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중국산 제품은 예로부터 가격은 싸지만 품질이 낮은 ‘짝퉁’ 물건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이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그랬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최근 2~3년간 보여준 모습은 더 이상 중국산이라고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질적, 양적으로 개선된 모습입니다. 이미 인도 등 차세대 해외 개척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금의 중국을 상징하는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샤오미는 현재 국내에 가장 친숙하게 알려진 중국 기업 중 하나입니다. 흔히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평균 이상의 품질, 그리고 디자인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죠. 지난 3월 출시한 신작 ‘미 믹스2S’ 역시 스냅드래곤 845, 소니의 IMX636 카메라 센서 및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 15.21cm(5.99”) 풀HD 화면 탑재 등 최근 시판 중인 최신 프리미엄폰들 못지 않은 사양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고가는 고작 56만 원대에 불과합니다.
샤오미 제품들의 가성비가 뛰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철저히 낮은 마진율을 고수하는 영향이 큽니다. 얼마 전 샤오미 기업 공개 현장에서도 CEO 레이쥔은 ‘샤오미 하드웨어 제품은 영원히 마진율 5%를 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대신 단말기를 통해 지원하는 자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를 꿈꾸고 있는데요. 이런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며 최근에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도 나서는 등 꾸준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사이기 전에 이미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대표적인 민족 기업으로 중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원 아래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죠. 실적도 좋습니다. 2016년 4분기에는 1위 삼성, 2위 애플에 이어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에 올랐으며 이 순위는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판매량의 상당수가 중국 내수에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스마트폰 제조 능력으로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추세입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특히 자체 AP와 카메라 개발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요.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전용 프로세서 기린 970을 탑재한 ‘메이트10 프로’를 내놓은 바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다시 세계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P20 Pro’를 공개하며 삼성 애플 못지않은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2016년 화웨이가 미국에 판매한 수백만 대의 스마트폰에서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중국 서버로 전송하는 백도어가 발견되며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금지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중입니다.
오포(OPPO)와 비보(VIVO)는 화웨이에 이어 각각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4,5위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같은 모기업을 두고 있는 형제 기업으로 성장 전략도 비슷합니다. 독특한 온라인 판매 전략과 저가 단말기로 승부하는 샤오미와 달리, 가격은 약간 더 높아도 품질 향상에 집중하고 중소형 오프라인 유통망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중국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기술적으로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비보만 하더라도 최근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인식 스마트폰 X21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ZTE는 초기 화웨이와 함께 중국 내 선두를 다투던 기업이었습니다. 이후 오포와 비보에게 추격당하며 현재 중국 내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의외로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독특한 기업이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대부분이 내수 판매에서 큰 힘을 얻는 반면에 ZTE는 미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5%, 4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UN의 북한, 이란 제재를 거스르고 이들에게 장비를 판매한 대가로 올해부터 향후 7년간 미국 기업의 부품을 쓸 수 없는 처분을 받았죠. 이로 인해 지금 ZTE의 스마트폰 사업은 사실상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ZTE 역시 화웨이처럼 중국 정부의 비호를 받는 기업인 탓일까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이후 ZTE에 대한 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ZTE의 스마트폰 사업이 조만간 회생할 가능성 또한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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