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저서 길을 걸었지
걷다 보니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모였어
그들은 나를 좋아했지
시간은 흐르고 계절이 바뀌었어
사람들은 하나둘 각자의 길로
다시 돌아갔지
난 여전히 길을 가고 있어
길가엔 꽃들이 바람에 흩날렸어
때론 막다른 길에 도착하고선
길을 찾느라 한참 애를 먹기도 했지
점점 앞에서 뒤에서 함께 가던 사람들은
저 멀리 희미해져만 가고
언제나처럼 난 나의 길을 가고 있었지
아무도 없는 이 길에서 난
한 사람의 낯선 목소리를 들었어
그건 다름아닌 바로 나 자신의 목소리였지
그간 사람들과 섞여있던 그 자리엔
없었던 나였어
나와 마주한 이 시간은
나를 사방에서 돌아보게 해주었고
나의 민낯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해주었지
이제 난 다시 내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려해
그럼 다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나만의 그 길을
다시 찾을 거야
그 곳에 내가 있고
그 곳에 내가 살고
그 곳에 내가 숨쉬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