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가수 조앙 질베르토의 합작으로 탄생한 보사노바. 브라질 대표 음악인 삼바와는 달리 정적이고 선율적이며 감상적인 것이 특징이다.
가만히 누워 천장을 한참 바라보았다. 하루를 떠올리니 뒷덜미가 뻐근하다. 꽤 긴장했던 하루였다. 오늘 마저 해야 할 남은 일이 더 있었나, 고민하다 침대 옆에 무심하게 놓인 에어팟을 쥐어든다.
오늘의 재즈는 보사노바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사노바를 본래 좋아한다. 찾아 듣는 거 말고 그저 선물처럼 귀에 찾아들리는 보사노바를 좋아한다. 상수에 위치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카페에 방문하면 늘 스파클링 와인 한 잔을 주문한다. 와인을 마셔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에 마시는 딱 한 잔은 폭발할 정도의 전율을 주기 때문이다.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당도의 상쾌한 음료를 입에 머금는다. 그때서야 보사노바가 들려온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정말 내가 행복한 상태임을 알려주는 셈이다. 심장이 쿵쿵 기분 좋은 울림을 낸다.
보사노바는 마치 나를 잘 알아주는 한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 이는 나를 도닥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등에 적당히 닿이는 압은, 불현듯 올라오는 불안에 내가 놀라지 않도록 꼼꼼히 다져준다. 상냥하고 은은한 온기로.
오늘처럼 다소 어려운 하루를 보냈을 때, 상냥한 온기를 갈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때 선물 같은 보사노바를 들으며 꼼꼼하게 마음에 심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살아가는 건 위태로운 것이라 당장의 마음 한 줌이라도 귀하게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음악에 따라 마음을 천천히, 도닥도닥 다진다. 리듬의 움직임에 따라서. 도닥도닥, 도닥도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