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서비스 이현희 COO 인터뷰
CX 리더십들의 심층 인터뷰 시리즈, 2탄이 돌아왔습니다! 1탄에서는 토스의 CX 자회사 토스씨엑스 강희진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10명부터 100명 이상까지 CS/CX 조직 규모에 따른 자세한 운영 팁을 전해드렸어요. → [1탄 보러가기]
두 번째 주인공은 당근서비스의 이현희 COO입니다. 동네 이웃 5명 중 3명이 쓰는 ‘당근’을 모르시는 분은 없겠죠? 당근서비스는 당근의 운영 전문 자회사로, CS 고객센터 업무는 물론이고 당근과 연관된 서비스 운영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에요. 운영 전문 자회사라니?! 스타트업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케이스인데요. 당근은 왜 외주가 아닌 별도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걸까요?
당근서비스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피스를 방문했을 때 놀랐던 점은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것이었어요. 토스씨엑스처럼 외주 컨택센터의 모습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흔한 사무실 풍경이 펼쳐지더라고요! 당근서비스에는 상담원/CS매니저 대신 ‘오퍼레이터’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주로 고객 상담만 응대하는 콜센터와는 다르게 상담 뿐 아니라 VoC 분석과 제품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있어요.
또한 당근에는 ‘CS/운영’을 위한 별도의 개발팀이 존재해요. 운영 개발팀에서 자체 개발 솔루션을 만들어 오퍼레이터들이 업무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당근이 얼마나 ‘고객의 소리’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포인트들인데요. 이현희 COO와 인터뷰를 통해 당근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당근의 '고객 경험(CX)'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가 궁금하시다면 이번 인터뷰를 끝까지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당근서비스 COO 운영 총괄 이사를 맡고 있는 이현희라고 합니다. 당근서비스는 당근과 연관된 서비스 운영 업무를 전담하는 당근의 자회사예요. CS 업무는 물론 인하우스 형태의 서비스 운영조직이 진행하는 모든 일을 당근서비스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당근서비스의 총 인원은 약 120명이에요. 저희는 다른 CX자회사와 조금 다르게 CS 뿐만 아니라 ‘서비스 운영’을 전담하고 있어요. 상담과 서비스 운영 구분없이 각 서비스를 운영하는 팀이 존재하고요. 각 팀에서 운영 및 상담 응대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당근은 대한민국 모바일 사용자 대부분이 이용하는 서비스인만큼 다양하고, 많은 문의들이 유입돼요. 하지만 당근서비스는 이에 반해 작은 규모로 굉장히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당근 운영 개발팀의 기술적인 지원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에요.
상담, VoC 분석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쓰고 있습니다. 당근은 특이하게 ‘운영’만을 위한 개발 조직이 별도로 존재해요. 제가 당근에 합류하게 된 계기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대부분의 회사들은 다양한 환경이나 이슈로 인해 운영/CS에 개발 리소스를 한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당근은 ‘운영 개발팀’이라는 별도 조직이 있을 정도로, 운영 서포트에 진심인 회사입니다.
네 맞아요! 서버 엔지니어를 포함해 무려 머신러닝 엔지니어까지 10명이 넘는 인원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운영 개발팀 멤버분들이 당근서비스 못지 않게 운영에 되게 진심이세요. 제가 이제껏 회사 생활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개발 조직이에요.
운영 개발팀에는 '사용자 모자’라는 게 있어요. 이걸 쓰면 사용자로 변신(?)하게 됩니다 ㅎㅎ 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점이 불편하지 서로 피드백하세요. 개발팀에서 운영팀 못지 않게 깊이 고민해주시는 덕분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해 개선하곤 해요. 덕분에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운영 개발팀에는 ‘개밥 먹기’라는 문화도 있어요. 개밥먹기란 ‘실제로 자기가 만든 제품을 직접 경험해 봐야 한다’는 뜻의 개발자 전문 용어인데요. 개발자분들은 개밥먹기를 위해 주기적으로 당근서비스에 방문해서 CS업무를 경험해보시고, 툴 개발에 반영해 주고 계십니다. 개발팀에서 만들어주신 툴을 사용하다 보니까 업무 효율도 굉장히 높아져요.
