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의 순수성(1)
알람 소리가 울린다. 평소 즐겨 듣는, 좋아하는 곡을 알람으로 해놨음에도 불구하고, 귀에 울리는 소리는 잠결에 듣기엔 매우 거북했다.
짜증을 머금은 손길로 알람을 끄고 나서 보일러를 틀어 샤워를 한다. 뜨거운물이 정수리에 닿아 어깨를 타고 발끝으로 흘러내리자 비로소 잠기운이 어설프게나마 씻겨나간다.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한다. 신발을 신고 도어락을 풀어 연다. 드르르르륵. 평소에 문이 열릴 때와 다른 이질적인 소리가 귀를 파고든다. 이어폰을 꽂기 전이라 보다 명확한 소리를 들은 나는 문 밑을 살핀다. 생수병뚜껑. 거기엔 생수병뚜껑이 놓여 문에 바짝 붙어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간밤에 누군가 복도에서 생수를 뜯어 마시고 버린 흔적일까? 배송온 생수에서 실수로 떨어진 낙오자일까. 시계를 본다. 수업이 시작하기 10분전, 생각할 여유같은건 존재하지 않았다.
바쁜 걸음을 돌려 학교로 향한다.
어느새, 병뚜껑같은건 인식체계의 바깥으로 향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