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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Sep 19. 2016

나의 길


혼저서 길을 걸었지

걷다 보니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모였어

그들은 나를 좋아했지

시간은 흐르고 계절이 바뀌었어

사람들은 하나둘 각자의 길로

다시 돌아갔지

난 여전히 길을 가고 있어

길가엔 꽃들이 바람에 흩날렸어

때론 막다른 길에 도착하고선

길을 찾느라 한참 애를 먹기도 했지

점점 앞에서 뒤에서 함께 가던 사람들은

저 멀리 희미해져만 가고

언제나처럼 난 나의 길을 가고 있었지



아무도 없는 이 길에서 난

한 사람의 낯선 목소리를 들었어

그건 다름아닌 바로 나 자신의 목소리였지

그간 사람들과 섞여있던 그 자리엔

없었던 나였어

나와 마주한 이 시간은

나를 사방에서 돌아보게 해주었고

나의 민낯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해주었지

이제 난 다시 내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려해

그럼 다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나만의 그 길을

다시 찾을 거야

그 곳에 내가 있고

그 곳에 내가 살고

그 곳에 내가 숨쉬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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