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산업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의 합성섬유다.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석유로 만들어지고 발명이후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다양한 모양과 색깔로 표현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여러 특징을 생각해보면 어떤 것을 만드는 데에 이보다 더 완벽한 소재가 있을까 싶다.
가장 큰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5mm 보다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물리적,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작게 조각화 되는 다른 플라스틱 제품과 다르게 합성섬유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은 착용하고 세탁하는 사용 전 과정에서 마찰에 의해 발생한다. 그리고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그 크기가 너무 작아 하천의 정화 필터에 걸러지지 않는다고 하니 보이지 않고 냄새가 나지도 않아 걸러낼 수 없는 이 물질을 다룰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2019년 기준으로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의 플라스틱을 먹고 있었다고 하니 2022년인 지금 얼마나 더 많은 플라스틱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있을까.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이 지구로 돌아갈 때 누군가의 먹을 것 혹은 독이 된다는 사실을 생각했을 때 플라스틱은 먹이라기보다 독에 훨씬 더 가까워 보인다. 한 번 만들어진 물건은 사용자의 노력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지구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도 없다. 매립한 것은 땅에 남고 소각한 것은 공기 중에 남는다. 만드는 사람의 책임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옷을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추구해야할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의 시대에 제안할 수 있는 멋진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무엇을 위한 아름다움과 멋짐이어야 할까. 훨씬 더 큰 질문들이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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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충남문화재단의 2022 문화다양성 전문가 칼럼에 기고했던 글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