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막
3막은 오텔로의 흥분이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2막의 돌이킬 수 없는 오텔로의 질투, 의심을 잘 이해해야 3막의 긴장감이 배가 됩니다. 오텔로와 이아고 두 명이 무대에 등장합니다. 베네치아 본국에서 특사가 방금 부두에 도착했다고 전달합니다. 이아고는 카시오에게로 가서 그를 살펴보겠다면서 퇴장하고 오텔로의 방에 데스데모나가 들어옵니다.
그녀는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한번 더 카시오의 얘기를 꺼냅니다. 데스데모나가 나오는 장면의 음악은 부드럽고 달콤합니다. 지금 부인에 대한 의심으로 괴로운 상태인데 방에 들어오자마자 엉뚱한 얘기를 하니 골치 아프다고 합니다. 오텔로는 우리가 연애시절 선물했던 손수건을 달라고 다그치지만 데스데모나에게 그 손수건은 없겠죠. 오텔로는 그 손수건은 마법의 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부적과 같은 마법이 숨겨져 있다며 그걸 잃어버리거나 남을 주면 큰일 날 거라고 합니다. 지금 없다고 하자 당장 가져오라고 외칩니다. 심성이 착한 데스데모나는 지금 나에게 장난치는 거냐 라면서 손수건 얘기는 뒤로하고 또 카시오를 용서해 주라고 합니다. 데스데모나는 남편이 자신과 카시오의 관계를 의심하는 것을 꿈에도 모르고 있습니다. 오래전 베네치아 시절에 우리 사이에 편지를 대신 전해주던 카시오의 일을 부탁하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죠.
두 번이나 카시오 얘기를 듣고 오텔로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보입니다. 당신은 오텔로의 충실한 아내가 아니라 불륜녀라며 지옥으로 떨어지라고 소리칩니다. 데스데모나는 남편의 분노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데스데모나, Esterrefatta fisso]
나는 지금 두려움에 떨면서 당신의 분노한 두 눈을 바라봅니다.
당신의 분노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를 보세요! 내 얼굴과 내 영혼을, 찢어진 내 마음을 보세요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눈물을 보세요. 살면서 괴로워서 흘리는 첫 눈물입니다.
하늘이 나의 결백을 아실 겁니다.
베네치아 귀족의 딸로 고귀하게 자란 여자로서 이런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할 줄은 몰랐을 겁니다. 불륜이라는 치욕적인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면서 데스데모나도 맞받아치지만 오텔로는 힘으로 부인을 제압하면서 ‘오텔로와 결혼한 거리의 매춘부’라고 부인에게 견딜 수 없는 치욕스러운 말을 던집니다. 오케스트라가 격정적으로 흘러가면서 데스데모나는 퇴장합니다.
홀로 남은 오텔로는 눈물을 흘립니다. 화려한 젊은 시절을 뒤로하고 비참함과 수치스러운 고통을 자신의 운명을 한탄합니다.
[오텔로, Dio mi potevi scagliar tutti i mali]
“신이여! 영웅적인 승리의 전리품들은 거짓과 쓰레기에 불과했습니다. 차라리 가난과 치욕의 고통을 나에게 주시는 것이 더 좋을 뻔했습니다. 그랬더라면 나는 고통과 치욕의 십자가를 메고 담담한 마음으로 기꺼이 당신의 뜻대로 따랐을 것입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태양은 이제 사라져 버렸습니다.”
3막의 데스데모나와 긴장감 넘치는 이중창과 오텔로의 솔로 아리아는 오페라 최고의 장면입니다.
이때 이아고가 등장하여 카시오가 오고 있다고 말하자 오텔로는 문 뒤에 숨습니다. 카시오는 데스데모나를 만나서 오텔로가 나를 용서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고 말하는데 이아고는 카시오의 애인 비앙카 얘기를 꺼냅니다. 멀리서 숨어서 두 남자가 웃으며 떠드는 것을 지켜보는 오텔로는 잘 들리지 않지만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와 불륜을 저지른 일을 얘기하는 것으로 믿어버립니다. 이어서 카시오가 집에서 손수건을 하나 발견했다고 하고 지금 갖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누구 것인지 모르겠지요. 이아고가 카시오의 주머니에서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불쑥 꺼냅니다. 몰래 보고 있지만 오텔로는 자신이 선물한 손수건이 카시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보고 확실한 증거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아고의 계략이 계속 맞아떨어집니다.
멀리서 트럼펫이 울리고 베네치아에서 온 일행이 도착했다고 전달받습니다. 카시오가 퇴장하고 오텔로는 이아고와 두 사람(카시오, 데스데모나)을 죽이기로 계획합니다. 이아고는 카시오는 제가 해치울 테니 데스데모나는 장군님께서 직접 침대에서 죽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음흉한 눈빛으로 속삭입니다. 이제부터 네가 내 부관이라고 할 정도로 이미 오텔로는 제정신이 아닙니다.
본국 베네치아의 일행들의 환영 만찬이 펼쳐집니다. 오텔로가 서신을 읽는 동안 대사는 카시오가 보이지 않는다며 안부를 묻습니다. 이아고는 그가 오텔로의 눈 밖에 났다고 하고 데스데모나는 그가 곧 용서받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오텔로는 격분하여 데스데모나를 땅바닥에 쓰러뜨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식석상에서 부인을 능멸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죠. 오텔로는 로도비코의 명령서를 읽는데, 자신은 다음날 베네치아로 들어가고 키프로스의 후임 총독으로 카시오를 임명한다는 내용입니다.
극도로 예민해진 오텔로는 데스데모나에게 “엎드려서 울어라!” 외칩니다.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데스데모나는 상처받고 울고 있는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노래합니다.
[데스데모나, A Terra! Si, nel livido fango]
“예전의 환한 미소와 희망, 달콤한 입맞춤은 사라져 버렸고 나의 얼굴에는 슬픔만 가득합니다. 잔잔하고 밝은 빛으로 하늘과 바다를 기쁘게 만드는 태양도 내 고통의 눈물을 말려주지 못할 겁니다.”
이어서 등장인물 7명 모두가 자신의 감정을 각각 노래하면서 합창으로 이어집니다.
이아고는 복수를 서둘러야겠다면서 오텔로에게 오늘 밤 계획을 실행하자고 합니다. 이아고는 로데리고를 불러 오늘 카시오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베네치아의 사자 오텔로 만세를 외치는 군중들 사이로 완전히 이성을 잃은 오텔로는 마지막까지 손수건을 외치면서 쓰러집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오텔로를 내려보며 이아고가 한마디 던지면서 3막이 내립니다. “내 구둣발로 이 영웅의 이마를 짓눌러도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