자회사 설립은 창업자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결정이었어요. 당근은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고객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팀이에요. 초창기에는 경영진 포함 모든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운영과 고객 응대를 했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당근의 모든 팀들이 서비스 운영과 CS에 대한 업무 이해도가 굉장히 높아졌고요.
(tmi)지금도 김용현 대표님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글로벌 사업을 리딩하시면서 CS까지 직접 처리하고 계세요!
‘당근마켓’ 서비스가 커질수록 운영 조직도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당근 팀에는 운영 조직 외에도 다양한 팀/직군의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개발자가 많은데요. 이 조직 안에서 운영팀 중심의 문화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운영팀 오퍼레이터들의 최우선 순위는 고객과의 약속입니다. 고객과의 약속은 업무시간이 될 수도 있고, 일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죠. 자회사 설립을 통해 운영팀을 별도의 환경으로 분리하고, ‘운영 전문 회사’로서 소속감, 동기부여,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주변 사례를 참고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어요. '운영의 중요성'을 이미 당근 팀이 잘 알고 있었기에 '자회사 설립'이라는 의사결정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당근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면 당근서비스로 바로 넘어오지 않습니다. 특정 기간 동안 서비스를 출시한 개발자, PM, PO, 디자이너들이 직접 운영을 하면서 고객의 소리를 듣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켜요.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고객의 니즈를 다 파악하지 못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조직이 직접 검증하고, 빠르게 개선하고 있어요.
네, 당근서비스는 ‘당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오퍼레이션을 서포트해주는 '옆 팀’ 정도?
저는 ‘운영’도 하나의 전문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고객의 니즈를 제품에 반영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고객이 편하게 이용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 정책 개선 등 여러 서포트가 필요하고요. 당근서비스가 가장 가까이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는 이전 경력을 포함해 인하우스, 자회사, 외주를 모두 경험해 봤어요. 그래서 당근서비스에 처음 왔을 때 '왜 자회사일까, 어떤 강점이 있을까?'라는 물음표들이 있었는데요. 당근 서비스에서 운영을 할수록 외주와 인하우스의 아쉬움이 잘 보완되어 있는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비스 운영 조직이 다른 조직 대비 커지다 보면 조직문화나 HR, 운영 등 고민이 많아져요. 보통 인하우스로 시작했다가 규모가 점점 커지면, 리스크가 큰 업무들을 제외하고는 외주로 분리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외주 컨택센터가 생산성이나 여러 지표에 대해서는 전문적이기 때문에 업무 효율화나 CS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죠.
하지만 동시에 업무와 조직(인하우스)이 멀어진다는 단점이 발생해요. 또 CX(고객경험)와 제품 개선 측면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안 등의 이슈로 데이터나 정보 공유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넓은 시야로 제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어요.
자회사의 장점은 본사와 함께 ‘서비스의 성공’이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일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당근서비스는 당근이 성공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팀입니다. ‘당근’이라는 서비스의 성공을 하나의 명확한 목표로 공유하며 서로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어요. 당근서비스의 의견이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는 등 단순 운영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운영’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한편 자회사 운영에 있어서는 '조직관리'에 대한 많은 고민과 투자를 필요로 해요. 큰 팀이 아닌 하나의 회사 체제이다 보니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당근과 분리되어 운영자 중심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그 문제를 실현시키고, 소속감과 동기부여를 고민하며 구성원들의 성장까지 고민해야 해요. 인사, 노무, 보상도 직접 관리해야 하고요. 하지만 구성원들과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함께 하다 보면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성취감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설.필.고.! 설명이 필요 없는 고객 만족이란 뜻인데요. 만족이라는 것은 어떠한 설명도 필요 없는 상태라고 정의하고요. 고객님에게 만족을 드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어요. 당근 팀 또한 고객 중심, 고객 만족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서비스에 대한 답은 항상 사용자에게 있어요. 당근은 오래 고민하는 대신,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빠르게 실험하며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1차적으로는 사용자들이 기다림 없이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FAQ를 제공하고 있고요. 제품 곳곳에도 설문조사 형태로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었어요. 접수된 VoC는 자체 운영툴을 사용해 ‘카테고리 자동 분류 → 데이터 분석’을 거쳐 운영을 개선하는 데 반영하고 있습니다. 운영 개발팀에 머신러닝 엔지니어분들도 계셔서, AI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운영 가능하도록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주기적으로 당근 피드에 설문조사를 올리고 있어요. 서비스 고도화가 필요할 때는 직접 유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지속적으로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 노력 하고 있어요!
