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PINNO 오피노마케팅 Jan 24. 2024

목표 달성을 원하는 리더라면 알아야 할 3가지 원칙

스파게티면으로 탑을 우주 끝까지 올릴 수 있을까?

2021년 말, 회사를 매각하고 모회사와 계열사 리더십과 원활한 PMI를 위한 워크샵을 가졌다. 미래 성장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역시 ‘단합'의 목적도 있었기에 각사의 인원이 랜덤으로 팀이 되어 게임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 게임의 시작은 바로, ‘스파게티 탑 쌓기'

한정된 스파게티와 테이프, 실, 마시멜로를 활용해서 가장 높은 탑을 만드는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워낙 비즈니스 모임, 워크샵에서 많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직접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해외 연구 사례도 있을만큼 유명한 게임을 한다는 생각에 긴장도 되면서도 승리해야겠다는 열의도 넘쳤다. 


결론적으로 우리 팀은 대략 8팀(기억이 가물가물) 중에 2등을 했다. 사실, 1등이 될 수 있었지만 1등 팀의 기가막힌 아이디어로 인해 아쉽게(?) 1등을 뺏기고 말았다. 


그때 이 게임을 회고 할일이 없었지만 2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그 게임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성공적인 사업 성장을 위한 나름의 인사이트를 정리하려 한다. 


구글에 검색만 해봐도 이 게임에서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바로, ‘실행'의 중요성이다. MBA 출신, 전문직, 기업가 등은 탑을 쌓아 올리기 전 너무 다양한 방법적인 논의(기획)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는 건축가 그룹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유치원생 그룹은 계획보다 실행이 앞서면서 당당히 1등 그룹이 된다. 실행하고 실패하면 다시 연구하여 실행한다. 결국, ‘승리'를 위해 ‘실행'이 답이란 것인데 이 게임에서 ‘실행'의 인사이트만큼이나 더 중요한 인사이트가 상당히 많이 숨겨져 있다. 



규칙은 규칙을 지켜야 함과 동시에 규칙 외의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가이드일 뿐이다. 


이 게임의 규칙은 아주 간단하다. 당시 주어진 규칙은 그러했다. 제공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높은 탑을 만들면 된다. 조금 더 쪼개서 생각해보면 이렇다. 

  

    제공된 한정된 자원(20개의 스파게티 면, 10개의 마시멜로, 1m의 테이프, 1m의 실)  

    높은 탑  


이 두 가지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탑을 쌓기 위해 주어진 자원이 아닌 다른 소재를 써서는 안된다. 높은 탑은 탑이 아래에서(지면) 시작되는 높이를 기준으로 측정된다.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지만 반대로 이걸 지키면서 탑을 높게 쌓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무엇이든 허락되는 것이다. 


보통, 규칙이 주어지면 규칙 ‘안'에서 고민하게 되는데 이는 사고의 흐름과 확대를 제약한다. 다만 규칙이 가이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규칙 외의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해볼 수 있다.   


    스파게티면을 자르거나 물질성을 바꿀 수 있다.   

    마시멜로를 녹여 길게 만든 후 다시 굳게 만들 수 있다.   

    테이프와 실을 붙이고 잇는 도구로만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지면의 기준이 주어져 있지 않다면 지면 정의를 달리할 수 있다. (이후 논쟁 거리가 될 수 있지만 논쟁이 시작된다는 것만으로도 게임의 판을 흔들 수 있다. )   

규칙 외에 시도해볼만한 것들을 더 나열 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 규칙 안에서 사고하려는 관점이 그 다음의 또 다른 목표제약 행동으로 우릴 옮길 수 있다. 



방법론이 아니라 목표 달성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게임이 시작되면 재밌게도 세계의 다양한 높은 건축물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 빌딩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건축 기법이 적용되었는지, 어떤 양식인지 등등의 토론이 뜨겁다. 워크샵 당시 많은 팀이 그랬다. 지면에 가까운 층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아치형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던지 테이프로 연결하는 것보다 마시멜로로 스파게티 중간 이음새를 만들어줘야 최대한 높게 쌓을 수 있다라던지.. 


개발자는 개발자 나름대로, 영업 리더는 그들만의 논리로, 기획가 역시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로.. 방법론 논쟁이 끊임없이 진행 중이었다. 


그 때, 내 머릿속을 불현 듯 스치고 지나 간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 공간에서 가장 높은 곳은 천장이니까 천장에 우선 테이프를 이용해 실 한쪽 끝을 붙이고 그 밑으로 스파게티 면을 붙이면서 내려와 땅에만 닿으면 되지 않을까?’


