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터넷으로 듣게 된 한 목사님의 설교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름이 같다고 한다. '블라디미르'가 그들의 이름이다. 이런 대단한 우연이 있나... 가 아니라 그 지역에서 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은 아주 흔한, 남자애가 태어나면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며 붙여주는 이름이라고 한다.
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은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키예프 공국의 대공(공국에서는 왕의 지위와 같은) '블라디미르 1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블라디미르 1세는 동방정교회를 키예프 공국의 국교로 삼은 인물로, 그는 신앙을 갖게 되면서 망나니 같던 습성을 모두 버리고 진정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의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예컨대 복지제도의 개념을 처음 만들었고, 사형제를 폐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백성들이 그의 놀라운 성품 변화를 겪고 감동하여 거의 대부분 동방정교회를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이러한 블라디미르 1세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지폐에 얼굴이 들어가 있고 그의 이름 또한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지어주고 싶은 이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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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은 '통치하다'는 뜻의 블라디(владь / vladĭ)와 '뛰어나다, 훌륭하다'는 의미의 매루(мѣръ / měrŭ) 혹은 평화, 세계를 뜻하는 미루(миръ / mirŭ)가 결합된 이름이라고 위키백과는 가르쳐주고 있다. 즉 훌륭한 통치자 또는 평화의 통치자라는 뜻을 갖는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시대의 통치자 한 명은 전쟁을 일으켰다. 자신의 이름 앞에 그는 부끄럽지 않을까. 이름이 너무 과분하다. 하긴 이름이 과분한 사람이 그 대통령뿐만은 아닐 것이다.
부끄러운 일을 하며 그것이 부끄러운지 모르는 사람. 상식적이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하며 그것이 몰상식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 심지어 그런 통치자. 굳이 동토의 땅까지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도 금세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루빨리 전쟁의 소식이 그치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터널 끝을 알리는 한줄기 빛이 보이기를 바라는 건 막 터널에 들어선 이들에게 너무 과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