설문조사만 해도 생각보다 고객 참여도가 굉장히 높은데요. 중고거래, 동네생활, 알바, 부동산 등 전 영역에 걸쳐 단순 문의 뿐만 아니라 개선이 필요한 점들까지 적극적으로 남겨주세요. 신기한 건, 칭찬과 애정어린 사연들도 굉장히 많이 유입된다는 점이에요.
보통 서비스나 플랫폼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개선/불만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주시잖아요. 그런데 당근 고객분들은 특이하게도 ‘당근 덕분에 분실물을 찾았다’, ‘동네분들한테 도움을 받았다’, ‘당근이 있어 행복하다’ 등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주세요. 이런 피드백들은 전사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답니다. 제품 개선 피드백 남겨주시는 것도 너무 중요하고 감사하지만, ‘우리가 만든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구나’를 느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의미있는 것 같아요.
‘거래’ 서비스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이슈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일례로, 얼마 전 ‘당근 중고거래 분쟁 조정 전담 기구 출범식’을 진행했어요. 중고거래와 관련된 여러 기관, 정부, 시민단체, 학계 인사들과 함께 ‘분쟁조정센터’를 설립한 거예요. 특별히 당근서비스에서 직접 업무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참석해 분쟁 사례나 업무처리 방법들을 공유하며 자리를 빛내 주셨어요.
이밖에도 당근팀과 함께 고객들의 패턴 분석, 케이스 분석을 진행하며 운영 정책 및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고요. 법무팀 등 다양한 팀과 협업을 통해 사례집 및 교육 자료, 대응방향을 제작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교육팀과 전사 교육도 정기적으로 진행하면서 관련 지식을 강화하고 있어요.
또한 팀별 자체 스터디도 활발히 진행됩니다. 친절하고 빠른 응대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깊이, 고객이 궁금해 하는 문제, 피해 대응 해결책 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당근서비스는 고객을 응대하는 것은 물론 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슈들을 분석하고 메이커 팀들과 협업을 통해 개선하는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어요. 때문에 구성원들을 상담원이라고 하지 않고 '오퍼레이터'라고 해요. 정확한 오퍼레이터 인원 수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23년 대비 24년에는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조직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요. 당근페이의 경우에는 24시간 365일 고객센터를 운영하면서 실시간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채용의 어려움은 업계에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동일한 것 같긴 한데요. 감사하게도 당근서비스에 지원하시는 지원자 대부분은 당근 사용자이신 경우가 많아요.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저희가 주로 보는 역량은 크게 3가지인데요. 첫째는 서비스에 대한 애정, 둘째는 당근서비스 문화 적합도, 셋째는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이에요. 당근서비스 주 업무가 고객님들의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해 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요. 운영 전문 회사이기 때문에 고객님들이 전달해주시는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관리하는 등의 업무도 굉장히 중요해요. 데이터 분석으로 도출된 안건들은 서비스에 반영하거나 개선 방향을 정하는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에요.
구성원들의 커리어 성장에 대한 고민은 정말 매일매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최우선은 제품과 정책 개선에 기여하는 운영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어요.
