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텔로 (3)

by operabluff

제 2 막


로데리고를 이용하여 카시오를 부관직에서 내려오게 만든 이아고는 두 번째 계략을 시작합니다. 해임되어 좌절에 빠진 카시오에게 다가갑니다. 그렇게 걱정만 하고 있지 말고 오텔로의 부인 데스데모나에게 가서 복직시켜달라고 부탁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우리 대장의 대장이라고 데스데모나를 지칭하면서 오텔로는 부인을 지극히 사랑하니 부인이 옆에서 탄원하면 일이 잘 해결될 거라고 부추깁니다. 데스데모나가 산책할 때를 기다려 말해보라고 합니다. 친절하게 오후에 자신의 집사람(에밀리아)과 산책할 예정이니 시간 맞춰서 가보라고 조언까지 해줍니다. 굉장히 치밀합니다. 혼자 남은 이아고는 자신의 신앙고백을 합니다. 선한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악마의 신을 믿는다고 노래합니다.


[이아고, Credo in un Dio crudel]

나는 확실히 믿어, 교회를 드나드는 과부들처럼 확실하게 믿는다.

나는 운명의 명령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내게 있어 정의로운 사람이란 얼굴과 마음을 흉내 내는 광대일 뿐이지

눈물, 입맞춤, 눈짓, 희생, 영광 모두가 거짓이야

요람의 시작에서부터 무덤의 벌레가 될 때까지 악한 운명에 휘둘리고 있지.

이런 헛고생이 끝나면 그다음에는?

죽으면 모든 게 끝나게 되지… 천국은 여자들의 잡담 속에서나 나올 뿐이야!


정원에서 데스데모나와 카시오가 만나고 있습니다. 이때 마침 오텔로가 들어와서 이아고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저 멀리서 아내 데스데모나와 얘기하는 것이 카시오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정말 기막힌 타이밍입니다. 이아고는 카시오인지 다른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장군님을 보더니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며 교묘하게 오텔로가 의심을 하기 좋게 분위기를 잡아 나갑니다. 오텔로는 카시오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이 순간을 이아고가 놓칠 리가 없죠. 셰익스피어 원작에는 이 장면에서 카시오가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guilty-like 도망갈 리가 없습니다”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교묘한 단어를 붙여서 오텔로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심어줍니다.


장군님은 카시오를 신뢰하십니까?로 시작하는 둘의 대화는 의미심장합니다. “장군님, 질투를 조심하세요. 질투는 자신의 독으로 눈을 멀게 하고 마음에 상처를 줍니다. 사람을 해치는 사악한 괴물과도 같답니다.” 라면서 카시오와 데스데모나의 관계를 살펴보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슬쩍 흘리고 퇴장합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질투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이아고는 오텔로를 오랫동안 곁에서 보좌하면서 그의 성격, 심리를 꿰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정원에서는 사람들이 꽃다발을 들고 데스데모나에게 바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오텔로의 마음 한편에 조금씩 의심이 싹트고 있습니다.


데스데모나가 오텔로에게 다가옵니다. 예민한 오텔로에게 갑자기 카시오를 용서해 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부탁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한 오텔로는 머리가 아프다며 자리를 피하려고 합니다. 데스데모나는 손수건을 꺼내어 오텔로의 머리를 감싸주려고 하자 손수건을 뿌리칩니다. 거절하는 순간에 바닥에 손수건이 떨어지고 옆에 있던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가 그 손수건을 주워 들자, 이아고가 손수건을 강제로 빼앗아 갑니다. 이아고는 이 손수건을 카시오의 집에 몰래 갖다 놓아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그다음 스텝을 예고합니다.


오텔로는 드디어 아내를 본격적으로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담은 과거를 추억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Ora e per sempre adio]“신성한 추억에 영원한 작별을 고한다! 빛나는 훈장도 이제 안녕이다. 승리의 깃발도 안녕…” 그의 영광스러운 과거의 기억과 데스데모나와의 사랑도 이제 끝났다고 말하는 안타까운 노래입니다.


흥분한 오텔로는 아이고의 멱살을 잡으며 데스데모나의 불륜에 대한 증거를 가져오라고 다그칩니다.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의심이 커지고 있으니 확실한 물증을 가져오라고 소리칩니다. 이아고는 진정하시라면서 어떤 증거가 있어야 장군님을 만족시킬 수 있겠냐며 오히려 되묻습니다. 서로 끌어안고 있는 장면을 직접 봐야겠냐고 몰아붙이면서 그런 증거는 제시하기 어렵지만 의심하기에 충분한 정황은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곧이어 이아고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오텔로의 마음에 질투와 복수심을 새겨버립니다. 어느 날 밤 당직 근무 때 옆에서 졸던 카시오가 “사랑하는 데스데모나, 우리의 비밀스러운 사랑, 당신 옆에 누워있는 무어인을 증오해요. 조심하도록 합시다”라고 잠꼬대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거짓말입니다. 이아고는 단지 꿈이라며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오텔로는 꿈은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더 말씀드린다면서 오텔로 장군님이 선물하신 손수건을 카시오가 갖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아까 몰래 주워서 챙겨 놓은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얘기를 꺼내면서 오텔로의 뇌관을 터뜨려버립니다.


이 말에 극도로 흥분한 오텔로는 그놈에게 피의 복수를 하겠다고 외칩니다. 이어서 이아고와 함께 복수의 이중창을 부릅니다.

[오텔로, 이아고 Si, pel ciel marmoreo guiro]

저 대리석 같은 하늘, 죽음과 바다를 두고 맹세한다.

내 손이 복수하게 만들어라!

피를 부르는 복수를 그가 원하면 나는 기꺼이 돕겠습니다.

우리가 하늘을 두고 맹세하노라.

내리치는 벼락이여, 죽음이여, 모든 것을 삼키는 바다여

분노의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겠다.

내가 뻗은 이 두 손으로부터 곧 복수의 벼락이 떨어질 것이다!


2막은 데스데모나가 오텔로에게 카시오를 복권시켜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오텔로가 부인을 향해 복수를 다짐하면서 마무리됩니다. 빠른 전개와 긴박하게 흘러가는 음악이 이어지는 오페라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입니다. 데스데모나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이전 06화오텔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