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인가?

위협의 순수성(2)

by 농어

바쁜 하루가 지나간다. 9시부터 시작해서 빡빡하게 진행되는 하루.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에서 지내온 틀에 박힌바쁨보다.

여유를 빙자한 대학생활의 바쁨은 더욱 지독했다.


무거운 몸과 가방을 이끌고 터덜터걸 집으로 향한다.

밤은 어느덧 깊어, 층계를 오를 때마다 들어오는 등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4층을 조금 가파른 숨을 거두며 올라섰을 때,

401호의 문이 열려 있었다.

뭘까 싶어 보지만 칠흑에 싸인 방은 어둠만이 먹먹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신경을 끄고 나는 도어락을 눌러 문을 열었다.

스으윽. 기분 좋은 문의 끌림 소리다.

집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고 간단히 세면을 한다.


마침 연락온 친구의 제안에 나는 게임을 시작했고,

한 판만 더 하자는 얘기가 물고 늘어져 어느덧 3시.

마이크를 쩌렁히 울려 게임을 하던 나는 문득, 옆집 사람이 시끄럽게 느끼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별 상관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침대에 몸을 뉘인다.

안락한 침대와 편안한 베게 그리고 두툼한 이불.

잠에 막 들어서려는 순간 벽을 넘어 옅은 기침 소리가 들린다.

짜증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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