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은 2편으로 이상적인 퍼포먼스 마케터는 누구인지 공유합니다.
마케터들과의 대화는 아주 흥미롭다. 최근 성공적인 캠페인의 사례나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알짜 정보다. 그리고 저마다 잘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각자마다의 노하우를 방출하기에 귀담아 들을 내용도 참 많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간혹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해 논쟁이 붙곤 한다.
머신러닝 최적화 기준은 무엇으로 잡으면 좋을지..
타겟은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
컨텐츠는 어떤 유형으로 하면 좋을지..
이런 논쟁/토론거리는 실무적인 관점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작은 것들이라 표현하는 것이 올바를지 여전히 이 글을 쓰면서도 조심스럽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기는 전략 하에서는 작은 것들이 맞을 수 있다.
이전에 내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 객단가가 1만원이 조금 넘는 제품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목표 ROAS는 500% 이상이었고, 아쉽게도 구매 CPA는 1만원 조금 안되는 수치였다. 그리고 고객사의 ROAS는 목표는 첫 구매자 대상의 목표였으며 재구매나 업셀링/크로스셀링에 대한 전략은 부재한 상황이었다.
자, 이런 상황이라면 ROAS 500%는 아무리 타겟, 컨텐츠, 캠페인을 최적화한다고한들 쉽게 달성되기 어려운 목표가 된다. 물론, 오가닉(자연유입) 유저 유입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을 하더라도 언제 충분한 매출볼륨을 가져올 자연유입이 생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 객단가(AOV)를 전환율을 고려하여 6~7만원대로 만들지 않는다면 첫 구매 ROAS 500%는 기대하기 어렵다. 혹은 첫 구매 고객 대상이 아니라 첫 구매 기준 6개월 이내 LTV로 ROAS 500% 달성을 목표로 삼아 6개월 이내 5번 이상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즉, 더 큰 관점에서, 일이 될 수 밖에 없는 지점을 찾아야 하고 그것부터 만들어 놓고 세부적인 전술 플레이가 진행되어야 한다. 전략은 파도를 만드는 일이다.
파도를 타는 서퍼들은 열심히 패들링으로만 멋진 서핑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파도를 이용해 온몸에 힘을 빼고 즐기수 있어야 한다.
일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루틴이 생기기 마련이다. 미디어 플래닝, 컨텐츠 기획 등 적어도 3번 이상 반복하면 일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라는 자문을 하게 되고(생각보다 자문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루틴을 만들게 된다. 이 루틴은 절차라고 쉽게 표현되기도 하고 회사의 시스템 상으로는 흔히들 업무 프로세스라고도 한다.
대게 주니어의 경우, 이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 프로세스만이라도 잘 따라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니어로 갈수록 현재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방향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고객가치 실현을 기반으로 자신의 경험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스스로 절차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절차를 개선하려는 이들은 보통 무엇인가를 더 나은 상태로 만들려는 의지가 있다. 물론 여기에 실행력까지 있다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말로만 떠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절차 개선의 목표는 단순하다.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내가 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차는 또 하나의 나를 대신하는 자산이 된다. 자산은 내가 될 수도 있으나 대여, 매매도 가능하다. 혹은 자산이라 함은 내가 투영되지 않으니 자산의 성공이나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이는 내가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꼭지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련다.
가끔 데일리 리포트에 목숨(?)을 거는 이들을 본다. 데일리로 특정 지표의 등락에 따라 전략이 바뀌고 그에 따라 전술도 바뀌여 된다는 것이다. 잠깐 들어보면 매일같이 마케팅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태도가 헌신적이라 놀랍고 전략이란 키워드가 많이 등장해 참으로 스마트하고 믿음직스러워보인다.
그런데 더 들어보면 사실 그렇지 않다. 데일리 리포트에 일희일비하면서 전략 변경을 운운하는 것은 그저 스스로의 선택이 못미더울 뿐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본인도 잘 모르는 것이다. 데일리 리포트는 주식 시황에 비유되곤 한다. 시간대 별, 매수냐 매도냐 의견이 분분하고 철저하게 조사했던 종목도 시간대별 음봉이 가득하면 빨리 팔아 치워야 하는 건 아닌지 HTS 앞에서 하루를 꼬박 지새운다. 퍼포먼스 마케팅 리포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의 행동을 시시각각 볼 수 있는 테크의 장점은 담당자의 시간을 앗아갔고 그들 스스로의 믿음도 변변치 않은 논리로 치부해버리는 단점을 낳았다.
그런데 기억할 것이 있다. 주식도 시황에 목숨거는 단타 투자자들에게나 도움이 될 뿐 철저한 종목 조사를 기반으로 원칙 투자를 하는 가치 투자자들에게는 성장에 필수적인 변동으로 인식된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데일리 리포트도 그래야 한다. 마케터가 철저한 전략과 런칭 초반의 실험을 통해 가야 할 방향을 잡았다면 하루하루의 변동에 일희일비해선 안된다. 그래야만 장기적인 성장을 온몸으로 맛볼 수 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애초에 유저의 이야기를 잘 듣고 시장에 반영하는데 애써야 한다.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이 해결한 다양한 솔루션 사례를 이미 문제를 겪는 이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게 전부고 사실, 그게 어렵다.
그럼, 데일리 리포트를 보지 말까? 아니다. 데이터는 늘 튀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리포트를 보며 전략수정이 아닌 그저 튀는 이슈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면 그만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해보니, 경험 상 이런 방향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확률이 높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