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

악보

by jk

어디선가 멜로디를 잃어버리고 누군가에 의해 건조하게 남겨진 가사 같은 사람을 만나면 내 나름대로의 악보가 그려졌다. 내가 만일 그 사람의 예쁜 멜로디가 되어준다면 흔들림 없이 내게 안착하리라는 생각에. 되도록이면 촉촉해야겠다. 나로 인해 그가 또 다른 생명을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조그마한 기쁨이 일었다. 멜로디를 머릿속으로 그려 멜로디를 입 밖으로 불러보려는데 생각처럼 잘 불러지지가 않았다. 아득해졌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누군가에 의해 남겨진, 건조해져 곧 부스러질지도 모르는 가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서로는 각자의 멜로디를 찾아 그 자리를 일어났다. 더욱더 건조해져버린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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