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오늘은 문득 내 취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취미라고 부르기엔 조금 조용하고, 어쩌면 아주 사적인 시간일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나는 모닥불 앞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걸 참 좋아한다. 하루가 끝나고 밤이 깊어질수록, 내가 자주 가는 그곳은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고요해진다. 사람의 말소리도, 바쁜 발걸음도 사라지고 나면남는 건 오직 어둠과 불빛뿐이다. 장작이 타들어가며 ‘툭, 툭’ 하고 내는 소리가 그 침묵을 살짝 깨우는데, 그마저도 이상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불길은 늘 같은 모습일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매 순간 다른 얼굴을하고 있다. 천천히 흔들리다가, 어느 순간 크게 일렁이고, 그러다 다시 잦아들고. 그 앞에 앉아 있으면 나도 덩달아 숨을 고르게 쉬게 되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씩 정리된다. 괜히 애쓰지 않아도, 불은 알아서 타오르고 사그라들기를 반복하니까. 그 시간만큼은 ‘무언가를 잘 해내야 하는 나’가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나로 충분해진다. 그래서인지 모닥불을 바라보는 동안에는 마음도, 몸도 조금은 부드러워지는 기분이 든다. 하루 동안 쌓였던 긴장과 감정들이 따뜻한 열기에 녹아내리는 것처럼.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이 고요함과 온기를, 이 순간의 평온함을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없이 나란히 앉아 같은 불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밤. 괜찮다면, 언젠가 너에게도 이 풍경을 조심스레 보여주고 싶다.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전해지는 그런 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