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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May 02. 2018

게임 산업을 지배하는 기업, 텐센트

아시아 최대의 기업

게임 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아마도 텐센트라는 회사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텐센트는 중국의 IT 대기업이자 중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이기도 합니다. 3월 말 기준으로 텐센트의 시가 총액은 약 548조 원에 이르며, 이는 전 세계 기업 중 5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가 320조 원 정도이니 텐센트의 엄난 규모를 알 수 있죠.



텐센트는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카카오톡+넥슨을 합쳐 놓은 것 같은 기업입니다. 검색 포털, 메신저, 게임 퍼블리싱 사업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죠. 그리고 이러한 대부분의 사업이 중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내수 위주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게임 분야에서는 중국 이외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여기저기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늘의 주제도 바로 텐센트의 게임 업체 인수 합병 이야기입니다.




2009년부터 시작된 라이엇게임즈 투자와 인수


지금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는 텐센트의 자회사입니다. 라이엇게임즈는 2006년에 설립이 되었고, 2009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에 8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처음으로 관계를 맺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보고서에 따르면 이 당시에 이미 약 22%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텐센트는 2년 뒤인 2011년에 추가로 약 2억 3100만 달러를 투입하면서 라이엇게임즈의 총 지분 중 92.78%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킵니다. 국내에서는 2011년 12월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이미 텐센트의 자회사가 된 이후입니다. 텐센트는 2015년에 남은 약 7%의 지분마저 전부 매입하면서 라이엇게임즈를 100% 자회사로 만듭니다.



특이하게도 텐센트는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한 이후 경영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라이엇게임즈의 창업자인 브랜든 벡은 지금도 CEO를 맡고 있습니다. 2011년 라이엇게임즈는 약 1,400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한 텐센트가 그대로 떠안았습니다. 그럼에도 텐센트는 기존의 임원진을 믿고 그대로 회사를 맡긴 것이죠.


이러한 믿음이 통했는지, 리그 오브 레전드는 세계 최고의 인기 게임이 되었고, 인기가 주춤한 것으로 평가받은 작년에도 PC 게임 중 최고의 매출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텐센트의 라이엇게임즈 인수는 서로에서 좋은 상승효과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포트나이트의 성공에 웃고 있는 텐센트


요즘 가장 핫한 게임은 역시 포트나이트죠. 얼마 전 포트나이트가 중국 시장에 정식 출시를 발표했는데, 퍼블리셔는 텐센트였습니다. 텐센트는 이미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퍼블리셔이기도 하죠. 텐센트는 현재 배틀로얄 장르를 양분하는 두 게임의 중국 내 판권을 모두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예정된 수순이기는 했습니다. 포트나이트의 제작사인 에픽게임즈의 최대 주주가 바로 텐센트이기 때문이죠.



2012년 6월 텐센트가 에픽게임즈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당시에는 정확히 어느 정도 규모인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된 바에 따르면 텐센트는 약 3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해 에픽게임즈 지분 40%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상반기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현재 총 48.4%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라이엇게임즈 때와는 달리 이사회에 이사 3명과 참관인 2명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을 했는데요.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당시 몇몇 베테랑 개발자가 에픽게임즈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에픽게임즈 창업자이자 CEO인 팀 스위니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포함한 우호 지분이 51%에 이르기 때문에 텐센트가 경영권에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텐센트와의 협력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판단이 빛을 볼 수 있을지는 포트나이트의 중국 시장 성공 여부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9조 원이 넘는 빅딜! 슈퍼셀 인수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슈퍼셀도 2016년 텐센트에 인수되었죠. 인수 금액은 86억 달러, 당시 환율로 약 9조 9천억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습니다. 매입한 지분 비율은 84.3%입니다. 슈퍼셀은 본래 핀란드 회사입니다. 2012년에 출시한 클래시 오브 클랜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일약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죠.


2013년 일본 소프트뱅크는 한창 성장기에 있던 슈퍼셀의 지분 51%를 약 21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추가로 22.7%를 매입해 텐센트에 매각할 때에는 7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할 당시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텐센트에게 그 두 배는 받고 팔았으니 남는 장사였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텐센트의 그물망에서 자유롭지 않은 국내 게임 업계


그렇다면 국내 게임 업체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국내 양대 게임 회사로 급성장한 넷마블은 2014년 CJ E&M에서 분할하기 전 텐센트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적이 있습니다. 텐센트는 이때 넷마블 지분 17.69%를 확보했습니다. 또, 2012년에 일찌감치 카카오에 투자를 해서 지금도 8.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네시삼십삼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몇몇 게임회사에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했습니다.



또, 직접 투자를 받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게임 회사들 대부분은 텐센트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이 모두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서비스되기 때문에 텐센트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상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게임을 성공시키려면 텐센트를 통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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