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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Sep 06. 2016

페르소나


오늘은 어떤 가면을 쓰고 갈까?

나를 돋보이기 위해

나를 방어하기 위해

나를 숨기기 위해

나를 얕보이지 않기 위해

...



때로는 변검처럼

여러개의 가면도 필요하겠지


미처 준비하지 못한 순간에

민낯을 드러내지 않도록

늘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해



사람들은 내가 쓴 가면을

알아볼 수 있을까?

어떤이는 내가 쓴 가면을

벗기려고 무던히 애를 쓰곤하지

하지만 그럴수록 가면은

떼어내기 힘들만큼 내얼굴에

착 달라붙는 인공지능을 지녔어



가면은 신기한 마법과 같아

없던 용기가 생기고

없던 배짱도 생기지



하지만 집에 돌아와

혼자있을 때

무거웠던 가면을 벗어던지지

진정한 나의 본모습과

마주하는 시간이야



어쩔땐 거울 속에 비친

가면을 쓴 나의 모습이

진짜같아 보일 때가 있어

그럴 땐 나는 내안의 나와

충돌하곤 해


누군가에게 가면을 벗은

내 모습을 보여주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야



하지만 악의가 아닌

선의의 가면이라면

굳이 가면을 벗을 필요는 없을거야


어떤 가면은 바로 내가 원하는

새로운 나의 이미지기도 해

첨엔 여간 낯선게 아니지만

습관처럼 쓰다보면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내 모습의 일부가 되 있겠지



문제를 해결하거나

손해를 방지하거나

위기를 모면할때에

가면은 위력적이야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나의 눈에 가면을 쓴 많은 사람들이

뻔히 보인다는 사실이야

그들은 가면무도회에서

얼굴을 숨긴 채 사람들 사이를 누비며

맘껏 춤을 추지



또 하나 재미있는 건

바로 그 속에 내가 있고

나 또한 가면무도회를

즐긴다는 사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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