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대가

by jk

사람은 늘 원하는 것을 말한다. 힘을 달라 기도하고, 지혜를 바라고, 용기와 사랑, 평화와 성장을 차례로 소망한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그 바람을 곧장 건네주는 방식으로 응답하지 않는다. 힘을 달라고 하면 삶은 나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시련을 먼저 데려온다. 지혜를 원하면 답이 아니라문제를 남긴다. 스스로 풀어내지 않으면 결코 다음 장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들이다. 용기를 바라면 피할 수 없는 위험과 마주하게 되고, 사랑을 원하면 외면할 수 없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유난히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대가로 내 마음도 함께 흔들리게 된다.

평화를 원할 때는 끝내야 할 갈등이 모습을 드러내고, 성장을 꿈꾸면 나를 깨우기 위한 실패가 찾아온다. 그 실패는 늘 정확한 순간에, 정확히 아픈 방식으로 도착한다. 감사할 마음을 원할 때는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을 하나씩 잃게 만든다. 비워진 자리에 남은 것은 후회와 함께 찾아오는 깨달음이다. 인생은 이렇게 작동한다. 행복, 평화, 성장 같은 말들은 언제나 그 무게만큼의 대가를 요구한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고, 값진 것에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이 따른다. 그래서 시련은 벌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바랐던 삶으로 나를 데려가기 위한 경로다. 돌아보면, 가장 아팠던 순간들이 나를 가장 멀리 데려다주었다. 넘어지는 순간에 성장의 뿌리는 보이지 않게 내려지고, 고통을 통과한 뒤에야 삶은 비로소 단단해진다. 그 사실을 알기에 힘들어도 멈추지 않는다. 인생은 늘 잔인한 방식으로 친절하다.

원하는 것을 주되, 그에 합당한 사람이 되도록 먼저 나를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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