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성비 파괴 샤오미 포코폰
자칭 대륙의 애플, 제3자의 시선은 대륙의 실수 혹은 가성비의 끝판왕.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샤오미를 지칭하는 표현들입니다. 샤오미는 쓸 만한 전자제품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급성장한 회사로,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에 이어 세계 4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샤오미에서 얼마 전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 POCO F1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아무리 가성비의 샤오미라지만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가성비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은 POCO F1은 과연 어떤 스마트폰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8월 샤오미는 새로운 브랜드인 포코폰(Pocophone)과 포코폰의 첫 번째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POCO F1을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제품이 큰 관심을 끈 것은 성능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가 된다는 점입니다. POCO F1은 중국에 이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에서 가장 먼저 출시가 되는데, 가장 고사양 모델의 가격이 인도 화폐로 28,999루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46만 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른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반값 이하의 가격이고, 샤오미가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Mi 8과 비교해도 1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입니다.
그렇다면 POCO F1의 사양은 어떨까요? 먼저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45를 장착했습니다. 스냅드래곤 845는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에 탑재된 가장 강력한 모바일 프로세서 중 하나입니다. 램과 내장 메모리 용량은 모델에 따라 사양이 나뉘는데, 64GB/ 128GB 모델은 6GB 램을, 가장 비싼 256GB 모델은 8GB 램을 장착했습니다. 내장 메모리 규격은 UFS 2.1이며 외장 메모리 슬롯을 지원합니다. 참고로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Mi 8은 외장 메모리 슬롯이 없습니다.
카메라는 후면 1,200만 화소 + 500만 화소의 듀얼 렌즈로 구성되어 있고, 전면은 무려 2,000만 화소의 카메라를 달아 셀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6.18인치 크기에 2248x1080 해상도를 지원하며 아이폰 X처럼 상단 가운데 부분이 움푹 파인 노치 디자인을 채용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3,900~4,000mAh로 퀄컴 퀵 차지 3.0의 고속 충전을 지원하고, 같은 규격의 고속 충전기가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이 외에도 적외선 얼굴 인식 센서와 지문 인식 센서를 탑재하는 등 어떤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는 사양을 갖추었습니다.
물론, POCO F1은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바디를 금속과 유리 대신 플라스틱 유니 바디로 제작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어차피 대부분의 사용자가 케이스를 장착해 사용하니 굳이 바디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에 플라스틱 소재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프리미엄 질감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듀폰사의 케블라를 사용해 제작한 스페셜 에디션도 출시한다고 합니다. 케블라 에디션의 사양은 8GB 램 모델과 동일하고 가격은 한화로 약 16,000원 정도 더 비쌉니다. 기능적으로는 요즘 기본 옵션처럼 여겨지는 방수 기능이 빠졌고, NFC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또, 카메라 성능에 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샤오미 관계자가 POCO F1으로 촬영했다며 공개한 사진이 사실은 샤오미의 또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 Mi MIX S2로 촬영한 사진이라는 것이 들통난 것이죠. 사실 Mi MIX S2와 POCO F1은 메인 카메라에 동일한 소니 엑스모어 IMX363 센서를 탑재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조리개 밝기가 다른데, Mi MIX S2는 F/1.8, POCO F1이 F/1.9입니다. 서브 카메라도 Mi MIX S2는 삼성전자 S5K5M3 센서의 1,200만 화소 망원 렌즈를 듀얼로 구성했지만, POCO F1은 500만 화소 렌즈로 듀얼 카메라를 구성했습니다. 해외 매체의 리뷰에서는 OIS(광학식 손떨림 방지) 성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밝은 환경에서의 사진 촬영은 문제없지만,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사진 품질이 저하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모든 요인을 억지로 종합해 봐도 POCO F1의 가격은 지나치게 낮습니다. 올해 초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9+ 부품 원가는 가장 저가의 64GB 내장 메모리 모델이 376달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약 42만 원입니다. 얼마 전 출시된 애플 아이폰 XS 맥스 256GB 모델의 부품 원가는 443달러로, 한화로 약 49만 원에 이릅니다. POCO F1이 아무리 원가 절감을 했다고 해도 프로세서, 램, 내장 메모리, 디스플레이 같은 핵심 부품의 가격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인건비와 유통비까지 따져보면 POCO F1의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 것인지 감이 올 겁니다.
이로 인해 POCO F1은 현재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샤오미의 저가 정책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며, 이는 중국 정부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작년 샤오미는 약 18조 5천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지만, 무려 7조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 1분기 역시 적자를 이어갔고,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POCO F1의 흥행이 오히려 다음 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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