당근서비스는 보통의 컨택센터처럼 ‘인력’으로 업무량을 처리하는 조직이 아니에요. 상담 응대를 포함한 서비스 운영을 서포트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기술 개발팀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스스로 학습하면서 성장해 나가야 하는 환경이에요. 기술적으로도 지원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빠른 상담 응대를 넘어서 고객들이 주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직접 분석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때문에 근속 기간보다는 역량 중심으로 기회를 드리고 있고요.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보고, 성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쪽으로 커리어를 확장해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해요! 이 채널을 빌어 채용 어필해봅니다ㅎㅎ
주요 의사결정권을 가진 대표나 리더들이 조직 내에서 CX 직무 자체의 성장성을 깊이 있게 고민해 주시면 좋겠어요!
최근 업계에서 CX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요. 많은 것들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고객 반응에 따라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상황의 영향인 것 같은데요. 고객 문의를 응대하는 저희 직업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역할이나 업무 범위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생산성이나 응대율만 보는 예전의 CS를 넘어서, 고객의 소리를 분석하고, 그것들을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CX매니저가 탄생했고요. 최근 CS매니저가 아닌 CX매니저를 채용하는 기업들도 굉장히 많아졌어요.
비용과 효율, 인입과 처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직무이지만 CX매니저들이 해야 하는 일을 CS로만 정의한다면, 직무 자체도 그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도 쉽게 한계를 맞이하고 성장하기 어려워요. CS 업무를 처리하려면 생각보다 더 서비스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요. 회사 내에서 제품에 대해 가장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를 가장 많이 보고, 듣기도 하죠. 조직에서 이러한 장점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역할을 잘 정의하고 교육시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담당자들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일해야 하는지를 반복적으로 알려주고 트레이닝 시켜주신다면 업계 전반에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는 분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제가 당근에 입사할 때 받았던 면접 질문인데요ㅎㅎ 어떤 이슈가 있고, 그걸 개선해야 할 때 저는 항상 개발팀, 제품팀, 기획팀을 찾아갔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반영이 안 되거나 혹은 담당자분께서 바쁘다고 만나주지 않은 적도 있었죠.
한 번은 제가 담당 개발자분 옆에 앉아서 3시간 동안 업무를 했어요. 제가 계속할 수 있는 건 ‘필요하다’ 이야기하는 것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개발자분들이 일하는 것을 직접 보니 그분들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더라고요?! 그분들이 요청한 것들을 왜 못해주는지, 어떤 상황인지 등등이요.
반대로 개발자분 또한 운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더라고요. 아무리 바빠도 함께 일하는 동료가 계속 찾아오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면 서로 왜 바쁜지, 업무적으로 역할적으로 서로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슈들과 해결 방안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돼요. 사실 각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기술 중심적이냐/고객 중심적이냐의 차이만 있을뿐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대부분 동일하거든요. 업무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거죠! 이렇게 협업 멤버들과 업무중심으로 공감대를 만들고,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지원받고 지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 것이 꼭 필요해요. 리더나 CTO를 설득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협업이 많은 운영부서에서는 다양한 조직들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협업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발팀을 설득하고 마주한 넥스트 스텝은 유관 부서가 이슈를 인식할 수 있도록 운영팀에서 잘 리포트하는 것이었어요. 고객의 목소리를 ‘기획팀의 언어’로, ‘개발팀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죠! 그리고 각 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상황과 지식까지 파악해 전달드리면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해당 팀에서 기획하고 있는 기능, 서치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일부 운영팀 리포트로 해소되니 부담이 덜한 것이죠.
실무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매주 리포트를 써서 리더십들에게 전달했더니 결국에는 반영이 되더라고요. 물론 1년 넘게 걸렸습니다만.. 저는 다른 직무의 멤버들과 관계를 쌓고, 서로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운영 매니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서비스에 기여하는 운영을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 :) 당근서비스에서도 오퍼레이터분들이 이런 커리어를 쌓아가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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