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말보다 먼저 닿는 것이 있다.
사람은 종종 말로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실은 눈빛이 먼저 문을 연다. 상대가 어떤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그 눈 안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담겨 있는지. 그 앞에서 나는 또 어떤 벅찬 마음의 시선으로 되돌려주는지. 그 조용한 교환이 시작되어야 비로소 마음을 나눈다는 말이 성립한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모든 것이 그저 그러려니 지나간다. 사람의 윤곽, 분위기, 목소리까지도 하나의 풍경처럼 스쳐간다. 그러나 시선이 맞닿는 순간, 세계는 조금 달라진다. 눈빛을 응시하는 짧은 찰나에 애정이 피어오르고, 그 감정이 들킬까 싶어 괜히 웃음이 먼저 맺힌다. 민망함과 설렘이 동시에 고개를 드는 건, 마음이 이미 먼저 반응했기 때문이다.
눈은 거짓을 숨기기 어렵다. 아무리 단정한 말과 태도를 갖추어도, 눈빛에 담긴 온도는 그대로 전해진다. 그곳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대화는 그 다음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말은 이어질 수 있어도, 마음은 머무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눈에 많은 것들을 담으려 한다. 상대의 하루, 그가 숨겨둔 감정, 말로 꺼내지 못한 망설임까지도. 그리고 그 눈 안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찾으려 애쓴다. 마음은 결국, 눈빛을 통해 가장 먼저 알아보는 법이니까. 조용히 바라보고, 조심스레 담아내며, 말보다 깊은 대화를 오늘도 눈으로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