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까진 아니도 아직은 소개? 프롤로그 정도?
*출판사: 열림원
*저자: 김지수
*인터뷰이: 이어령
‘죽음’이라고 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 느끼는 꺾이지 않는 신념, 소설 <운수 좋은 날>에 등장하는 아내의 죽음에서 느끼는 안타까움,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죽음이 다가오던 순간 ‘죽고 싶지 않아’를 외치던 오르탕스 부인의 애통함, 같은 소설에 등장한 젊은 과부의 죽음을 보며 느낄 법한 원통함, 그리고 책이 아닌 실제 가까운 이의 죽음에서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
이 책에 등장하는 이어령 선생의 죽음에는 안타까움, 죽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 경외감이 느껴진다. 암으로 생명의 빛을 점차 잃어가는 중에서도, 매주 화요일 깨끗하게 다린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결코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하는 선생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인터뷰는 대담이 아니라 상담이야. 대립이 아니라 상생이지. 정확한 맥을 잡아 우물에 샘솟게 하는 거지. 그게 나 혼자 할 수 없는 inter의 신비라네. 자네가 나의 마지막 시간과 공간으로 들어왔으니, 이어령과 김지수의 틈새에서 자네의 눈으로 보며 독창적으로 쓰게나.”
이어령 선생의 이 말이 이 책을 잘 설명해 준다. 이어령 선생의 주옥같은 이야기를 김지수 기자가 물 흐르듯이 연결 지어 정리하였다. 철학자 김진영이 말한 ‘별자리적 글쓰기’의 아이디어를 빌려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어령 선생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라면, 김지수 기자의 말과 글은 그 별들을 잇는 선이다. 이를 통해 마침내 하나의 별자리가 된다.
관념으로만 가득한 글은 알맹이가 없다.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이의 생각,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이야기만 가득한 글은 공허하다. 이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이어령 선생의 이야기에는 자신의 사유, 자신의 삶으로 체득한 지혜가 가득하다. 이따금 아무 페이지나 넘겨서 읽어도 푹 빠져들어 사색에 빠질 법한 책이다. 지금도 책 표지에 있는 이어령 선생을 보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죽음과 밤새 팔씨름 하는 선생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