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마 (2)

금지된 사랑과 신탁, 배신으로 갈라지는 신성

by operabluff

1막


제1장 : 드루이드 교도들의 숲

빠른 템포의 가벼운 서곡으로 시작합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힘차고 엄숙하게 시작하며 목관의 소박한 멜로디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에 노르마의 사랑의 테마와 마지막 장면까지 암시하는 음악이 이어집니다.


막이 올라가면 드루이드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최고령 지도자인 오로베소가 이제 로마를 향해 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언덕으로 올라가서 하늘의 달에게 신탁을 받아올 노르마를 기다립니다. 노르마가 하늘의 신탁을 받아 전쟁 날짜를 받아오면 우리의 땅을 지배하는 적들을 물리치고 자유를 찾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갈리아 지방의 총독 폴리오네가 친구 플라비오와 함께 등장합니다. 플라비오가 노르마 얘기를 꺼내자 이제 그 얘기는 지겹다고 투덜거립니다. 플라비오가 네가 사랑하는 여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 얘기에 왜 시큰둥하냐고 놀랍니다. 폴리오네는 과거의 사랑은 이제 후회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젊은 아달지사를 만나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순결하고 진지하고 사랑스럽다는 말까지 덧붙입니다. 친구가 노르마가 이 사실을 아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고 묻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걱정된다고 말하면서 얼마 전에 꾼 꿈 얘기를 꺼냅니다.


[폴리오네, Meco all’altar di Venere]

꿈속에서 아달지사와 로마의 비너스 신전에 같이 있었어

그녀는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꽃을 꽂고 있었지

사랑과 욕망에 사로잡혀서 황홀경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우리 사이에 무시무시한 그림자가 내려왔어

커다란 드루이드의 망토를 두른 노르마였네

번개가 사원을 때리고 하늘이 어둠에 잠겼지

온 사방에 죽음의 공포가 서렸어

내 사랑하는 여인은 어디론가 사라졌네

멀리서 신음소리와 내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사원 전체에 메아리쳤어

노르마를 배신한 자에게 복수가 있으리라!


웅장한 테너의 멋진 카바티나지만 스스로 노르마를 두려워하는 눈빛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마침 노르마가 하늘의 계시를 받고 내려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힘찬 행진곡풍의 카발레타를 이어갑니다.


[폴리오네, Me protegge, me difende]

강력한 힘이 나를 보호하고 지켜주고 있다.

그 힘은 한 여인을 사모하는 마음, 내 안에 불타오르는 사랑

천사 같은 그 여인을 나에게 허락하지 않고 있는

사악한 이 숲을 불태우고 저 사원을 파괴해 버릴 거야!


두 남자가 퇴장하고 여사제들을 거느린 노르마가 등장합니다. 로마와 전쟁을 해서 자유를 찾자는 군중들을 향해서 하늘의 뜻이라며 엄숙하게 말을 시작합니다. 때가 되기 전에 전쟁을 시작하면 패배할 뿐이고 복수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군중들이 그럼 로마의 운명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언젠가 로마는 패망할 것이나 여러분들의 손으로는 아니라고 신탁받았다고 전달합니다. 즉, 노르마는 신과 드루이드 교도들 사이를 연결해 주는 제사장입니다. 그 예언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마무리합니다. 군중들은 노르마의 예상밖의 말에 놀라서 수근거리지만 곧 신의 뜻이니 할 수 없다고 체념합니다. 노르마는 사랑하는 폴리오네를 마음속에 두고 있기 때문에 로마와 전쟁을 하는 것은 최대한 미루려고 하는 것이죠.

노르마는 기도를 합니다. 초대형 소프라노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를 부릅니다. 이탈리아 오페라 작품들의 대표 아리아 중 가장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오르락내리락해야 하고 한 남자를 사랑하는 감정과 드루이드교의 사제로서의 반대되는 심리를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곡입니다.


[노르마, Casta diva]

정결한 여신이여… 은빛 광채를 발하시는 분

이 오래된 신성한 숲 위로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여 주세요

오, 여신이여 저 불타는 가슴들을 진정시켜 주소서

하늘을 다스리는 그 평화를 이 땅에도 주소서


이 아리아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소위 우리가 알고 있는 <정결한 여신이여>는 아리아의 전반부로서 하늘의 뜻을 받들고 평화를 바라는 기도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리아는 곧 후반부 카발레타로 이어집니다. 계율을 어기고 사랑에 빠진 자신에 대한 복잡한 마음과 조국의 열망을 배신해야 하는 괴로운 심정, 나를 버리고 갈지도 모르는 폴리오네에 대한 연민 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서로 사랑에 빠졌을 때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요.

그러면 세상 모두로부터 당신을 지켜줄 거예요.

내 생명과 가정 모두를 당신께 맡기겠습니다.


폴리오네는 적군의 장수입니다. 아이 둘을 낳았지만 현재 자신에게 무심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달지사를 만나고 있는 것은 모르는 상태입니다. 노르마는 드루이드교의 사제로서는 전쟁을 해야 하지만 무심해진 연인에 대한 사랑 때문에 전쟁을 머뭇거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모두들 퇴장하고 이제 아달지사가 등장할 차례입니다. 성부는 메조소프라노 역할입니다. 그녀 또한 사제로서 규칙을 어기고 로마인 폴리오네와 사랑에 빠진 것에 괴로워합니다.


[아달지사, Sgombra e la sacra selva]

여기서 그 운명의 로마인을 처음 만났지. 사원과 신에게서 나를 빼앗아 갔어

그 만남이 한 번으로 끝났더라면!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지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렸고 그의 멋진 모습에 나는 생기가 돋고

산들바람 속에 울려 퍼지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사랑에 빠졌지.

