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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라떼 Oct 19. 2023

모아놓은 글 브런치북으로 발간하세요~

매거진을 북으로 만들기

거의 1년이 되어간다.

작년 가을, 안양천 주변과 수원 화성 화홍문을 시작으로 산책하며 적었던 글과

틈나는 대로 다녔던 이곳저곳의 강들과 주변의 이야기들을 모았다.

제11회 브런치 출간프로젝트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고 

기행수필을 쓰면서 건강도 회복하고 잡념도 날려버릴 계획이었다.

한 겨울 한탄강에서 추위에 아랑곳 않고 사진도 찍고 글을 쓰기위해  다시 역고드름을 보러 연천으로 향하던 일이 생각난다. 평소에 겨울이면 이불밖을 무서워하던 내가 조금씩 어려움과 부딪히며 더 강해지고 기행수필과 기행문도 쓰자 성취감도 생겼다.

몸이 피곤할 땐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치긴 했겠지만 예전처럼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감정에 사로잡히진 않게 되었다. 나에게 조금씩 위로와 공감이라는 안식이 찾아들고 있었다.  

그리고 봄에는 구레에 화엄사에 있는 문우 한 분을 찾아가며 쓴 글도 다시 읽어보니 새롭다. 그때 열차표를 역방향으로 잘 못 끊어서 이틀은 어지러웠던 일이며 동백꽃이 너무 예뻐서 이걸로 다른 글을 써야겠다며 흐뭇해하던 일도 떠올랐다.

올여름 한낮에 35도를 넘는 폭염 때문에 새벽 4시에 일어나 해뜨기 전에 갔던 관곡지의 연꽃이 떠오른다. 길가에 누렇게 떠버린 메타스퀘어 나뭇잎처럼 그때 너무 극성을 부려서 이 가을에 나는 조금 쳐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는 간월암에서 인간계를 벗어나 신계에 들어 선 듯한 서늘하면서도 진실한 감정을 느꼈던 일도 아주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일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자원설계일을 하며 강가를 많이 다녔었다. 그 풍경 속에 있는 편안함을 나누고자 했다. 

브런치 북은 처음에는 그래서 그들은 강으로 갔다는 매거진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의 존 그리샴의 소설에서 따온 것이지만 조금 더 나의 분위기에 맞게 "조물조물 강으로 아삭아삭 에세이"로 했다. 

꼭 브런치 북을 만들지 않아도 될 만큼 스스로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이 정도면 뭐라도 쓸 수 있다는 당찬 마음도 생겼다. 그래도 마감일이라고 브런치에서 자꾸 알람이 뜨니 추억의 사진첩을 정리하듯이 표지의 사진도 선택하고 문구도 달아보니 또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지난 1년의 시간이 차곡차곡 정리가 되고 무사히 잘 지내왔다는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 보일 수 있다는데 만족하며 그리고 열심히 다녔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곁에서 응원해 주는 문우님들과의 우정을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하겠고 그리고 사진을 배우게 된 것도 커다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조금 어렵지만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고 마음속에 있던 풍경과 사진으로 남겨진 풍경이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같은 상황이지만 각도에 따라서 전해지는 메시지가 다르다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 일이었다.

이제 브런치 북으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끝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다시 1년의 나를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브런치 북을 만들길 주저하고 계시다면 통장정리 하는 기분으로 만들어 보시길 권한다.

컴퓨터 모니터가 바로 물어본다. 이제 다음 소재는 뭘까?


                

외롭지? 그런데 그건 외로운 게 아니야 가만 보면 너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도 외로운 거야 혼자가 둘이지

그러면 외로운 게 아니다.

(중략)

노래몇자락 지나, 과원지나, 넘어짐과 일어섬 그마저도 지나서 한

이틀 후에 오는 반가운 것들 

                                       

                     (박준의 가을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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