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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Dec 04. 2018

추억의 다마고치, 이브이 다마고치 출시 예정

다마고치, 포켓몬을 품다

때 사회적인 이슈가 됐던 다마고치를 기억하시나요? 요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데, 1990년대 후반에는 이 다마고치가 수업을 방해하는 원흉 중 하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다른 많은 유행들처럼 오래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는데,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최근까지도 신제품이 꾸준히 출시될 정도로 인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신제품을 공개했는데, 바로 포켓몬스터와의 컬래버레이션입니다. 어떤 제품인지 살펴볼까요?





가상의 애완동물 육성게임, 다마고치


요즘 세대들에게는 아마도 다마고치 자체가 생소할 겁니다. 다마고치는 1996년에 일본 반다이에서 출시한 휴대용 게임기의 일종입니다. 손안에 쏙 들어가는 아담한 사이즈, 달걀을 납작하게 눌러 놓은 거 같은 귀여운 디자인의 본체에 흑백 액정과 버튼을 달아 놓은 미니 게임기입니다. 그리고 이 작고 귀여운 게임기 속에는 ‘다마고치’라는 가상의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바로 이 다마고치를 육성하는 게임인 것이죠.


그런데 다마고치는 다른 육성게임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플레이하다가 데이터를 저장시켜 놓고, 나중에 다시 불러와 중간부터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마고치는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사용자와의 실시간 교감을 해야 합니다. 실제 애완동물을 키우듯 시간에 맞춰 밥을 주고, 응가를 치워주며, 놀아줘야 합니다. 이러한 요구를 제때에 처리해주지 않으면 다마고치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 써서 돌봐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학교에도 다마고치를 가지고 와서 수업 중 여기저기서 알람이 울리고, 이 알람을 처리하는 학생들까지 나오면서 수업 진행에 지장이 발생한 겁니다. 게다가 가상의 애완동물인 만큼 쉽게 죽고, 죽더라도 다시 새로 키울 수 있었기 때문에 생명 경시 사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러저러한 문제로 여러 번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인기 덕분에 불법 복제한 짝퉁 제품도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꾸준히 발전해 온 일본의 다마고치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다마고치의 인기는 몇 달이 지나자 점차 시들해졌습니다. 한 번씩 키워보고 나니 이제 새로울 것도 없고, 매번 시간 맞춰 돌봐 주기도 귀찮아진 것이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본토인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1998년에 접어들면서 다마고치 열풍이 식었고, 이로 인해 대량 생산했던 다마고치는 악성 재고로 남게 되었습니다. 결국 99년에 250만 개의 재고를 처분하면서 60억 엔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붐을 일으킨 것과는 별개로 사업적으로는 실패한 사례로 꼽히기도 합니다.


20주년 기념 판 다마고치


그런데 2000년대에 접어들어 반다이 내부에서 다마고치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이번에는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좀 더 철저한 시장 조사와 마케팅 계획을 세워서 ‘돌아온 다마고치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을 출시합니다. 2004년에 출시한 새로운 다마고치는 90년대의 엄청난 인기에 비하면 시장 반응이 약했지만, 2007년까지 3,000만 개 이상을 판매하며 부활에 성공합니다. 이후 다양한 파생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확장했고, 2008년에는 컬러 버전의 다마고치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009년부터 출시한 3세대 컬러판 다마고치


다마고치 시리즈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였고, 작년에는 초기 버전의 복각판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2014년에 국내에서 새 버전의 다마고치가 정식 발매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인기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기 때문에 별 관심을 못 받았습니다.


2014년에 정식 발매되었던 다마고치 ID L




포켓몬을 품은 다마고치, 디지몬은?


얼마 전 다마고치의 신제품이 공개가 됐는데, 왜 이제야 이루어졌을까 싶은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몬스터 포획 및 육성 게임, 포켓몬스터가 드디어 다마고치로 등장한 것이죠. 수많은 포켓몬 중에서도 첫 번째로 선정된 주인공은 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높은 이브이입니다. 이브이 다마고치는 색상에 따라 ‘다이스키 이브이’와 ‘컬러풀 프렌즈’의 두 종으로 출시가 됩니다. 이브이 다마고치는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 포켓몬스터처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몬스터볼을 남기고 사라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출시 예정일은 내년 1월 26일, 가격은 2,300엔입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디지몬 시리즈의 팬들은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했는데, 그 이유는 다마고치의 개발사인 위즈가 디지몬 시리즈의 제작사이며, 애초에 디지몬 자체가 다마고치의 파생작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디지몬 시리즈는 포켓몬스터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긴 했어도 차별화된 독특한 설정과 몬스터 디자인으로 나름대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인기가 하락하면서 시리즈의 명맥이 끊길 지경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들의 본진이었던 다마고치도 포켓몬에 내주게 되었으니, 디지몬의 팬 입장에서는 착잡한 심정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작년에 20주년 기념 버전을 출시한 디지몬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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