신이시여 저를 지켜 주소서. 길을 잃은 저를 지켜 주세요. 자비를 베푸소서


이렇게 오페라가 시작하고 폴리오네 – 노르마 – 아달지사로 이어지는 입장을 들어보았습니다. 폴리오네를 사이에 두고 두 여인의 삼각관계가 오페라의 갈등요인입니다.

이제 두 명이 짝을 지어서 이중창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아달지사가 번민에 빠져 답답한 마음을 기도할 때 폴리오네가 나타납니다. 이제 로마로 돌아가야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합니다. 아달지사는 사랑을 포기하고 사원으로 돌아가겠다고 하고 폴리오네는 지금 우리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느냐고 강조합니다. [Va, crudele]“당신은 신에게 약속했지만 당신의 마음은 나를 선택한 것이다”라며 아달지사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폴리오네의 강력한 설득에 결국 신을 포기하고 사랑을 택하여 로마로 같이 가기로 약속합니다. 내일 이 시간,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집니다.


제2장 : 노르마의 방

이번엔 노르마와 아달지사의 장면입니다. 노르마가 등장하고 아이들과 같이 있습니다. 시녀 클로틸테에게 나는 저 아이들의 엄마로서 사랑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워하기도 한다면서 보면 괴롭고 안 봐도 괴롭다면서 가끔은 저들의 엄마라는 게 기쁨이기도 하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고백합니다. 클로틸테에게 폴리오네가 로마로 소환되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나에게 같이 가자고 말을 안 한다면서 그가 아이들을 버릴 까봐 걱정입니다. 이 순간 아달지사가 방으로 찾아옵니다. 클로틸테는 아이들을 황급히 데리고 퇴장합니다. 노르마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폴리오네 말고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달지사는 존경하는 사제 노르마에게 사랑과 종교사이에서 번민하는 자신의 심정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노르마는 소프라노 배역이고 아달지사는 메조소프라노입니다. 오페라 <노르마>에서 가장 중요한 이중창입니다. [Sola, furtiva, al tempio] 아달지사는 겁먹은 얼굴로 지금 사랑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습니다. 노르마에게 사제로서 법도를 어긴 것에 대해 혼날 각오를 하고 말을 합니다. “조금 전 제가 섬기는 신을 배반하고 사원을 떠나서 한 남자를 따라가기로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노르마는 화를 내기보다 차분하게 언제부터 그런 사랑의 불꽃이 시작되었는지 물어봅니다. 제단 앞에서 기도하던 중에 서로 눈빛에 반하여 이렇게 되었다고 아달지사의 고백이 이어집니다.


노르마는 아달지사의 얘기가 계속될수록 자신이 폴리오네와 연애 과정하고 비슷하여 놀랍니다. 같은 여자로서 아달지사의 마음에 공감하며 위로해 줍니다. 율법을 어긴 것에 대해 꾸짖기는커녕 그녀를 용서해 줍니다. 자신을 구원해 달라는 아달지사에게 “눈물을 닦고 사원에 영원이 묶인 몸이 아니라면서 네 서약을 풀고 굴레를 벗겨주겠다”라고 합니다. 용기를 내어 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여길 떠나라고 하면서 진심으로 아달지사를 안아줍니다.


표정이 밝아진 아달지사와 이중창이 끝날 무렵 노르마는 도대체 네가 그렇게 사랑에 빠진 남자가 누구인지 묻습니다. 아달지사는 “로마인”이라고 합니다. 그 순간 노르마의 표정이 굳습니다. 음악이 갑자기 빠르게 전개되고 그때 마침 폴리오네가 등장합니다. 우연의 일치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요? 노르마는 그 남자가 바로 폴리오네임을 알아채고 격렬하게 화를 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폴리오네를 욕하며 아이들 걱정이나 하라며 독설을 내뱉습니다. 옆에서 듣던 아달지사는 더욱 심하게 놀랍니다. 노르마는 저 남자에게 아달지사라는 젊은 애인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달지사는 지금 나를 보러 온 남자가 이미 여자가 있었고 아이까지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폴리오네도 아달지사를 만나러 왔다가 아이들의 엄마인 노르마를 만나게 되는 운명의 장난 같은 지점입니다.


[3중창, Oh, di qual sei tu vittima]

[노르마]

너는 아주 잔인하게 속았던 거야!

저 사람을 알게 되느니 차라리 먼저 죽는 것이 나았을 거다.

그는 너를 끝없이 울게 만들 거야

그가 날 속였듯이 너 역시도 배신한 거야

노르마가 폴리오네를 비난하며 세 사람의 3 중창으로 이어집니다.


[폴리오네]

내 과거를 모두 잊겠어요

이제 당신은 나의 연인이고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내 운명입니다.

폴리오네는 아달지사를 로마로 데려가려고 하지만 이제 상황 파악을 한 아달지사는 따라가기 싫다고 합니다. 폴리오네는 내 과거를 잊어달라고 하고 지금 연인은 당신밖에 없다고 구차하게 변명합니다. 노르마는 당신의 아이들과 명예를 버리고 당장 떠나라고 합니다. 당신은 온전한 사랑을 누리지 못할 거라고 저주합니다.


[아달지사]

운명적으로 당신을 만났던 그날은 저주받은 날이었어

노르마, 아달지사, 폴리오네 각각 자신의 입장을 노래하면서 1막이 마무리됩니다. 1막의 구조를 한번 더 정리하면 주인공 세 명이 각각 등장하여 자신의 입장을 노래하고(카바티나 – 카발레타) 두 개의 이중창과 마지막 3 중창에 힘찬 오케스트라까지 벨칸토 오페라의 전개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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