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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INNO 오피노마케팅 Oct 21. 2020

'그로스 전략' 어디까지 생각해 봤니?

그로스 해킹, 과연 그 놈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지난 컨버스 뮬 실험 사례를 포스팅 한 오피노의 강도한 매니저(이하 '란초')입니다. 오늘도 제가 맡았던 브랜드의 그로스의 다양한 사례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그에 앞서, '그로스 해킹'이라는 본질론적 접근도 함께 해보려 해요.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로스 해킹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란초가 생각하는 그로스 해킹

우리 브랜드의 참 된 가치를 발견하고,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존버하는 일


외부적으로 알려진 그로스 해킹

멋진 네이밍을 가진 분석툴(GA, Amplitude, Apps flyer, tableau, python, MY SQL 등등)을 활용해 숫자로 인사이트(문제, 현 상황)를 도출, VOC(정성) 분석, 가설 수립, 실험에 필요한 선/후행 지표 설정, a/b test 실험, 회고, PMF 달성 체크, Funnel Conversion rate 개선 등을 의미할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이 정답일까?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그로스 해킹 사고로 접근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은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2번 image 사고) 우리 브랜드의 Value나 차별성이 이미 시장에서 검증, 인정을 받고 있다면 데이터 중심 퍼포먼스 마케팅과 외부적으로 알려진 그로스 해킹의 사고가 잘 맞을 것도 같습니다. (1번 image 사고)반대로 우리 브랜드가 마켓의 문제점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혹은 충분히 해결할 순 있지만 경쟁 브랜드가 수십 수백 곳이 된다면, 브랜드 Value가 미완의 단계라면, 고객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이럴 땐, 브랜드가 마치 사람처럼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컨셉화, 브랜딩 등의 본질적 활동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즉 가설 수립, 실험, 머신러닝 전환 최적화를 백날 해도 구매가 쉽게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고, 피상적인 활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1번과 2번의 그로스 사고를 적재적소에 꺼내어 쓰곤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사례를 하나씩 봅시다.

1번. 그로스 사고


2번. 잘 알려진 그로스 사고


"우리 브랜드는 시장에서 정말 가치 있을까?" (2번 Growth 사고 中, PMF)

브랜드 가치, 존속 여부 등. Growth의 선결 조건이라 불리는 PMF를 아래와 같이 리스트업 할 수 있겠습니다.
*PMF(Product market fit)란? 시장이 우리를 필요로하고, 우리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주는지 FIT을 봄.


1. 외부 브랜드 검색량은 상승 추이를 보이는가?

2. 폭발적인 판매 성장이 있었는가? (ROAS, CVR 등)

3. 내부 유입 시 Organic(무료) 유입, Referral(추천) 유입이 꾸준한가?

4. 고객들은 실제로 얼마나 만족하는가? (VOC(Voice Of Customer, NPS조사 등)

5. 최초 구매한 고객이 재구매를 하는가? (재구매 전환율, 코호트 분석 등)


흔히 말해, 두 번째 Growth 사고 중 PMF(Product Market Fit)라는 어려운 단어로 표현을 할 수 있겠는데요. 실제 맡았던 브랜드는 위와 같은 Growth 사고로 PMF 분석을 한적이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함께 보겠습니다. 브랜드 명은 직접 밝힐 수 없어 '햄버거'라는 카테고리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1. 외부 브랜드 검색량은 꾸준한가?

2019년 4월~8월 외부 쿼리량입니다.

초록색 = 제가 맡은 브랜드(이하 '췍췍버거')

분홍색 = 마켓 리딩 브랜드 (이하 '맥도날드')



연 초에는 리딩 브랜드에 쉽게 오를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적극적인 퍼포먼스 마케팅 활동과 최적화로 리딩 기업의 외부 검색량을 약 6개월 만에 추월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보시면 맥도날드는 일관적인 검색량 추이를 보입니다. 이는 유사한 외부 Organic 검색 혹은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제가 맡은 브랜드는 어떨까요? 놀랍게도 마케팅 비용은 6,7,8월이 동일합니다. 8월에 폭발적인 성장이 있었던 것이죠. 이때 큰 희열을 느꼈답니다.


2. 폭발적인 판매 성장이 있었는가? (ROAS, CVR, CPI, CPA 등)

폭발적인 성장이 있었습니다. 매체 성과로는 ROAS 100% -> 500%까지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심지어, CVR(전환율)은 9-12%를 웃돌았을 수준이었으니 말이죠.


3. 내부 유입 시 Organic(무료) 유입, Referral(추천) 유입이 꾸준한가?

확인해보니, 자연유입은 전체 사용자의 8%, 추천 유입은 쥐똥 수준이었습니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잘~팔리는데, 광고로 잘 팔린다. 그리고, 직접 내 발로 찾아노는 사람은 약 8%, 입소문으로 찾아온 사람은 쥐똥. "어허.. 술은 마셨는데, 음주 운전은 하지 않은 이 느낌은 뭐지?"


4. 고객들은 실제로 얼마나 만족하는가? (VOC(Voice Of Customer, NPS조사 등)

이 꺼름직한 데이터를 그냥 나두고 볼 수만은 없었습니다.

햄버거를 한 번만 먹어본 사람, 2회 이상 주문한 사람으로 나누어 설문조사로 직접 물었습니다.


1. 우리 햄버거가 맛있었니?

2. 우리 햄버거는 다른 햄버거에 비해 어떤 게 가장 좋았니?

3. 우리 햄버거가 세상에서 사라지면 슬플 것 같니? 아니면 다른 햄버거로 갈아탈거니?

4. 우리 햄버거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본 경험이 있니?

등등.....


