반적인 문제라 본다. 모바일 뱅킹 사용자가 수백만 거래액이 수백조라고 홍보만 할게 아니다.


고객이 금전적 손실을 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인데 은행 직원들은 큰 문제가 아닌 듯이 보고 대응하는 것을 보고 또 결국은 고객인 내가 원치 않는 선택을 해야 하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폰을 내밀면 거의 대부분이 쩔쩔맨다. 개인이야 뭘 쓰던 관계는 없지만 스마트 약정까지 걸어서 모객을 하고 있는 기업의 고객 담당자들이 아이폰은 나 몰라라 하는 걸 왜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지 정말 정말 납득할 수가 없다. 형식적인 CS나 쓰잘데기 없는 경영 직무교육들 없애고 아이폰 고객 대응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과 매뉴얼 제작 배포 등이 급선무이다. 갈 때마다 어처구니가 없음....


뭔가 거창하고 많다. 하지만...


각설하고... 여하튼 실제 은행 모바일 뱅킹 사용자 중 iOS 10을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은 못해봤지만 그들은 모두 0.1% 씩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손실을 볼 처지이다.


이 글을 보시는 iOS 10 업데이트한 아이폰 사용자 중에 스마트뱅킹 약정하신 분은 빨리 확인해 보시길... 이자가 더 나갔거나 이자가 덜 들어왔던가 할 수 있다.


-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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