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퇴직 4,50대 중장년층의 창업은?
#참고 포스트 : '퇴직, 창업을 한다고요?'
어느덧 시간은 흘러 40대 끝물.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업자를 내고 자영업(?)을 시작한 지도 만 5년이다.
좋은 파트너들 만나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40대가 되어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에서 퇴직을 한 후에 먹고살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건 여전히 녹녹지 않다. 재취업이 가능한 분이라면 무조건 재취업을 권한다. 하지만 작금의 노동 시장에서는 시니어급들의 재취업은 웬만하여서는...
하는 일 때문에 만나는 스타트업들이 있는데 대 부분 2,30대 후배님들이다. 그들과의 업무 미팅을 하려다 보면 가끔은 창업지원센터 등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 관련 이야기를 마치고 여담으로 입주 프로세스를 물어보니 케이스타트업 홈페이지나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창업자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했다고 한다. 물론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만 40세가 넘어가는 시니어급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청년에 비해서 지원되는 범위도 좁고 혜택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시도 조차를 하지 않았었다. 2013년 모 기관에서 창업 자금 대출받을 때도 담당 팀장이 이런 소리를 하더라.
"좀 더 일찍 창업을 하시지...(39세 이하일 때) 그러면 금리 혜택 등 지원받을 게 많을 텐데요."
하... ㅠㅠ 그게 말처럼 쉽게 되는 건가? 각설하고...
여하튼 지난 정권이나 현 정권이나 시니어들의 창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친절하고 청년 창업에 비해 상대적 역차별도 존재한다. 최근에 케이스타트업을 통해서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와 시니어 기술창업지원에 가입을 해 보고 몇몇 센터 방문과 상담을 해본 것을 공유해 본다. 갈 곳 잃은 4,50대 시니어들은 참고 정도만 하시길...
1인 창조기업지원센터에 대해서는 관련 홈페이지나 뉴스 기사 등을 통해서 많이 언급이 되었으니 길게 설명은 안 하고 아래 이미지를 참고하시면 되는데... 실제 센터를 가보니 이렇더라.
- 홈페이지에서 정회원 가입 신청 후 2일 정도면 승인 여부 확인(가입 가능 여부는 시뮬레이션 가능)
- 승인이 되면 근처 센터에 전화 방문하여 카드 수령(아래와 같은 카드)
- 카드 발급을 하면 필요한 공유 공간을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고 방문해서 바코드 리더기에 카드 뒤편에 있는 바코드를 읽히면 된다.(입주가 아니라 잠깐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
- 그런데...모든 센터가 그렇지 않을 거라 보지만 내가 방문한 센터의 경우에는 공유 오피스로 활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공간들이었다. 글로벌 브랜드 공유 오피스와 비교를 하기에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비교를 안할 수 없다. 비용이 없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이라는 것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비용에 대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 아래 센터를 보면 민간 기관이나 기업에 위탁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유 오피스의 경우엔 그 방법 보다는 1인 창조기업 정회원에게 바우처(연간 1,2백만원 정도?)를 제공해서 특정 카페(스타벅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 싶다. 실업자를 위한 내일배움카드제가 있듯이... 어차피 저 민간 기업들에게 나가는 예산이 있을테니까.
- 아래 표를 보면 제외되는 직종이 있는데... 무조건 IT나 지식서비스 분야만 창조기업이라고 누가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아래 업종 중에서도 혼자서 열심히 새로운 것을 발굴해내고 사업화하려는 분들이 단 한 명도 없을까? 이런 기준부터 다시 재정립을 했으면 한다.
- 사무실 입주를 위해서는 케이스타트업에서 총괄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센터별 입주사 모집 공고가 나오면 그걸 보고 지원을 해야 한다. 사업계획이나 과제 제출 등으로 심사를 한다고 한다.
- 경영, 회계, 영업, 법무 등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 센터 직원에게 물어보았는데 상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설사 받고자 한다고 한들 창업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센터의 일정에 맞추어야 한다. 지원센터라는 명칭이라면 창업자들 중심으로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 그 외 사업 제휴 등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묻지도 않았다. 대략 그림이 보이기에...
- 창업 관련 교육 등은 센터별로 이루어지는 데... 글쎄, 잘 모르겠다. 그런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별 도움이 안 되는 분들도 있을 터이니 이 부분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창업자들의 니즈는 더 다양할 터, 좀 더 깊이 있는 전문가들의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도 같이 필요하다.
- 한정된 공간이기 때문에 냉정하고 합리적인 심사 제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직장 생활 20년 이상한 시니어들에게는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갑자기 퇴직한 시니어들이 20대 청년 창업자들처럼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 기획력으로 사업 계획을 한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다. 일반화시킬 수 없다. 이러한 시니어들의 현실을 조금 반영을 한다면 청년 창업을 위한 별도의 혜택이나 프로그램이 있듯이 시니어들만을 위한 별도의 혜택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것이 뭉뚱 거려 져 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기회는 청년 창업자들에게만 갈 수밖에 없다.
- 알아서 찾아먹지 못하는 것이 바보 아니냐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갓 퇴직한 4,50대들은 바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그동안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때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정부의 책임도 크다.
- 시니어들 이어, 재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하여 사업자를 내고 해당 사업이 위와 같은 1인 창조기업에 해당이 된다면 가능한 모든 것을 찾아서 드시길(?). 어차피 관련 기관이나 정부에서는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다음으로 시니어 기술창업지원이 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완전히 교육에만 포커싱이 맞추어져 있다. 필자의 사무실(집?) 바로 앞에 센터가 한 곳 오픈해서 찾아가 보았더니... 무슨 교육 과정 운영이 되고는 있는데 담당자는 없고 사무 공간에는 사람이 전혀 없어 그냥 나오고 나중에 전화로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미리 예약하는 시스템은 없고 방문해서 자리가 있으면 그냥 앉아서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_-
- 역시 센터별로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지원 내역이 다르니 원하는 센터의 공지 사항을 참고하면 된다.
-1인과 마찬가지로 창업자가 당장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실시간 지원을 받는 시스템은 아니다.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운영이 된다.
위와 같은 프로그램이나 지원도 고맙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퇴직한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부분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공간 지원이 아니라... 내가 그동안 해온 일을 가지고 퇴사해서도 먹고살 수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 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까? 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정신적 스트레스 등도 무시 못한다.)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
몇몇 센터를 방문, 상담을 해보았고 타 센터도 곧 방문해 볼 예정이지만 아마도 위와 같은 고민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수십억, 수백억 투자받는 스타트업이나 정부의 창업 자금 운영과 관련된 뉴스 기사를 보면 우리네 4,50대들은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시장과 기업의 고용 환경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가장 위태로운 연령대가 바로 4,50대 들이다. 그들이 퇴직 후 재취업이 안될 경우 창업을 해서라도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그들이 무너지게 그대로 방치한다면 그로 인한 사회, 경제적인 여파는 작지 않을 것이다.
結.
청년 창업도 중요하지만 못지 않게 퇴직 시니어에 대한 케어는 더 중요합니다. 청년 창업 제도와 똑같은 조건으로 운영한 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창업하지 마시고 회사에 붙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한다면 현재 있는 지원 제도 등 적극적으로 찾아서 활용하시되 그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언가를 먼저 정의 내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