결과는 대부분 햄버거가 맛 없었고, 두 번 다신 안먹는다 하고, 충분히 다른 햄버거로 갈아 탈 의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햄버거가 고객에게 심각한 문제까지 안겨주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재구매자들은 만족을 했기에 긍정적인 답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5번의 내용을 보시면 재구매자들의 공신력이 높진 않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5. 최초 구매한 고객이 재구매를 하는가? (재구매 전환율, 코호트 분석 등)

전체 구매자 대비 재구매율이 2-3% 수준이었습니다. 소위 말해 Retention 지표가 꽝이었던 것이죠.

절대적 재구매자가 너무 적었기에 재구매자의 VOC는 객관적으로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재구매율이 낮다는 것은 상품 만족도가 낮고, 다시 구매 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고도 해석됩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ROAS, CVR, 구매수, 검색량만 높다고 우리 브랜드가 올바르게 성장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일변도적 사고를 가지고 있진 않으셨나요? 이는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수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조금 더 나아가 우리 브랜드는 마켓의 문제점, 고객의 문제점을 정말 해결해 주는지, 고객은 상품에 만족해서 다시 우리를 찾아주는지 등의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는 사실 Growh Hacking이라는 사고를 떠나 우리 브랜드를 복기하는 차원으로 보아야 합니다.




"브랜드 Value가 약한데 Growth Hacking을 할 수 있을까?" (1번 Growth 사고)

1번 WIP를 다시 소환해 보겠습니다.

2019년, 메모리폼 메트리스 브랜드(이하 '티몬스(가명)')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마켓 서치, 브랜드 스터디를 해던 도중 경쟁사가 정말 많더군요. 그런데, 티몬스나 경쟁사나 차별화 전략(10년 무상 AS, 교체), 친환경 등 서로 짜기라도 한듯 동일한 전략으로 아무런 비책 없이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번의 Growth 사고로 운영하면 팔리겠죠. 팔리긴 하겠죠. 몇 달은 팔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차별화 없이 이러한 활동을 하다보면 언제간 그 브랜드는 사라지고 말겠죠.


1. 맥을 짚어보자. (Growth, A-ha Point를 위한 밑작업)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고, 그 차별화가 제겐 Growth Point였습니다. 철저한 브랜드, 마켓 조사가 필요했습니다. 메모리폼 메트리스 검색량보다 높은 키워드가 '템퍼'라는 브랜드더군요. 그리고 사람들은 템퍼 메모리폼 메트리스에 열광하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왜냐고요? 미국 항공 우주국 NASA에서 만든 메트리스거든요. 전시장에서 한 번 누워보면 신혼부부들 눈알이 뒤집히는 그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2. 요놈 잡았다. (A-ha Point)

너무 푹신해서 샀는데,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허리가 아프다는 말이 참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수입 매트리스'이고 수입 매트리스는 '서구인 체형'에 맞춰져 아시아로 수출이 되기 때문이죠.

조금 더 메모리폼을 스터디 해보는 과정 중 두 번째, A-ha Point를 발견!

메모리폼 CELL 구조로 수입 메트리스는 여름에 너무 덥고, 겨울에는 전기 장판을 올릴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티몬스는 어땠을까요? 티몬스의 두 대표님이 메모리폼 매트리스에 정말 미쳐있어서 사용하지 않은 매트리스가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통풍이 잘되면서도 전기 장판을 사용할 수 있고, 아시아인 체형에 맞게 제작해서 허리에 무리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드신 것이죠.

수입 메모리폼 매트리스 빅데이터 분석 및 실제 고객 인터뷰
수입 & 티몬 메모리폼 메트리스 차이점 분석


3. 답이 보이기 시작하다.

이렇게 Growth A-ha Point를 잡아가보니, 국내에 비어있는 한 시장이 보이더군요.

저는 저 시장을 타겟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리고, 메트리스에 미친 두 대표의 '진정성'과 한국의 계절과 한국인 체형에 맞춘 '편익성'을 강조할 수 있었습니다

메모리폼 시장 MAP
진정성과 편익을 추구하는 브랜드 '티몬스'


4. A-ha Point를 결과물로 탄생

이렇게 도출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브랜드가 차별화 할 수 있는 고유 컨셉을 설정 하였습니다.

즉, 우리 브랜드 고유 가치와 차별화 전략, 컨셉 없이 경쟁사와 동일한 전략으로만 운영됐던 브랜드를 한 순간에 사람처럼 정체성을 심어주어 차별화를 둔 것이죠. 누군가에겐 이러한 활동이 Brand Communication, IMC, Branding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차별화가 제겐 Growth Point라 볼 수 있습니다.

결과는 오피노와의 계약 종료 이후인 2020년, 티몬스 담당 매니저님에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출이 아주 긍정적이고 괄목할만하다고 들었습니다. 이후, 해당 컨셉에 적합한 상세 페이지로 변경, 광고 소재를 제작했습니다.

브랜드 컨셉
브랜드 슬로건



글을 마치며.


이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문의 글을 써내려 온 것 같습니다.

Growth Hacking이라는 단어가 제겐 아직 어색하고, 과장된 표현이기도 합니다.


어떤 마케터에겐 과학적이고, IT스럽고 고급스럽게 느껴질수도.

누군가에겐 Growth Hacking이 단순히 웹 a/b test를 통한 전환율 개선으로.

또 누군가에겐 가설 수립->선/후행 지표 설정->실험->분석->회고로.

제겐 그냥 '우리 브랜드 오래오래 존버'라는 지론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죠.


업계에서 정형화 된 Growth Hacking의 의미를 떠나, '브랜드 성장 중심'사고가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고는 여느 마케터가 가져야 할 필수 소양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여러분의 Growth Hacking은 무엇인가요?"



*p.s - 항상 도움주시는 오피노 진재우, 신동엽 매니저, 밸런스 히어로 최인걸 매니저에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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