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지 않고 말하는 LG G8 ThinQ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온 것도 어느새 10년 가까이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왔는데요. 그중에서도 오랜 시간 토종 제조사의 자존심을 지켜온 LG전자의 스마트폰이 걸어온 길은 한 마디로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남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 새로운 기능과 사용자 경험을 연구하고, 이를 다음 세대 스마트폰으로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여왔죠. 얼마 전 판매를 시작한 LG G8 ThinQ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살펴보니 LG전자 전통의 스타일과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묻어난 모델이란 생각이 들었죠. 핸드 아이디나 디스플레이 스피커와 같은 신기능도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고요. 그럼 오늘부터 3편에 걸쳐 LG G8 ThinQ의 이모저모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가성비입니다. LG전자는 이번 G8 ThinQ의 출고 가격을 89만 76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보통 비슷한 스펙의 경쟁 기기들이 90만 원 대에서 100만 원 이상도 호가하는 모습을 생각해볼 때 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치고 꽤 이례적이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익이거니와 나날이 치솟는 스마트폰 평균 가격에 제동을 걸어줄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반갑게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격 다음으론 디자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선 소위 ‘카툭튀’라고 부르던 요소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LG전자는 이를 ‘언더글래스(Under Glass)’ 디자인이라고 하는데요. 그동안 외부에 돌출되어 긁히거나 충격을 받기 쉬웠던 카메라를 후면 강화유리 커버 아래에 배치함으로써 카메라를 보호하고 디자인적으로도 훨씬 일체감이 느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가장자리 모든 면에 4면 3D밴딩 가공이 적용되며 역대 LG G 시리즈 중 가장 부드러운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입니다.
스펙은 나무랄 곳이 없습니다. 퀄컴사의 최고 사양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55를 AP로 탑재했으며, 6GB/128GB의 넉넉한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갖고 있죠. 광각, 초광각, 망원을 한 데 아우를 수 있는 트리플 카메라 탑재도 여전합니다. 디스플레이는 154.91mm(6.1")의 QHD+ OLED 패널로 빠른 반응속도와 깔끔한 색 표현을 보여줍니다. 무게 역시 169g으로 동급 스마트폰 중에서 상당히 가벼운 편에 속합니다. 이 밖에도 마저 후술하겠지만 Z 카메라와 스크린 스피커의 탑재 또한 이번 LG G8 ThinQ의 핵심 요소들을 구현해주는 중요한 하드웨어 스펙으로 꼽힙니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Z 카메라는 적외선 반사 성질을 이용해 앞에 있는 물체와의 거리와 굴곡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렌즈입니다. LG G8 ThinQ의 전면에 탑재되어 있는데요. LG전자는 이를 활용해 스마트폰 사상 최초로 정맥 인증이라는 새로운 생체 보안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핸드 아이디’로 명명된 이 기술은 Z 카메라가 사람마다 다른 손바닥 정맥 혈관의 구조를 적외선에 대한 헤모글로빈 반응을 추적해 인식하는 방식으로, 기존 지문과 얼굴 인식 대비 보안성이 뛰어나고 생체 데이터가 탈취될 가능성도 훨씬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 지문과 얼굴인식, 패턴 잠금 등 다양한 잠금 기능을 함께 제공하므로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다양한 보안 방식을 취사선택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어모션 역시 Z 카메라 기반의 제스처 기능입니다. 카메라가 사용자 손의 움직임을 3D로 스캔해 동작을 분석하고 그에 걸맞은 기능을 실행시켜주죠. 현재는 음악과 유튜브 앱 실행 및 볼륨 조절, 화면 캡쳐, 전화/알람/타이머 컨트롤 등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의 수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에어모션의 강점은 아무래도 화면에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점인데요. 주로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려 둔 상태, 거치대에 세워 둔 상태, 혹은 손에 이물질이 묻었을 경우에 보조 컨트롤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스피커(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 CSO)는 LG G8 ThinQ가 보여준 변화 중에서도 핸드 아이디만큼이나 독특하고 인상 깊은 특징입니다. 실제로 G8의 전면 상단을 잘 보면 통화용 리시버 홀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는데요. G8 ThinQ는 디스플레이가 소리의 떨림을 직접 외부로 출력하는 디스플레이 스피커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에 리시버홀은 사라지고 소리는 앞면을 향해 보다 넓고 풍성하게 들려줄 수 있게 된 거죠. 하단 스피커와 결합했을 땐 2채널 스테레오 사운드를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또 LG전자 측 설명에 따르면 화면이 어느 정도 깨지거나 파손되어도 스피커 출력 성능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가격이 낮아졌다고 내구까지 낮아진 건 아닙니다. 미국 국방성이 인증한 군사 표준 규격(MIL-810G), 일명 밀스펙은 이제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정체성과도 같은 것인데요. 이번에도 밀스펙 표준을 어김없이 통과한 LG G8 ThinQ 역시 각종 충격과 압력, 먼지, 고/저온 환경 등에서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의 내성을 보여줍니다. IP68 방수/방진도 기본이죠. 특히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요즘은 이런 높은 내구성이 스마트폰을 2년 이상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 플라스틱 카드를 하나의 결제 플랫폼 안에 통합할 수 있는 LG 페이, 전용 호출 버튼을 통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스피커 해상력을 강화하는 붐박스 스피커, 편리한 고속 무선 충전, AI 카메라 등 실제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게 될 편의 기능이 다수 준비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신기능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전작의 프리미엄 기능들도 잊지 않고 함께 잘 버무려낸 모습이죠.
여기까지 LG G8 ThinQ의 주요 기능과 전체적인 인상에 관해 쭉 훑어보았습니다. 요사실 즘 스마트폰은 새로 출시될 때마다 ‘혁신 부재’에 대한 압박을 피해갈 수 없었는데요. LG G8 ThinQ 역시 어떤 눈에 띄게 대단한 혁신을 이뤄낸 폰은 아닙니다. 다만 화려한 혁신보다 조용하지만 꾸준한, 실용성 넘치는 혁신에 대한 LG G 시리즈의 비전은 근래 2~3년간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국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가성비 문제에서도 부담을 덜었으니 그동안 새 스마트폰 구입을 망설여왔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구입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럼 다음 리뷰에서는 LG G8 ThinQ의 카메라 기능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내용과 함께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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