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문득 나와 마주할 때

길을 걷다가 쇼윈도에 비친 나와 마주치면 그 낯설음에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내가 아닌 어떤... 익숙한 타인을 만나는 기분이라고 할까. 외출할 때 가급적 제대로 입고 제대로 모양을 내고　나가려 하는 것이 나로서는 바로 그 이유인데, 낯설음과 어설픔을 동시에 느끼면 충격파가 좀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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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면, 시간적으로 꽤 오래 함께 해왔음에도 어째서 그렇게 느끼는 걸까. 생각했던 자신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일까. 이 세상에 파고든 나 자신이 아직 어색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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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스스로가 생각하는 나와 사회 속에서의 나의 간극이 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진짜 내가 누구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당혹 때문인지도 모른다. 혹은 아직껏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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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접했던 문장들 중에서 이에 대한 갈증해소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문장은 "너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라."였다. 다른 누가 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라고 들리는 그 말은 아마도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에 다름 아닐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이에게, 밝은 미래는 없다. 또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이는 남도 사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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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문득 자신과 마주칠 때 예쁘게 웃어줄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제대로 치유된 것이라 보면 될까. 다시 만날 때는, 활짝 웃어줄 수 있기를.

Illustrated by 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