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제 3 막 오후, 결혼 피로연장
장면 #10
백작이 등장합니다. 아침부터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의심이 가시질 않습니다. 이름 없는 편지, 옷장 속에 숨어있던 수잔나, 당황하는 부인,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도망간 사람 등 모두가 이상합니다. 의심이 많고 명예,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백작입니다.
백작의 방에 수잔나가 들어옵니다. 장면 #8 두 번째 작전이었던 케루비노를 여장시켜서 백작을 속이려던 작전은 앞에서 케루비노가 2층에서 도망쳤기 때문에 계획을 수정하여 백작부인이 대신 정원으로 나가기로 하고 일단 피가로에게는 비밀로 하자고 합니다. 백작은 아침에 자신이 수잔나의 방에 들어갔던 얘기를 부인에게 했을 까봐 전전긍긍 하면서도(물론 부인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바질리오가 들어오는 바람에 흐지부지되었던 오늘 밤 저택 뒤 정원에서 나를 만날 수 있느냐고 다시 물어봅니다. 수잔나는 수락합니다. 불안하고 의심 많은 백작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물어보고 수잔나는 재차 약속합니다. 그제야 백작은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수잔나가 방을 나가는 순간 피가로와 마주치는데 피가로에게 소송에서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고 속삭입니다. 그걸 백작이 듣게 되는데 방금 전 확신에 찼던 모습과는 반대로 내가 덫에 걸린 것이 아닐까라며 다시 의심에 빠집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하는 반전을 잘 느끼면서 감상하는 것이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기분이 안 좋아진 백작은 자신과 같은 편이 승리할 것이라는 아리아를 부릅니다.
[백작, Vendro mentrio spspiro]
내가 이렇게 괴로운데 하인 녀석들이 행복을 누리는 것이 말이 안 되지!
내가 좋아하는 수잔나를 피가로가 차지하는 걸까?
내게 사랑을 불러일으킨 여자가 하인 녀석과 잘 되는 꼴을 보란 말인가?
안돼, 피가로에게 이런 행복을 넘겨줄 수는 없지
넌 나와 싸울 상대가 안돼, 내 불행을 비웃을 입장이 아니야
오직 복수의 희망이 벌써 내 마음을 위로하고 날 기쁘게 하네
장면 #11
무대를 꽉 채우는 바리톤의 아리아가 끝나고 나면 백작의 우군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옵니다. 판사 쿠르지오가 마르첼리나의 차용증 계약서를 들고 들어옵니다. 마르첼리나, 바르톨로가 같이 들어오고 피가로도 따라 들어옵니다. 재판 결과는 마르첼리나의 서류에 근거해서 피가로가 마르첼리나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옆에 있던 백작이 합당한 판결이라며 빌려간 돈을 갚거나 결혼을 해야 한다며 재판 결과에 좋아합니다. 이에 피가로가 마르첼리나와 결혼하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나는 원래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다고 깜짝 발언을 합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동의 없이는 이 결혼판결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합니다. 어렸을 때 버려진 것이냐고 바르톨로가 묻자 자신은 유괴되어서 부모님의 얼굴은 알 수가 없고 대신 팔에 집안의 문양을 문신으로 새겨 놓았다고 털어놓습니다. 마르첼리나가 깜짝 놀랍니다. 문신을 보고 피가로가 자신의 아들이었던 것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피가로의 아버지는 마르첼리나가 하인으로 있던 이전 집의 주인인 바르톨로였습니다. 도대체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을까요?
갑자기 무대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 피가로의 가족 상봉의 무대로 바뀝니다. 이어서 수잔나가 들어오면서 판사에게 피가로가 마르첼리나에게 빌린 돈을 구해왔다고 합니다. 한쪽에서 피가로가 엄마인 마르첼리나와 포옹하고 있는 것을 본 (상황을 전혀 모르는) 수잔나는 화가 나서 피가로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며 따지지만 곧 오해는 풀리고 가족이 된 네 명(피가로와 수잔나, 바르톨로와 마르첼리나)이 행복하게 합동결혼식을 올리자고 합니다. 급작스러운 전개에 정신없습니다. 결혼 반대파였던 바르톨로와 마르첼리나는 이제 피가로, 수잔나의 찬성파로 바뀌게 되겠죠?
