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제작이 중단된 것 같지만, 유튜브 <김태훈의 게으른 책읽기> 중 ‘ReREAD’라는 코너를 즐겨 시청했다. 김태훈은 팝칼럼니스트로서 라디오 진행도 하고 TV 방송에도 가끔 등장하기에, 발음이 명확하고 목소리도 좋다. 위트 있는 진행이 돋보이고 무엇보다 책을 소재로 하는 영상이란 점이 흥미를 끌었다.
요즘에도 가끔 과거 영상을 볼 때가 있다. 얼마 전에 마루야마 겐지의 『취미 있는 인생』을 다룬 영상을 다시 보았다. 마루야마 겐지는 젋은 시절부터 산속에서 기거하며 소설을 쓴다고 했는데, 그가 가진 취미에 대한 이야기가 기이하다. 샌드백을 하나 사서 주먹으로 치다가 발차기를 해본다. 발차기가 잘 되지 않아 연습했더니 잘 된다. 그 다음은 무릎 치기를 연습한다. 그리고 점프하여 무릎으로 치기, 급기야 점프하여 2단 무릎 치기에 성공한다. 또 산속에서 지내다보니 겨울철 지붕에 눈이 많이 쌓인다고 했다. 계속 쌓이다가 이웃집 지붕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지붕에 올라가 눈을 치웠다고 한다. 그 이후 지붕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것이 취미가 되어서 종종 지붕에 올라갔다고 한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제목만 봤던 책인데, 오늘 이 영상을 다시 보고 생각 나서 결국 도서관에 가서 대출해 왔다.
과거 내 취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거제에 신규 발령을 받고 4년간 좁은 방에서 자취하던 시절, 몇 가지를 열망했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다. 더 정확히는 사진과 간단한 글로 구성된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었다. 당시 TV에서 개인이 글을 쓴 후, 제본 업체를 통해 자신의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싸이월드 메인에 올해 할 일 중 하나로 내 책 만들기를 적어 두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저 하나의 소망에 그쳤다.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지만, 『교사교육과정, 수업전략을 만나다』와 『교사, 수업하며 책을 쓰다』를 출간했으니 결국엔 결실이 있었던 셈이다. 또 ‘매일 글쓰기’란 걸 2~3년 지속하고 있고 그 글을 모아 제본하여 보관할 생각이다.
그 시절 또 관심 갖던 것이 악기 다루기다. 슈퍼스타 k에서 한 참가자가 우클렐레라는 작은 기타같이 생긴 악기를 연주하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고민 끝에 어느 날 20만원 가량의 적당한 모델을 쇼핑몰에서 구입했다. 독학을 위해 우클렐레 연습용 책도 한 권 샀다. 그러나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클렐레는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그대로 가지고만 있다. 제대로 연주하려고 만져본 적은 단언컨대 한 번도 없다. 그래도 언젠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가지고는 있다.
또 한 가지는 실제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취미 활동을 했던, 사진 촬영이다. 당시 소지섭이 눈 밭에서 DSLR을 한 손에 들고 걷는 광고가 인상 깊었던지, 소니 보급기 A500과 번들렌즈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카메라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찍으니 똑딱이 카메라만도 못한 결과물이 나왔다. 그러다가 삼성 NX10 이란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흰색 바디가 정말 예뻐 보였다. 렌즈는 30mm 단렌즈. 아무래도 카메라 초보자인 내 입장에서 조리개 값이 좋은 단렌즈를 사용하는 편이 표준줌 번들렌즈에 비해 쓸 만한 사진을 찍기 용이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진 취미 덕에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로 나갔다. 장비병 기질이 다분한 나는 카메라 바디와 렌즈를 하나 둘 사 모으기 시작했고 풀프레임 카메라 바디와 렌즈도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상당히 쓸만해지면서, 그간 사 모은 바디와 렌즈는 집에서 고스란히 잠자고 있는 형편이다.
이 외에도 전자기기 사서 모으기도 취미라면 취미다. 예전엔 MP3P와 PMP를 그렇게 사서 모았고 요즘에는 태블릿과 노트북을 여럿 가지고 있다. 물론 이건 취미라기보다 그저 장비병에 불과한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하는 것 중 그나마 취미에 가까운 것은 독서와 글쓰기다. 물론 이전 글에 적은 것처럼 취미와 취미가 아닌 것의 영역을 오가고 있기에 온전히 취미로 즐기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마루야마 겐지의 책을 읽고 앞으로의 취미생활에 대해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