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조금이라도 두꺼우면 읽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그렇게 읽다 말아버린 책도 꽤 되고.. 분명 일반적인 두께인데 왜 이리 힘이 안날까.
두 시간 내로 한숨에 읽어버릴 수 있는 얇은 책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속도.. 덩달아 앞 내용을 기억할 수 없어 다시 돌아가기를 수십번이다.
비슷한 것으로는 뜨개질도 완성해본적이 없다. 내가 떠온 자취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풀어 다시 시작하기를 수십번.. 결국 방 한 구석에 다시 예쁘게 코를 풀고 마치 새 것처럼 돌돌 정리된 실뭉치 상태로 뜨개를 마무리 한다.
약간 뻔뻔하게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오늘도 읽다가 말아버린 책을 다시 펼치다가 이전에 읽혀진 만큼의 페이지에 끼워놓은 책 날개가 구겨져 있는 것을 보니 또 위축이 된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은 언제 완독할 수 있을 것인가.. 7월부터 꾸준히 읽었는데 왜 아직도 여기인가.. 그래서 앞 내용은 기억을 하는가..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다시 1페이지부터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 또 좌절.. 근데 힘들 것 같아서 싫고.. 이 책 읽으면서 힘들 때마다 얇은 책들도 짬짬 읽으면서 담력을 좀 키워야겠다.
정 안되면 내 앞으로 오는 책들은 다 조각내서 아예 얇은 책 만들어버릴거야. 모두 토막 살인 당하는거지. 흑흑흑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