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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Jun 05. 2018

리메이크를 기다리며 되새겨 보는, 파이널 판타지 7

추억의 명작, 파이널 판타지 7 속으로

흔히 일본의 3대 RPG라고 하면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 그리고 젤다의 전설을 꼽습니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뛰어난 그래픽과 연출력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그중에서도 시리즈 최초의 3D 그래픽을 도입한 파이널 판타지 7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약 3년 전인 E3 2015 게임쇼를 통해 파이널 판타지 7의 리메이크 소식이 공개되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는데요. 오늘은 이 파이널 판타지 7이 왜 이렇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지, 또 시리즈 전체에서 어떠한 위상을 갖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게임


1980년대 후반 드래곤 퀘스트는 일본의 국민 게임으로 불리면서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합니다. 파이널 판타지는 드래곤 퀘스트의 아류작으로 출발했지만 나름대로 독자적인 게임성을 구축하면서 인기를 얻어 갔습니다. 시리즈 3가 처음으로 일본 내 판매량 100만 장을 넘었고, 시리즈 5에 이르러서는 245만 장을 판매하며 드래곤 퀘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본 게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슈퍼패미콤으로 출시된 마지막 작품인 파이널 판타지 6는 지금도 시리즈 최고의 작품을 선정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될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 게임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6의 높은 완성도는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습니다. 더욱이 그 당시에는 3D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게임에 도입되던 시기였으므로, 파이널 판타지의 차기작 역시 3D 그래픽이 유력한 것으로 점졌습니다.



한편, 파이널 판타지 6가 출시된 1994년은 게임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한데요. 바로 소니의 첫 번째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의 새턴이 출시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니는 게임 시장의 완전한 신입이었고, 세가는 만년 2인자였으므로, 사람들의 관심은 닌텐도의 차세대기에 쏠려 있었습니다. 그동안 쭉 닌텐도 게임기로 시리즈를 출시해 왔던 파이널 판타지도 당연히 닌텐도의 후계기로 신작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죠.


닌텐도의 차세대기는 결국 플레이스테이션보다 1년 반 늦게 출시되었고, 게임 시장의 패권도 소니에게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파이널 판타지의 신작은 신입생인 소니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출시가 늦어지면서 사실상 맞대결을 펼치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의 승부가 일순간에 플레이스테이션 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7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스테이션을 구매하기 시작했고, 플레이스테이션의 판매량이 늘자 플랫폼을 저울질하던 서드파티들이 대거 플레이스테이션 쪽으로 몰리게 된 겁니다.


파이널 판타지 7을 영접하고 게임 시장의 신흥 강자로 등극한 소니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최고 흥행작


파이널 판타지 7이 처음부터 3D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3D 그래픽이 게임 시장에 도입되기는 했지만, 대체로 모델링의 수가 한정된 대전 격투 게임 등에서 활용되었습니다. 개발사인 스퀘어 내부에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결국 내부 논의를 거쳐 3D로 제작하는 것이 결정되었습니다. 이후 파이널 판타지 6를 기반으로 한 테크 데모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7이 발표되기 전 공개했던 3D 테크 데모. 파이널 판타지 6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이왕 3D로 제작하는 김에 영화 같은 연출을 극대화하는 개발 방향을 선택했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파이널 판타지 7의 전설적인 오프닝이 탄생하게 됩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7에서 메인 일러스트레이터를 아마노 요시타카에서 노무라 테츠야로 교체하게 되는데, 이 역시 결과적으로 3D 그래픽을 구현하는데 더 적합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조악한 폴리곤 덩어리로 보이겠지만, 당시 게이머들이 느낀 비주얼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이렇듯 파이널 판타지 7의 많은 변혁을 통해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을 일궈냅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전작인 6의 경우 일본 내에서 약 255만 장, 이를 포함한 전 세계 판매량은 약 342만 장으로 추정되지만, 파이널 판타지 7은 일본 내에서만 약 400만 장, 전 세계 판매량은 약 1035만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위상이 일본 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마침내 전 세계로 뻗어 나간 것이죠.




드디어 결정된 리메이크, 하지만...


스퀘어 에닉스는 자사의 고전 게임들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하면서 리마스터와 리메이크를 진행해 왔습니다. 리메이크 된 작품들은 전부 파이널 판타지 7 이전의 2D 그래픽 기반의 게임들이기는 했지만, 과거 작품의 리메이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7의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스퀘어 에닉스는 리메이크와 관련된 떡밥만 지속적으로 투척하면서 팬들의 애를 태웁니다.


초기 작품들은 새로운 그래픽과 시스템을 추가한 리메이크 버전이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었습니다.


다른 작품과 비교해 유독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에 대한 팬들의 열망이 강한 편인데,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가장 흥행한 작품이면서 본편에서 파생된 게임과 영상물 등이 꾸준히 제작되어 팬덤이 유지된 점, 그리고 무엇보다 어드벤트 칠드런에서 등장한 완전 리뉴얼 된 캐릭터들과 그래픽으로 다시 한 번 명작을 즐기고 싶다는 바람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오리지널 파이널 판타지 7의 캐릭터 모델링은 투박한 폴리곤 덩어리의 집합체에 불과했죠. 후속작인 파이널 판타지 8의 캐릭터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극명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7의 히로인 중 한 명인 티파의 오리지널 모습(왼쪽)과 영상물에서 환골탈태한 모습.


한때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가 스퀘어 에닉스 최후의 보루라는 소리도 있었습니다.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 히든카드로 꺼낼 것이라는 농담 섞인 예측이었는데, 다행히 그 이전에 리메이크가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리메이크를 발표한지 벌써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동안 이렇다 할 진척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얼마 전에는 개발자를 추가 모집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설마 지금부터 개발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죠. 이번 E3 2018에서 어떠한 새로운 소식이 들려올지 모르겠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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