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테이 브랜딩을 위한 현실적인 고민
북스테이(Bookstay)의 본질은 단순한 숙소 제공이 아니다.
그 핵심은 ‘책을 읽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데 있다.
조용하고 몰입감 있는 환경.
그 한 문장이 북스테이의 방향성을 거의 설명해준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연히 독채형 숙소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늘어나는 1인 여행객, 그리고 조용한 프라이빗 게스트하우스 트렌드를 마주하면서 숙소 형태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꼭 북적이고 시끄럽다는 법은 없다.
1인실 위주로 조용하게 구성된 게스트하우스라면, 오히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조용한 공기를 공유할 수도 있다.
그 공간에서는 책이 대화를 부르고, 대화가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용한 독서와 느린 교류.
두 가지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모델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운영 측면에서 독채형 북스테이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하루에 한 팀만 받기 때문에 청소와 관리가 효율적이고, 고객 응대도 1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예약 일정에 있어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운영자의 리소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1인 게스트하우스형은 여러 명의 고객이 동시에 입퇴실하기 때문에 관리 복잡도가 올라간다.
고객 응대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공간 구성에 있어 방 간의 동선, 소음, 프라이버시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운영 유연성 역시 명확한 규칙과 프로세스가 있어야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수익 구조는 양쪽 모두 장단이 뚜렷하다.
독채형은 객단가가 높다. 1박에 15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루 한 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전율은 낮다.
계절과 주말/평일 여부에 따라 수익 편차도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1인 게스트하우스형은 객단가는 6~10만 원 수준으로 낮지만, 하루에 3~5객실까지 운영할 수 있어 회전율이 높다. 고정비 대비 수익 효율성도 높아지고, 특히 평일이나 비수기에도 1인 여행 수요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게스트하우스형이 유리한 구조다.
브랜딩 측면에서 독채형은 강점이 있다.
공간 전체를 하나의 콘셉트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북스테이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각인시키기 쉽다.
인테리어, 가구, 조명, 향기까지 모두 일관된 철학으로 구성할 수 있고, 이는 SNS나 블로그 콘텐츠로 전환되기에도 유리하다.
1인 게스트하우스형은 각 객실이 따로 구성되기 때문에 콘셉트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리뷰 중심의 마케팅, 북토크나 리딩 프로그램과 같은 콘텐츠 기반 홍보에는 강점이 있다.
혼자 여행하는 여성, 조용한 시간을 찾는 1인 여행객 등이 주요 타깃이 되며, 이들과의 정서적 교감이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
경주라는 지역성과의 궁합
경주는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가 아니다.
문화재, 오래된 골목, 조용한 거리 등 천천히 걷고 머무는 데에 어울리는 도시다.
이런 도시에서 북스테이라는 콘셉트가 가지는 의미는 분명하다.
그 안에서 독채형은 강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다.
외부의 방해 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경주의 분위기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한편, 1인 게스트하우스형은 다양한 여행자 유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하다.
혼자 책을 읽고 싶거나, 조용히 쉬고 싶은 이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특히 평일 수요가 분산된 구조는 경주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
북스테이라는 콘셉트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형태는 역시 독채형이다.
공간 전체에 북스테이의 철학을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텐츠 중심의 브랜딩이 불안정한 계절 수요에 휘둘릴 위험이 있는 만큼, 운영자는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수기를 겨냥한 할인 프로모션, 북콘서트, 밤샘 리딩 파티 같은 이벤트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형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용한 몰입의 경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에 있다.
공간의 구조가 다르더라도, 그 안에 흐르는 리듬과 온도, 조도(照度), 그리고 책 한 권을 마주하는 집중감만큼은 결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