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 GIACOMO PUCCINI (1858~1924)
원작 : 카를로 고치의 희곡 <투란도트>
대본 : 주세페 아디미 및 레나토 시모니
초연 : 1926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때와 장소 : 고대 전설 속 베이징
2024. 5. 30 PM 7:30 서울시향, 과거와 미래의 교향곡 : AI의 선율,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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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기억나십니까? 2016년이니 벌써 9년 전 일입니다. 그때 처음 들었던 단어가 딥러닝, 머신 러닝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수많은 바둑 대국을 학습하여 사람의 뇌처럼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등 자세한 기술적인 얘기는 제가 잘 모르지만 이 대국 이후에 우스갯소리로 미래 인공지능 시대에 없어질 직업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작년 봄 서울 중구 정동에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과거와 미래의 교향곡 : AI의 선율>이라는 주제로 서울시향의 연주가 있었습니다. 이날 굉장히 흥미롭게 강의도 듣고 연주도 감상했는데요,
첫 번째로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에 기후변화, 강우량, 생물 다양성, 해수면 상승, 각종 기상이변 등 데이터를 입력하고 음악이론과 모델링을 결합하여 새로운 사계를 AI가 재작곡한 작품을 연주하였습니다. 이른바 ‘불확실한’ 사계라고 이름 붙여진 작품이었습니다. AI에게 음악이론을 학습하도록 하고 여러 기후와 관련한 데이터를 집어넣어 모델링을 거쳐 다시 작곡을 하게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불확실한’ 사계는 굉장히 우울한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인간에게 미칠 안 좋은 영향들이 작품에 확실히 묻어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조금 더 흥미로운 주제였는데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AI가 완성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90여 곡의 슈베르트의 작품 및 슈베르트에 영향을 준 작곡가들의 데이터들도 넣어서 더욱 풍부한 배경과 맥락을 부여하였다고 합니다. AI가 곡을 완성한 후 루카스 캔터라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가 오케스트레이션과 감정을 부여하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을 들었고 1,2 악장으로만 되어 있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3악장 연주를 들어보았습니다. 1악장의 주제 멜로디도 잘 살리고 목관이 중심이 되어 전개하였습니다. 마치 시벨리우스를 연상시키는 서늘함도 들어있고 슈베르트 특유의 불안감이 잘 보이는 악장으로 만들어졌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10번을 남겨진 스케치 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복원하여 교향곡 10번 3악장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AI가 이미 우리 생활 여러 부분에 들어와 있지만 작곡 부분 까지도 얼마든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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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오페라 작품들 중 미완성으로 남겨진 작품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레퀴엠, 위에서 AI가 복원을 시도한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말러 교향곡 10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등이 미완성으로 남겨진 대표적인 작품들입니다. 레퀴엠은 쥐스마이어, 바이어, 랜던. 드루스, 레빈, 본더 등 여러 작곡가들의 작업으로 완성되어 현재 연주되고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제자였던 쥐스마이어 판본이 콘서트 무대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곤 합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은 2악장까지만 작곡했고 현재도 원곡 그대로 1,2 악장만 연주를 하죠. 말러 교향곡 10번의 5악장 판본도 여러 후대 작곡가들의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브루크너는 교향곡 9번을 4악장까지 구상을 했지만 3악장까지만 완성하고 4악장은 작곡을 하지 못했습니다. 음악학자들이 4악장을 추가로 작곡하였지만 현재 무대에서는 3악장까지만 연주를 하는 경우도 있고 4악장을 추가로 할 경우 OO판본이라고 명시를 해놓습니다. 3악장까지만 연주를 하고 <테 데움>이라는 작품을 붙여서 연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푸치니의 마지막 작품 <투란도트>도 마지막 3막에서 류의 죽음까지 푸치니가 작곡을 마치고 후두암 판정을 받아서 치료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갔지만 돌아오지 못하고 사망합니다. 이후에 이탈리아 현대음악 작곡가인 프랑코 알파노가 류의 죽음 이후를 작곡하여 현재의 투란도트가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