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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Sep 11. 2018

긴급재난문자 지원, 굳이 최신 OS여야 하나

‘삐-이익!’ 얼핏 들어도 불길하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 일반 알림보다 훨씬 긴 진동을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는 폭염, 지진, 홍수 같은 긴급상황 발생 시 이를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한 공적 문자 메시지입니다. 지난 포항 지진 당시엔 미약한 진동이었지만 이것이 서울에 도착하기도 전에 경고가 전파되는 등 나름의 역할을 증명하기도 했는데요. 일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이런 재난문자 수신이 불가능했습니다. 그 수는 무려 60만 명(SKT 추산)에 이르는데요. 다행히 안드로이드 9.0부터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긴급재난문자를 받아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재난문자 못 받는 외산 자급제, 직구폰 사용자들


긴급재난문자는 CBS, 셀 브로드캐스팅(Cell Broadcasting)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합니다. 특정 지역 기지국에 연결된 스마트폰에만 전파를 송신하는 기술인데요. 이를 통해 재난 발생 지역에 위치한 사람만 골라 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와 함께 수신자의 스마트폰이 ‘한국형 재난문자 규격(KPAS)’을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외산 자급제 단말기, 국내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는 해외 직구 스마트폰에는 이 기술이 탑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보편적으로 이뤄졌어야 할 긴급재난알림망에 구멍이 존재해왔던 거죠.





SKT X 구글, KPAS 안드로이드 기본 탑재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한 건 정부가 아닌 SK텔레콤입니다. SKT는 지난해 말 구글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한국형 재난문자 규격을 내장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를 구글이 받아들이며 9.0 안드로이드 파이(Pie) 버전부터는 운영체제 단에서 긴급재난문자를 수신할 수 있게 됐습니다. SKT는 이 과정에서 구글 측에 국내용 재난문자 유저 인터페이스(UI)와 기타 필요 사항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현재 시스템 구축 후 송수신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최신 안드로이드 사용자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맹점이 하나 있죠. 바로 ‘모든 안드로이드’가 아닌 ‘안드로이드 9.0 이상’이라는 부분입니다. 이 말은 즉, 올해나 작년에 출시된 프리미엄 고가 단말기나 내년 이후 출시될 최신폰이 아니면 여전히 긴급재난알림 서비스를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안드로이드는 다양성이 장점이지만 소수의 고가 단말기를 제외하면 장기적인 판올림 업데이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질병으로 앓아왔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1년 전 공개된 8.0 ‘오레오’ 역시 2018년 8월 기준 전체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에서 고작 5.7%를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보통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오래되거나 저가 단말기에 대한 대형 판올림 지원을 기피하곤 합니다. 아쉽지만 업데이트를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는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차라리 구글이 긴급재난문자 관련 소스를 모든 버전에 적용 가능한 펌웨어 형식으로 배포했으면 어땠겠느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로선 안드로이드 9.0 이상이 보편화될 수년 후까지 기다리는 방법뿐이죠. 어쨌든 장기적으로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난 알림 서비스를 받게 된 부분은 분명 환영할 일로 보입니다.



<정정합니다>


본문에 언급된 'KPAS(Korea Public Alert System)'는 재확인 결과 공공기관에서 보낸 긴급재난문자를 일반적인 '문자 메세지' 형태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표준 LTE 기반의 외산 자급제, 해외 직구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일회성 팝업 형태의 긴급재난 '알림'은 수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맞습니다. 다만 SMS로 확인 가능한 긴급재난'문자메세지' 수신이 어려웠던 것으로, 본 포스트에 소개된 업데이트는 '안드로이드 9.0부터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포맷의 재난문자메세지 수신이 가능해지는 것'으로 일부 정정하고자 합니다. 혼동의 여지가 있는 정보를 드려 죄송합니다. - 수정 일시 2018.09.14 오전 10:12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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