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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프리 Dec 01. 2015

가을의 아침 햇살


비 온 뒤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않은

서늘하게 흐린

이른 아침이지만


살며시 등 뒤에서

살갗 속으로 타고 들어오며

비추는 햇살에

포근한 감촉이 전해진다.



체온보다 낮은 공기에

노출된 나의 몸엔

희미하게 비추는

한 줄기 빛의

작은 온기가 흐른다.



빠른 걸음은 어느새

멈춘 듯 느릿한 걸음으로 바뀌면

등줄기에 전해지는

아침 햇살의 무수한 알갱이들이

온몸에 퍼지는 듯하며

일순간 나른해지는 그 기분이 좋아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은 체

아침 햇살의 따스한

기운을 온유한다.



왜 사람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더우면 차가운 것을 찾고

추우면 따듯한 것을 찾을까?



마치 있을 땐

없는 게 생각나고

없을 땐

있는 것이 생각나는 것처럼...



서늘해지는 이 가을

따사로운 아침의 햇살을

못내 아쉬워하며

일터로 가던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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