모두 퇴장하고 바르바리나와 케루비노가 등장합니다. 바르바리나는 케루비노에게 세비야로 가지 말고 그냥 우리 집으로 가자고 권합니다. 여자친구들과 꽃을 들고 백작부인께 갈 예정인데 너도 여장을 하고 우리 틈에 끼어서 백작부인을 보러 가자고 합니다. 짧게 지나갑니다. 바르바리나는 케루비노를 좋아하고 있나 봅니다.
장면 #12 백작부인의 방
혼자 이런 복잡한 상황이 괴로운 부인은 과거에 자신을 그렇게 사랑했던 남편이 왜 이렇게 됐을까 하면서 내 처지를 한탄하며 쓸쓸한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오늘 밤 수잔나의 옷을 입고 남편을 만날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배신한 남편 때문에 하인의 도움까지 받는 상황이 더욱 괴롭습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부인의 아리아는 2개인데 모두 슬프고 장대한 아리아입니다.
[백작부인, Dove dono I bei mpmenti]
달콤하고 즐겁던 그 행복한 순간들은 어디로 갔을까?
거짓된 입술에서 나왔던 맹세들은 어디로 갔지?
모든 것이 눈물과 고통으로 변했는데 그 행복의 기억은 왜 사라지지 않는지…
하지만 이 고통 속에서도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는 한
그의 무정한 마음은 돌아오겠지.
백작과 정원사 안토니오가 갑자기 등장합니다. 모자 하나를 들고 와서 케루비노의 모자라며 세비야로 떠나지 않고 이 성안에 아직 있고 자기 옷을 벗어던져놓고 여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 위의 바르바리나와 케루비노 장면처럼 짧게 지나갑니다.
부인의 방에 수잔나가 들어옵니다. 우리 계획(밤에 정원에서 만나기로 한)이 잘 전달되었느냐고 묻고 아예 편지를 써서 백작에게 전달하자고 합니다.
내가 부르는 걸 받아쓰라고 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유명한 [편지의 노래, Che soave zeffiretto]입니다.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오늘 저녁에 불어오면
숲 속 소나무 아래에서… 나머진 그가 알아듣겠지.
편지를 다 쓰고 옷핀을 하나 꺼내서 봉투를 봉하고 종이 뒷면에 핀을 돌려주세요라고 적습니다.
장면 #13
동네 마을사람들이 백작부인에게 꽃다발을 전하면서 피가로의 결혼을 축하하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여자로 변장한 케루비노가 숨어 있습니다. 백작에게 입대 명령을 받아놓고 아직 여기 남아있는 거죠. 축하파티가 이어지는 중에 백작과 안토니오가 들어와서 여장한 케루비노를 발견합니다. 다시 기세가 올라간 백작은 부인에게 왜 이놈을 여장을 시키고 같이 있는지 다그칩니다. 그러나 갑자기 바르바리나가 백작님이 자신의 방에서 저를 껴안고 입을 맞추려고 한 사실을 폭로합니다. 백작이 당황하자 오히려 바르바리나는 케루비노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백작이 허둥대는 동안 피가로가 들어옵니다. 다시 백작이 발코니에서 뛰어내린 범인을 찾으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려고 하자 피가로가 동네 마을 주민들을 다 불러 모으면서 행진곡풍의 음악과 함께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해 버립니다.
자연스레 결혼 피로연으로 이어지고 다 같이 춤추는 동안 수잔나는 백작에게 접근하여 부인의 편지를 몰래 전달합니다. 백작은 편지를 받아 보다가 편지를 봉한 핀에 손을 찔립니다. 이 장면을 피가로가 목격을 하게 되고 오늘 밤 수잔나와 만나기로 한 편지를 받은 백작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성대하게 파티를 진행합니다.
[Editor’s comment]
여기서 알아 둘 점은 피가로가 두 여자의 계획을 정확히 모른다는 것입니다. 장면 #8에서 모여서 케루비노를 여장시켜서 백작을 골탕 먹이려는 작전은 (피가로에게는 비밀로 하고) 수잔나 대신 부인이 정원으로 나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고 장면 #12에서 백작부인이 수잔나에게 편지를 써서 백작에게 언제, 어떻게 전달한다는 구체적인 일정은 당시 피가로는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계획을 알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편지를 주고받는 것을 본 피가로는 결혼식에서 몰래 편지를 주고받는 수잔나를 의심하게 됩니다. 이제 같은 편도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인가요? 이런 복잡한 구조가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