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

시간이 가장 비싸다.

by 솜이


할머님이 남편을 키워줬다. 고등학교때까지 남편은 할머니와 한방에서 잤다. 남편은 둘째인데, 할머니는 둘째인 남편은 놀게하고, 첫째인 아주버님만 신경썼다고 한다. 그덕에 아주버님은 약간 삐뚤어졌고, 남편은 자유분방하게 잘 컸다.

결혼할때도 할머님덕분에 잘 큰, 손자를 만나게되어서 감사하다고 편지를 썼다.


90살에도 지하철을 우장산에서 일원동까지 1시간 넘게 환승하며 타실정도로 정정하셨다. 그런 할머니가 아프시다. 92살이다.


며칠전, 할머님이 혼자서는 못살겠다며 요양원가겠다고 시댁으로 오셨다. 그 주에 시댁에 할머님을 뵈러갔는데, 3달만에 본 할머님은 너무나도 야위었다. 정정하던 분이 거동도 쉽지않았다.

다음날 이대목동병원에서 암이라는 결과를 들은걸 남편이 전화로 담담히 말해줬다. 그날 남편은 우리가 잘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들어오지 못했을것이다.

아이들이 자러 들어갔다는 문자에, 그제서야 남편의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잠이 들지 않았던 나와 아이들은 뛰어가 남편을 안았고, 남편은 그순간 강처럼 울었다. 바다처럼 울었다. 남편의 그런울음은, 처음이었다.

그런 남편에게 해줄수있는게 없다.


며칠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했다.


며칠후 다시 뵌 할머님의 모습은 조금 나았다. 그 후로 남편은 밥도 먹고, 잠도 잔다.


2년전 구순, 4대가 함께 부산 조선호텔에 갔다. 좋은호텔방에서 자고, 비싼부페도먹으며 2박을 함께했다.


그 시간이 생각났다. 그때는 소중한 시간인줄 몰랐다. 언제든 돈만 내면 다시 갈수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건강해야 갈 수 있는거였다.


할머님을 보며, 건강한 엄마아빠와 밥먹고, 투정부리고, 애들 맡기고..이런일상이 그냥일상이 아니란걸 알았다.

이건, 돈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나도 값진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일기는 나의 다짐이기도 하다.

지금 부모님과의 시간은 황금이다.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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