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황금의 첫 주. 처음 이 제목을 접한 건 광주에 계신 한형식 선생님의 연수를 찾아가 들었을 때다. 아이함께 연구회 안성진 선생님과 함께, 다른 지부 선생님들과 버스를 타고 갔었다. 캠코더 촬영을 맡아 뒤에 서서 연수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아이함께 연구회에서도 새학년 맞이 세미나를 열었고 해마다 3월 첫 주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구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기를 몇 년, 이제는 많은 선생님들이 자연스럽게 3월 첫 주는 아이들의 적응을 돕는 활동, 아이들의 학습과 마음 상태를 점검하는 활동으로 구성한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들 비슷하고 한 번 자리잡은 내용을 쉽게 바꾸지 않아서일까? 활동들도 대체로 유사하다.
이렇게 3월 첫 주 적응활동을 하고 있노라면 아이들의 마음과는 별개로 나는 뭔가 쫓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곧 교과 수업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는데 아직 준비를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 2학년을 여러 해 맡을 때는 1년의 계획이 모두 서 있었으니 그런 걱정이 없긴 했다. 그러고보면 이 시기에 이렇게 쫓기는 느낌도 오랜만이다. 미리 준비를 하면 되는 일이지만,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확실히 언어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것을 채워줄 영감이나 실제 행동이 중요하다. 답을 뻔히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그에 다가가지 못하고 행동으로 나서지 못한다.
반면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아직 어린 3학년이라 그런지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이제 뭘 할 것인지, 체육은 언제인지 가볍게 묻는다. 물론 그 아이에게는 그것이 가벼운 물음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작년에 이어 또 만나는 아이들. 비록 우리 반이었던 아이들은 세 명이지만, 다른 아이들도 다른 반 선생님으로 함께 2학년을 거쳐온 것 때문인지 처음 만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올해는 생활교육을 공부하고 힘써야 겠다고 생각하지만, 이전과 같이 아직은 딱 거기까지의 생각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우리 반 아이들은 다른 반 아이들보다 활기차다. 오늘은 생활교육으로 일환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겠고, 무언가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3월 1~2주 내 마음은 대체로 이렇다. 아이들은 어떨까? 내가 하는 첫 주 활동들이 아이들의 성공적인 시작을 도울 수 있을까? 그것도 생각해볼 주제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이유로도 마음이 바쁘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 선생님의 메시지는 하루에 몇 통인지 세기를 포기할 정도로 쌓인다. 학생과 교직원 확진자 발생으로 행정적인 일 처리에 바쁘다. 간신히 급한 일을 처리해두고 그제야 아이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학교는 이래야 한다’, ‘3월은 이렇게 맞이해야 한다’ 등의 이미지는 모두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제 하루 이틀이면 교과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교육과정 설명회와 학부모 상담주간도 찾아온다. 각각이 일이나 행사가 아니라 의미 있는 어떤 것이 될 수 있다면 내 마음은 조금 달라질까? 지금 교직 경력 16년을 넘어 17년을 향해 가고 있다. 도대체 경력이 얼마나 더 쌓여야 여유롭고, 본질과 의미를 추구하는 3월을 보낼 수 있을까?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정작 교사인 나부터 3월을 보내는 마음이 이리도 편하지 않은데 아이들에게 황금의 첫 주를 맞도록 하는 게 모순 같기도 하다. 아니면 교사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므로 끝내 편안함에 도달하지 못하는 필연적인 존재일까? 아이들을 위한 첫 주 맞이 주간 운영이 일반화된 것처럼 이제는 교사를 위한 3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