바로 팀원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모두가 박수를 치며 동의 했을까? 그렇지 않았다. ‘탑을 높게 만든다’에 스스로 정해버린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이다. 규칙에 없는, 자기가 만들어낸 규칙말이다. 하지만 규칙에는 탑을 높게 만들라했지, 탑이 튼튼해야 한다라던지, 탑은 무조건 스파게티로 구성된 높이를 측정한다와 같은 조건은 없었다. 설득 끝에 우린 조용히 이 미션(?)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알고나면 별거 아닌 전략이었기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아이데이션하는 척 작업 공간을 중심으로 인간 바리케이트를 쳐 다른 팀의 시야를 차단했다. 그리고 천장 높이를 대략 확인한 뒤 모든 재료를 일렬로 나열하면 천장에서 지면에 닿을 수 있는지 확인했다. 길이는 충분했다. 그리고 지면에서 재료들을 붙이기 시작했다. 게임이 끝나기 5초 전, 실의 끝을 천장에 붙여서 탑을 완성할 생각이었다. 


비즈니스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KPI가 정해졌음에도 그 과정에서 KPI 달성을 위한 방법이나 하위 목표에 매몰되어 KPI를 까맣게 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방법과 하위목표에 매몰되어 사랑에 빠져버리면 KPI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매출이 중요하지 않다구요!! ㅡㅡ;;)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그로스해킹을 하면서도 단기적으로 output 지표보다 input 지표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빈번한 output 지표의 개선이 있는지가 모니터링될 때의 전제이다. 


무엇이든 목표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더 좋은 것은 목표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무엇이 있었는지, 어떤 환경 떄문이었는지를 거꾸로 탑을 쌓 듯 생각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워크샵에서 우리 팀이 천장에서부터 탑을 쌓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1등을 하지 못했다. 아쉽게도 2등으로 게임은 끝나버렸다. 



더 큰 목표, 더 큰 시장. 이동하라. 더 높고 넓은 곳으로! 실행은 달라지지 않는다. 


게임의 종료 시간이 다 되었음을 사회자가 알려주는 동시에 우리 팀은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 우리의 탑이 가장 높음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다른 팀원들이 ‘저건 반칙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진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난 우리 승리를 확고하게 할 수 있는 반박의 준비가 끝나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워크샵 강의실 문이 열리더니 다른 한 팀이 박수를 치며 들어오고 있었다. 팀이 많아서 밖에도 팀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워크샵 내부에 쳐 있던 커튼을 재끼더니 유리문 밖으로 보이는 상대편의 높은 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탑을 만드는 접근 방법은 우리 팀과 같았다. 다만, 워크샵 강의실 안보다 밖의 천장이 더 높았다. (하하하 ;;)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강의실 안에서만 탑을 쌓으라는 규칙이 없었기 때문에 강의실 밖도, 차라리 건물 밖도 가능했을 것이다. 


우린 누가 강요하지 않지만 나름의 전략으로 시장을 제한한다. 국내, 대학교, 20대 여성, 남성, 패션, 뷰티 등등.물론 잘 안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란 것을. 하지만 시장을 작게 할 필요는 없다. 큰 시장에서 작은 기능, 작은 문제를 풀면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마케팅 리포팅 자동화 도구로 예를 들어보자. 최근 이런 사스가 시장에 넘쳐난다. 그런데 제품을 바라보고 어떻게 성장시킬지는 팀마다 큰 차이가 있다.   


    A팀 - 리포팅으로 시장정의: 마케터들이 리포트를 쓰느냐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네, 이 시장이 꽤 의미있겠어  

    B팀 - 마케터 활용 자동화 도구로 시장정의: 마케터들이 다루는 도구가 정말 많네, 아쉽게도 모두 파편화 되어 있고 여전히 마케터들이 시간을 많이 쓰고 있구나, 그럼 리포팅 도구부터 만들어서 이후에 이걸 무료로 배포하고 유의미한 미디어 추천 AI엔진을 유료로 업셀해볼까?  

두 팀이 시장에  내놓는 제품은 같거나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누가 더 잘 될 것 같은가. B팀은 A팀의 유료 리포팅 제품보다 낮은 단가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고 이후에 제품을 통해 충분한 고객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 충분한 고객가치는 고객획득비용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에서 늘 존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가 B팀이 제품을 무료로 전환하는 순간 A팀의 이후 존재는 장담할 수 없다. 


마무리하며.. 

흥미진진하면서도 간단한 이 게임으로 내가 얻은 인사이트는 ‘실행'말고도 다양했다. 물론, 앞으로 이 게임에서 나와 같은 방법을 쓰려한다면 반박 불가를 위한 논쟁에 얼굴이 두꺼워야 할 것이다. 뭐, 현장에서도 늘 그렇듯 자신만의 아집과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친 누군가가 당신의 신박한 아이디어를 해하려 할 수 있기에 미리 단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사업의 성장을 위해 마케팅을 고민하는 리더라면 아래의 글을 통해 내 브랜드의 현재 상황을 꼼꼼하게 파악해보자. 강동원이나 어울릴 것 같은 옷이 내게 어울리 않듯 모든 성공 사례의 전략들이 당신의 브랜드에 핏할 수 없다. 그러니 지금 브랜드의 성장 컨디션을 다양한 지표를 통해 관찰하고 그 다음 레벨로 도약을 위한 우선순위 높은 액션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https://opinnomarketing.notion.site/71d45e52ce3b47e189282653ed89733e?pvs=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